먹으러 떠난 캐나다 사스카츄완, 5박6일 식탐여행기

2015.09.10 14:58 / 센티멘탈 여행기/대자연 속으로, 캐나다

"사스카츄완? 그게 어디야? 왜 가는데?" - 주변의 반응
"거긴 왜? 관광? 블로그? 뭘 보러?" - 밴쿠버 출입국 심사 담당자
"사스카츄완으로 <여행>을 간다고? 거긴 캐나다 애들이 할아버지 보러 가는 시골인데?" - 캐나다 이민자 

모두가, 심지어 캐네디언까지 의아한 표정으로 질문을 할 때,
 조금 다르게 말을 걸어오는 이가 있었다. 

바로 밴쿠버 푸디투어(Foodie Tour) 가이드인 마누엘라. 그녀는 내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와~! 사스카츄완 여행을 다녀오는 길이라고? 맛있는 것 진짜 많이 먹었겠네~!"



캐나다의 거대한 빵 바구니(Bread Basket), 사스카추완 주


 

사스카츄완 주는 캐나다의 빵 바구니 = '브래드 바스켓(Bread Basket)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광활하고 비옥한 곡창지대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작물은 흔히 생각하는 쌀이나 밀 정도가 아니라 퀴노아, 머스타드, 아마 등 무척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래서 곡식을 활용한 요리가 잘 발달해 있다. 퀴노아 샐러드, 머스타드 샌드위치, 보리를 넣은 닭고기 수프 같은 음식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편이다. 머스타드라는 건 '허니 머스타드'와 '홀그레인 머스타드'가 전부인줄 알았던 나는, 여기서 만난 수 십 가지 다양한 맛의 머스타드 앞에서 할 말을 잃었다.

드넓은 평야와 초원에서는 채소를 기르거나 소를 먹이는 것도 흔하다. 흔한 게 식재료이다보니 산지의 음식은 언제나 건강하고 신선하고 풍성하다. 어느 식당을 가도 '사스카츄완'의 이름을 딴 메뉴가 있고, 사스카츄완 산 식재료를 쓰는 것이 자랑스럽다. 마치 이천에서는 쌀밥을 먹어야 하고, 춘천에서는 닭갈비를 먹어야 하는 것처럼 이번 여행에서 나는 매번 식당에서 가장 사스카츄완 스러운 것을 찾아 시도했다. 너무 푸짐해 늘 다 먹지 못하고 포장해 오기 바빴지만...


재밌는 사실은 재료는 로컬인데, 완성된 요리는 글로벌 하다는 것~! 서부 개척시대부터 시작된 이민의 역사가 음식에도 여실히 반영이 되어있었다. 영국 지배를 받은 터라 메뉴에도 스콘, 피시앤 칩스 같이 영국색 짙은 음식이 많긴 했지만, 이탈리아, 멕시코, 그리스 요리는 물론이고 중국, 일본, 한국요리 등 낯익은 아시아 음식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트렌디한 카페와 세련된 레스토랑에도 갈비와 김치 같은 메뉴가 있었다. 호기심에 맛을 봤는데, 기대하던 맛은 아니고 동서양이 어우러진 색다른 퓨전 음식이었지만 꽤 맛있었다.


곡식을 비롯한 식재료가 풍부하다보니 곡물로 빚은 맥주나 술도 유명하다. 매주 한 두번씩 열리는 파머스 마켓에서는 소규모 양조장에서 빚은 귀한 술을 맛볼 수 있다. 맥주 마니아인 나는 레벨리온이라는 작은 브루어리에서 맛본 6가지 맥주를 맛볼 수 있었는데, 가히 내 인생 최고의 맥주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맛있었다. 맥주때문에라도 사스카추완 주에 다시 가고 싶을 만큼~!


서두가 너무 길어진것 같다. 
지금 당장, 본격 먹방여행을 떠나보자~!



[Breakfast] 여행자의 하루를 시작하는 사스카츄완의 아침식사

▲ Heathy Starter, Delta Bessborough hotel


'헬씨 스타터(Heathy Starter)'라는 이름이 붙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신선한 아침식사.
그래놀라, 요거트, 각종 과일과 빵, 주스 등의 구성으로 '가벼운 식사'라고 해서 주문했는데 무척 푸짐했다. 맛은? 상상 그대로~!


