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을 버리자. 아이와 함께 로키산맥으로

2016.01.28 13:42 / 센티멘탈 여행기/대자연 속으로, 캐나다

웅장한 바위산과 만년설로 뒤덮인 봉우리,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는 빙하호수와 강, 그 주위를 둘러 우거진 침엽수립. '캐나다 로키'하면 떠오르는 그림이다. 캐나다 로키는 북미대륙의 등줄기인 로키 산맥 중 캐나다에 속한 부분이다. 최고봉은 3,954m인 롭슨 산, 이 외에도 3,000m급 고봉과 협곡이 많기로 유명하다. 험한 산과 계곡은 보기에도 좋지만, 야생동물의 터전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무스' 나 '곰' 주의 표지판이 흔하다. 길가에서 새끼 사슴과 다람쥐를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보우 호수. 깊어질수록 푸름이 짙어지는 호수와 험준한 산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이런 얘길 들으면 언뜻 산악인에게만 허용되는 곳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캐나다 로키에는 의외로 가족 관광객이 많다. 유모차를 탄 아이나 지팡이를 짚은 노인도 산과 호수를 누빈다. 굳이 두 발로 산을 오르지 않아도 로키를 여행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기 때문. 오늘은 두 아이와 함께한 캐나다 로키 여행에서 우리 가족이 즐기고 누렸던 체험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유모차 타고 설퍼 산 정상으로



▲ 설퍼 산 정상에서 바라본 캐나다 로키

캐나다 로키를 찾는 많은 여행자가 첫 코스로 거쳐 가는 곳은 밴프에 있는 '설퍼 산(Sulphur Mt.)'이다. 해발 2,337m인 이 산에 오르면 밴프를 가로지르는 보우 강과 미네완카 호수를 비롯해 360도로 펼쳐지는 장엄한 로키의 파노라마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 설퍼 산을 오르는 밴프 곤돌라

아이와 함께라도 문제없다. 해발 1,583m까지는 차로 오를 수 있고, 여기에서부터는 밴프 곤돌라(Banff Gondola)로 정상 부근인 2,281m까지 닿을 수 있다. 곤돌라 내부는 비교적 넓어서 4인 가족이 한 차에 타고, 경량 유모차 한 대는 거뜬하게 실을 수 있다. 


*관련 링크: 
http://www.brewster.ca/activities-in-the-rockies/brewster-attractions/banff-gondola/


2. 빙하를 두 발로, 콜롬비아 대빙원

▲ 설상차를 타고 오른 콜롬비아 대빙원


콜롬비아 대빙원(Columbia Icefield Glacier)은 두 발로 디딜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빙하로 북반구에서 북극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이 곳은 걸어서 등반할 수도 있지만 특수 제작된 설상차를 타고 오르면 더욱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매표소에서 설상차 투어(Columbia Icefield Glacier Adventure)를 신청하면 바퀴가 어른 키만큼 거대한 버스를 타고 80m 남짓 아사바스카(Athabasca) 빙원을 오르게 된다.


▲ 빙하를 두 발로 직접 디뎌볼 수 있다. 


정상에 다다르면 잠시 내려 두 발로 직접 빙하 위를 걸어보는 시간을 가진다. 한 번 마실 때마다 10년씩 젊어진다는 빙하수도 맛볼 수 있다. 빙하가 녹은 물은 여러 줄기가 되어 로키의 수많은 호수와 강으로 흘러드는데, 에메랄드색 고운 물빛은 얼음에 섞여 있는 광물질이 빛을 받아 내는 색이라고. 


* 관련 링크: http://www.brewster.ca/activities-in-the-rockies/brewster-attractions/columbia-icefield-glacier-adventure



3. 악마의 계곡으로, 미네완카 호수 크루즈

▲ 인디언 말로 영혼의 호수를 의미하는 미네완카 호수

'영혼의 호수'라는 의미인 미네완카 호수는 밴프 국립공원에서 가장 크고 고요한 호수다. 호수 주변으로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지고, 흔치 않은 지형과 야생동식물도 관찰할 수 있어 관광객뿐 아니라 학자도 즐겨찾는 곳이다. 

