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여행, 다섯 가지 방법으로 즐기는 캐필라노 협곡

2015.11.19 23:41 / 센티멘탈 여행기/대자연 속으로, 캐나다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차를 타고 스탠리 파크를 지나 북쪽으로 20분 정도를 달리면 도심 근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이 나타난다. 사람 키의 수십 배가 넘는 거대한 나무들로 뒤덮인 우림은 그 자체로도 대단한 볼거리이지만, 사실 이곳이 유명한 건 세계에서 가장 긴 흔들다리인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밴쿠버 여행의 필수 코스라 불리는 노스 밴쿠버의 캐필라노 협곡으로 떠나보자~! 


▲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 파크 매표소, 어른 입장료는 캐나다 달러로 37.95+Tax

밴쿠버 캐나다 플레이스 앞에서는 매일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 파크(Capilano Suspension Bridge Park)를 왕복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단체관광객이 아니라면 대부분 이 셔틀버스를 타고 매표소 앞에서 내리게 된다. 


▲ 왼쪽에 각 명소의 도장을 모을 수 있게 만든 지도. 한국어 버전도 있다. 

입장료는 원화로 환산하면 3만 5천 원 정도. 저렴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한번 입장권을 끊으면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 파크에 있는 모든 체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공원에는 절벽 사이를 잇는 흔들다리(Capilano Suspension Bridge), 아니라 절벽 위를 걷는 클리프 워크(Cliff walk), 나무 사이를 걷는 트리탑 어드밴쳐(Treetop Adventure), 숲 속 산책로를 따라 걷는 네이쳐스 엣지(Nature's Edge Board Walk), 올빼미 등 야생동물을 볼 수 있는 작은 동물원(Raptors Ridge), 원주민 문화 박물관 등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 파크 입구에 있는 캐나다 원주민의 토템폴



밴쿠버 명소, 캐필라노 협곡을 즐기는 다섯 가지 방법


1) 허공을 걷는 그 느낌!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


▲ 세계에서 가장 긴 흔들다리,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


자, 그럼 이제 호흡을 가다듬고 이곳에 온 목적인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로 떠나보자.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는 깎아지른 절벽 사이를 잇는 높이 70m, 길이 140m의 흔들다리다. 1889년에 처음 만들어져 올해로 126년이나 되었다. 현재의 다리는 네 번째로 만들어진 것으로 연간 80만 명이 넘는 여행자들이 찾고 있다. 


▲ 두꺼운 강철 케이블로 이루어진 다리, 한번에 1,300명, 약 9만 킬로그램 이상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다고


70m라는 높이, 아파트 25층 높이라지만 사실 다리 위로 올라서기까지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철조망 사이로 보이는 계곡과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계속 출렁대는 다리 위를 걷노라면 내 안에 잠자고 있던 고소공포증이 스멀스멀 고개를 든다. 과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다리에 올라도 괜찮은 걸까? 허공 위를 걷는 느낌, '아찔하다'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 절벽 위를 걷는 클리프 워크. 강심장들에게 권한다.


이곳을 더욱 스릴 넘치게 즐기는 방법은 가드레일을 잡지 않고 두 팔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걷는 것이다. 

'No Hand, No Cheating~!'



2) 나무 위를 걷는다, 트리탑 어드밴쳐


▲ 트리탑 어드밴쳐의 시작점

흔들다리를 지나왔다고 끝난 게 아니다. 또 다른 어드밴쳐가 기다리고 있다.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것은 나무 위를 걷는 트리탑 어드밴쳐(Treetop Adventure)~! 


▲ 다람쥐의 시선으로 볼 수 있다.

트리탑 어드밴쳐는 사람이 아닌 다람쥐의 눈높이에서 설계를 한 코스다. 높디높은 더글러스퍼 나무 사이를 짧은 흔들다리로 건너다닐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진짜 다람쥐를 만날 수도 있다. 조금 높은 곳에서 보면 나무 밑동이 아닌 가지와 잎사귀들이 눈에 들어온다. 오래된 나무를 뒤덮은 폭신한 이끼와 죽은 나무에서 새로운 생명을 피워내는 식물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문득 '살아있는 나무에 이런 시설을 설치한 것이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걱정이 되었다. 나와 같은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 많았는지, '모든 구조물들은 나무에 1%의 무게만 전달하며 아무 상처도 내지 않는다'라는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3) 가이드와 함께하는 다양한 투어 (에코 투어, 역사 투어) 



캐필라노 협곡을 더욱 깊이 있게 즐기려면 해설가와 함께하는 가이드 투어를 하는 것이 좋다. 역사투어, 에코투어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30분 정도의 간격으로 진행되며 무료. 


▲ 역사투어

공원 입구에 있는 스토리센터에서는 서부 개척시대의 의상을 입은 해설가가 캐나다의 초기 정착자의 역사에서부터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의 건설 과정까지를 소개해 준다. 있다.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는 1889년 스코틀랜드 출신 건축업자가 이 부근의 땅을 매입하면서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밧줄과 나무판으로 연결된 형태였다고 한다.