▲ Eggs benedict, Delta Bessborough hotel


캐나다에서는 영국식 아침식사인 에그 베네딕트도 흔히 만날 수 있다. 여행 이튿날 아침엔 잉글리시 머핀에 캐나다산 연어와 삶은 시금치, 수란을 얹고 치즈홀렌다이즈를 듬뿍 뿌린 에그 베니딕트로~ 튀긴 감자와 과일까지 함께, 2인분이라고 해도 믿을만큼 큰 접시에 세팅이 되어 나왔다. (감자튀김 위에 쪽파를 썰어 올린 것이 인상적이었단.) 무척 맛있었지만, 아침으로는 역시 푸짐한 양. 평소 내가 적게 먹는 편은 아닌데... 이들은 과연 혼자서 이걸 다 먹는 걸까? 출출해 지는 오후... 갑자기 남긴 빵 한 쪽이 아른거린다. ㅠㅠ


거한 아침이 조큼 부담스러운 때는 저녁에 포장한 음식으로 간단하게 커피만 내려 호텔 방에서 아침을 해결하기도 했다.
냉장보관했지만 여전히 신선하고 맛났다.



[Lunch] 점심식사, 격이 다른 샌드위치

▲ Shrimp piggy-back sandwich @Flip Restaurant, Regina

'아침 많이 먹었으니까 점심은 간단하게 샌드위치나 먹어볼까?'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샌드위치의 종류도 많고 양도 많았다.

수도인 리자이나에서는 심지어 '김치 샌드위치(!)'라는 걸 먹었는데, 돼지고기와 매운 양념을 한 새우에 고수, 김치를 넣고 두부로 만든 드레싱이 끼얹어진 메뉴였다. 잘 절여진 김치는 짭쪼름한 양상추 같은 맛이었지만, 새우 양념 덕에 매운 것에 대한 갈증을 싹 날려버릴 수 있었다. 


▲ Turkey, Brie & Pear with Gravelbourg Mustard ciabatta @Yvette Moore Gallery, Moose Jaw 

무스조의 이색적인 갤러리 카페에서 맛본 치아바타 샌드위치와 수프 한 그릇. 치아바타 빵에 Gravelbourg라는 지역(사스카츄완 주내)에서 생산된 머스타드를 바르고 터키와 브리 치즈, 배를 넣은 시원하고 맛있는 샌드위치였다. 닭육수에 버섯과 콩, 보리를 넣은 수프는 마치 삼계탕을 먹는 듯 구수했다.


▲ Lamb Pita Wrap @PEPPERTREE Family Restaurant & Pizza


길가다 들른 전형적인 북미식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맛본 양고기 피타 샌드위치는 그릭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완전 꿀맛~!


▲ Country Style Poutine @PEPPERTREE Family Restaurant & Pizza

동행한 쉐인이 주문한 캐나다의 대표적인 음식인 푸틴이다. 맛보라기에 낼름 한 입~! ㅎ
길쭉한 감자튀김에 치즈와 그레이비 소스를 얹은 게 클래식 버전이다. 요즘에는 감자도 다양한 모양으로 자르고, 치킨, 버섯 등의 다른 재료도 듬뿍 넣어 만든다고 했다. 양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바닥에 소스만 남았더란...;


▲ Breakfast snack wrap @Saskatoon Farmer’s Market

이 
삶은 계란과 각종 채소가 들어간 랩은 사스카츄완 여행 중 먹은 가장 간단한 식사가 아닐까 싶다. 사실 이날도 거한 아침을 먹고나와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칼로리가 얼마 안될거라며 결국 끝을 봤다.



밥만 먹은 건 아니다. 수시로 팀홀튼 커피를 마시고, 


▲ @Regina Farmer's Market

가끔 초콜릿도 사 먹고,


▲ @Saskatoon Farmer’s Market & Regina Farmer's Market

파머스마켓에 들를 때마다 간식으로 먹을 과일을 쟁였다. 체리와 복숭아는 당도와 향이 한국의 두 배 쯤은 더한듯 했다.