▲ 미네완카 호수를 누비는 밴프 레이크 루이스 크루즈

이곳에서는 하이킹 코스를 따라 그저 걸어도 좋다. 그러나 아이와 함께라면, 짧은 시간 동안 미네완카 호수의 진수를 보고 싶다면 유람선을 타는 것을 권한다. 밴프 레이크 크루즈(Banff Lake Cruise)는 미네완카 호수 입구에서부터 시작해 악마의 협곡(Devil's Gap)을 돌아 1시간 30분간 운행한다. 가이드가 동행해 이곳에 서식하는 동식물 등의 사진을 보여주며 호수에 얽힌 전설 등 재미난 이야기 해준다.   


* 관련 링크: http://www.brewster.ca/activities-in-the-rockies/brewster-attractions/banff-lake-cruise




4. 승마, 카누 등 액티비티

▲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레이크 루이스에서 카누를

로키의 자연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아이와 함께 힘겹게 등산로를 걷지 않아도, 말을 타고 트래킹 코스를 돌거나 카누를 타고 직접 노를 저으며 주변을 체험할 수 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가족과 함께 보낸 우리만의 시간은 로키 여행 중 가장 아름다운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 보우강에서 카누를 타면 만날 수 있는 풍경

레이스 루이스(Lake Louise)나 모레인 호수(Morain Lake), 보우강(Bow River) 등 주요 명소에서 카누와 카약, 패들보드, 자전거 등을 빌릴 수 있다. 아이의 구명조끼 등 장비 일체가 포함되어 있으며 가격은 카누 1시간을 빌리는 데 캐나다 달러 $50 정도. 


5. 로키의 절경을 바라보며 노천 온천


▲ 유황온천, 밴프 어퍼 핫 스프링스


온천은 한국이나 일본에서만 인기있는 줄 알았는데 캐나다 로키에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무려 120년 된 온천이 있다.



▲ 신선놀음이란 이런 게 아닐까?

설퍼 산 기슭에 있는 밴프 어퍼 핫 스프링스(Banff Upper Hot Springs)는 평균 수온이 39도인 유황온천이다. 노천온천이라 수영장 같은 분위기이긴 하지만 유아 풀도 있어서 아이와 함께하기에 좋다. 뜨끈한 물에 몸 담그고 설산의 절경을 즐기는 것, 이런 게 바로 신선놀음이 아닐까? 


* 관련 링크: http://www.hotsprings.ca


▲ 산악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밴프 애비뉴

가족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 캐나다 로키 여행. 험산이라고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다양하게 개발된 관광상품으로 아이와 함께 캐나다 로키를 즐길 수 있었다. 산책, 온천, 자전거, 카누, 곤돌라 타기 등 즐기는 방법도 여러가지였다. 좀 아이러니하지만, 우리가 대자연의 순수함과 경이로움을 누릴 수 있었던 건 지속적인 투자와 개발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을 보호하면서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것. 산과 계곡이 많은 우리나라에도 주어진 과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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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련 자유광장(
http://www.freedomsquare.co.kr)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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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0 / Comments 2

  • Favicon of http://www.lucki.kr 토종감자 2016.01.29 01:05 신고

    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황홀해 지네요~ ^^
    저는 큰 기대 없이 갔던 캐나다였는데, 록키가 이렇게 멋진지 몰랐었죠 ㅋㅋㅋ
    다시 갈 일 없을 줄 알았는데, 홀딱 반해서 또 가고 싶네요. 거기에 그린데이님의 멋진 사진들이 뽐뿌에 기름칠을 막 하구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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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6.02.01 11:47 신고

      기대없이 만나는 서프라이즈가 가슴을 뛰게 하죠~!
      감자님은 스위스댁이라 자연에 대한 로망이 없을 줄 알았는데.
      천상 여행자이십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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