▲ 숲 속의 생태계에 대해 알아보는 에코투어

에코투어는 레인 포레스트(Rain Forest)라 불리는 열대우림을 가이드와 함께 산책하며 이 곳에 사는 동식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다. 빨간색 레인코트를 입은 해설가가 이곳에서 꼭 봐야 할 핵심 포인트만 쏙쏙 집어준다.



4) 어린이 숲 탐험대 (Kid's Rainforest Explorer)


▲ 어린이 숲 탐험대를 위한 질문지. 퀘스트를 다 해결하면 배지를 준다.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거리도 많다. 레인 포레스트 익스플로러(숲 탐험대)라 불리는 프로그램은 어린이 스스로가 숲 연구가가 되어 퀘스트가 적힌 종이를 들고 숲 속의 동식물을 찾아 탐구하는 것이다. 각 질문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소가 적혀있어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다니며 학습할 수 있다.   



나무마다 다른 잎, 다른 솔방울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건 어른에게도 즐거운 경험이다. 숲속에서 함께 놀이하며 배울 수 있다. 



5) 더 깊은 숲 속으로, 산책로 탐방


▲ 산책로, 네이쳐스 엣지

숲을 즐기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고전적이고 숲을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나무 사이를 걷는 것이다.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 파크에는 네이쳐스 엣지(Nature's Edge)라는 나무 데크 길이 있어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는 숲이지만, 쓰러진 나무들은 치우지 않는다. 이렇게 이끼가 피어있는 나무들은 평균 150년 이상된 고목이라고.


▲ 걷다보면 나무와 호수, 물고기도 만날 수 있다. 


모두 돌아보는 데는 두어 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싶다면 오전에 출발하는 것을 권한다. 숲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캐필라노 협곡이 관광객에게 인기있는 이유는 도심 근처에 있는 자연 휴식처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조성된 여러가지 시설물 때문이다.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에게 신선한 경험과 정보, 휴식을 주는 각종 안내시설이 있고, 적절한 곳에 카페, 레스토랑, 기념품점 등이 있어 쉬어가기에도 좋다. 관광객을 위한 다양하고 질 좋은 기념품도 마련되어 있어 나는 이곳 상점에서 한국에 가져갈 소품들을 사기도 했다. 



한국에도 이런 시설을 도입해 보면 어떨까? 얼마 전, 산악관광 관련 법률 제정안이 통과된 것으로 안다. 산림자원을 그저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캐필라노 협곡의 경우처럼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자연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자연 친화적인 관광휴양시설이 점차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 자유광장(
http://www.freedomsquare.co.kr)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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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0 / Comments 7

  • Favicon of http://sophism-travel.tistory.com 무념이 2015.11.23 14:00 신고

    밴쿠버에서 놀고 먹던 시절 친구들과 캐필라노 브리지 다녀왔던 생각이 나네요~
    그게 벌써 10년전이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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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5.12.05 17:00 신고

      놀고 먹던 시절... 저도 그 시절이 그립네요. --;
      이럴줄 알았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놀았어야 했는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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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walkview.co.kr 워크뷰 2015.11.27 07:34 신고

    흔들다리는 보기만 하여도 아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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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lucki.kr 토종감자 2015.11.27 12:59 신고

    나무들 크기에 입이 떡 벌어지네요. 캐나다는 록키가 강렬해서 다른 곳은 거의 다 잊어 버렸는데, 맞아요...이런 거대한 나무들이 있었죠.
    한국에도 말씀하신대로 이렇게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곳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서도...이런건 제공하는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제가 더 크므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어요. ㅠ_ㅠ 요즘들어 산에 무지 많이 다녔는데, 우리 나라 사람들은 어찌나 흥이 많고, 산수를 즐기길 좋아하는지, 왜 꼭 가지말라는데 가서 밥을 먹고, 먹다 남은 건 왜 다 놓고 가고, 왜 다들 소리를 지르고, 줍지말라는 도토리는 왜 욕심사납게 꾸역 꾸역 쑤셔 넣고, 나무위에는 왜 기어올라가고, 한사람 가면 다 따라 올라가고...참 답답한 풍경이 아주 흔한걸 보면 아직은 자연을 보호하는 계몽이 충분히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 저기 플랜카드 붙여놓고 써 놨는데, 읽으면서 비웃으시는 분들도 많아요. 흑흑. 산에가면 막 때려주고 싶은 사람이 넘쳐난다는...답글달다 흥분했네요 ㅋㅋ
    어쨌든 이 곳 원츄입니다. 커다란 나무에 매달린 길 위에 사람이 쪼르르 지나가는 사진 인상적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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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5.12.05 17:00 신고

      ㅎㅎㅎ 토감님 한창 산에 많이 다니시더니 쌓인 게 많으신듯요.
      무슨 말씀이신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그런 게 창피한 줄 모르는 게 가장 문제일듯. 세대가 바뀌면 좀 나아지려나요. ㅠㅠ
      캐필라노 브릿지는 사실 큰 기대 없이 갔는데, (그까짓 다리 하나가 뭐라고~!) 오... 진짜는 숲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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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스 2016.06.09 18:24 신고

    그리운 벤쿠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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