[Dinner] 먹다지쳐 잠이 들면 축복을 얻으리, 저녁식사


▲ 날치알이 들어간 토마토 파스타 @Ayden Kitchen and Bar, Saskatoon 


▲ Original 16 @Ayden Kitchen and Bar, Saskatoon

저녁에는 늘 맥주나 와인을 곁들였다. 사스카츄완의 대표적인 로컬 생맥주는 'Original 16'. 이 맥주를 생산하는 브루어리의 창업자가 16명이라서 붙은 이름이라고 했다. 다양한 맛을 고를 수 있는데, 평소 한국에서 라거를 즐겨마시던(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한국 맥주는 대부분 라거...) 나는 늘 다른 종류를 주문했다. 


▲ Taste round @REBELLION Brewery, Regina 

하루는 시간이 좀 남아서 저녁을 먹기 전 브루어리에 잠시 들렀다. 그런데 이곳에서 내 인생 최고의 맥주를 만날 줄이야~!
다양한 맥주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Taste round. 총 6가지를 맛볼 수 있었는데, 시음할 맥주를 선택하면 위 사진과 같이 따라준다.
그런데 조금 덜 채워진 잔이 있다. 잔은 채워야 맛인데...? 브루 마스터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도수가 높을 수록 조금씩 덜 따른다고!
오호...~! Haskap이라는 블루베리 비슷한 열매를 재료로 한 이 과일 맥주는 무려 11도나 된다고 했다.
달콤한 맛에 야금야금 먹다보면 인사불성이 될 수 있다고. ㅎㅎ 정말이지 너무, 무척, 대단히 맛있어서 몇 잔이고 계속 마시고 싶었단.

▲ 난생 처음 토끼고기를... Braised Rabbit Ravioli @Crave Kitchen & Wine Bar, Regina 


저녁식사는 대부분 애피타이저로 시작했다.
사스카츄완 주의 수도인 리자이나 여행을 함께했던 조디는 내 작은 위를 걱정하면서도, 늘 맛있는 애피타이저를 쉐어할 것을 권했다.
Why not? ^^ 


▲ 버섯 파테 @Willow on Wascana, Regina

매번 다른 애피타이저를 맛보는 즐거움이란~ 때로는 라비올리, 때로는 버섯 파테를 곁들인 빵.

▲ @Willow on Wascana, Regina

또는 삼겹살 채소 또띠아칩? ^^
이곳에도 단골 손님에게는 '서비스'라는 개념이 있는지, 조디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에서는 뜻하지 않은 핑거푸드를 제공받기도 했다.

▲ @Crave Kitchen & Wine Bar, Regina

때로는 거하게 플레이트 메뉴를 맛보기도 했다. 미니미니한 사이즈의 빵과 치즈, 푸아그라, 토끼고기 소시지, 견과류와 마른 과일, 절인 채소, 잼 등을 곁들인 이 작은 플레이트는 겉보기엔 얼마 안돼 보이지만 한끼 식사가 될만한 맛과 양~! 물론, 기억에 남을만한 맛이기도 했다.


▲ @Crave Kitchen & Wine Bar, Regina

플레이트 메뉴 하나에 이미 배가 불러 메인은 간단하게 샐러드로 시켰다. 그런데.... 이렇게 어마어마한 요리가 나왔다. @.@
그릴에 구운 닭가슴살 두 덩이가 통으로 올라간, 비트와 파프리카, 어린 잎 채소를 곁들인, 퀴노아 속에는 숭덩숭던 썬 페타치즈가 듬뿍 들어간.
아. 진정. 이렇게 작은(?) 위장을 가진 내가 한스러웠다. 

▲ Steak Sandwich @Nosh Eatery & Tap, Saskatoon

아무리 잘 먹고 다녀도 저녁에는 고기가 빠질 수 없는 법.
스테이크 하나가 통으로 들어간 샌드위치와 카레 가루를 버무린 시저 샐러드는 무척 잘 어울렸다.
샌드위치와 스테이크, 샐러드와 카레. 뭔가 이질적이면서도 잘 어울리는 조합. 이런 게 캐나다가 아닐까 잠시 생각해 보기도 했다.


▲ Steak @Willow on Wascana, Regina


노을을 보며 노천 테이블에 앉아 즐기는 스테이크는 정말 최고였다~! 음식은 맛으로만 먹는 게 아니라는 진리를 다시금 깨달았던 순간.

▲ Cheese Pizza @Manitou Springs Resort and Hotel, Manitou

이 피자는 딱 두 조각을 먹고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집에서는 온 가족이 나눠 먹을 양인데... 이거  정말 1인분 맞나요? --;
내가 피자를 포장해 가는 것을 지켜보던 옆 테이블 할머니께서 조용히 물으셨다. "맛이 없니?"
"아뇨... 너무 맛있는데, 배가 불러서..."


[Dessert] 사스카툰 열매로 만든 후식


▲ @Saskatoon Farmer’s Market, Saskatoon

사스카츄완의 이름은 사스카툰 베리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떠나기 전부터 대체 어떤 맛일까 궁금해 한번 맛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만날 수 있었다. 

 Yvette Moore Gallery, Moose Jaw

의외로 달지 않고 담백했던 사스카툰 베리 파이. 커피와 먹으면 천국을 경험할 수 있다.


▲ Hotel Saskatchewan, Regina

아침식사로 먹었던 사스카툰 베리 팬케익.

▲ Hotel Saskatchewan, Regina

여기엔 생크림과 메이플 시럽을 뿌려야 완성~!


▲ Yvette Moore Gallery, Moose Jaw

그리고 다양한 알콜, 논알콜 사스카툰 베리 칵테일과 에일 등 사스카툰 열매로 만들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디저트를 맛본 것 같다. 
이제 늘어난 위와 불어난 무게를 걱정해야 할 때... ㅠㅠ

하지만 내게 의아한 표정으로 질문했던 이들에게, 이제는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사스카츄완에는 '먹으러' 다녀왔노라고~! 


###

* 캐나다관광청의 끝.발.원정대 자격으로 제작된 포스팅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Tags : , , ,

Trackbacks 0 / Comments 6

  • Favicon of http://ddubiddubam.tistory.com 흥녀 2015.09.11 18:55 신고

    와아 캐나다! 정말 가고싶은 나라예요.
    그 유명한 팀홀튼 커피! 소소하지만 정말 마셔보고싶.다.☆

    REPLY / EDIT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5.09.15 12:56 신고

      캐나다에서는 소소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것이죠. ^^

      EDIT

  • stranger 2015.09.12 15:52 신고

    이 시간에 이걸 보다니. 실수다......

    Eggs benedict 는 저의 패보릿 아침메뉴인데요, 보통 홀랜다이즈(Hollandaise sauce)를 뿌리는데
    시금치나 파처럼 낯선 재료가 포함 되어있는 거 보니 소스도 색다르게 홀랜다이즈처럼 보이는 치즈였을 수도?
    근데 저만큼도 한 번에 못 드신다니, 반성이 필요합니다.

    REPLY / EDIT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5.09.15 12:58 신고

      홀랜다이즈 맞습니다. 뜨끔. 웬 치즈? 얼른 고쳐야겠어요. ㅋㅋ 감사합니다.
      그리고.. 보기보다 양이 많았다는 변명을 --;
      저 원래 많이 먹는데요. 엄청~!

      EDIT

  • 마르틴 2015.10.18 13:37 신고

    근데요. 이 브로그 포스팅에 사스케츄완 수도명 잘 못 된 것으로 표시(스펠일)를 계속 하네요. 왜요? 기본 스펠링 못 하시나요? 사스케츄완으로 정말로 갔다온 거 맞나요??? Resina는 뭐에요? Resina아니잖아요!! Regina지요!! 스펠링은 정말로 중요한 것입니다. 관광보로그이니까, 스펠링을 더욱 더 중요한 것 말입니다. 리자이나는 사스케츄완 수도인데, 캐나다 주요도시 중에 하나며 역사적인 도시입니다. 스펠링을 이렇게 반복적으로 계속 잘 못 하시는 것을 정말로 안타가운 일입니다.

    REPLY / EDIT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5.10.18 21:35 신고

      지적 감사합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
      덕분에 다른 포스팅도 모두 수정했습니다.

      그런데 마르틴님. 브로그 , 보로그 => 블로그 / 스펠일 => 스펠링입니다. ^^

      EDIT

Copyright © 그린데이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