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여행사진, 숫자 풍선으로 2017 새해 맞이하기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2016년의 마지막 여행,
폭설과 함께 한 강원도 겨울여행에서 조금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바로 아이들과 함께 2017년 새해 사진을 찍는 것.
아이들 키 반 만한 크기의 2017 각각의 숫자 풍선을 사서 여행지로 향했다.

▲ 아이들의 특징이 그대로 담긴 2017 새해 사진


폭설이 내리던 어느날, 이렇게 어여쁜 네 아이의 2017 사진을 찍었다. 

표정들도 어찌나 다채로운지. 네 아이의 특징이 그대로 담겨있어 더욱 사랑스럽다. 

▲ 큰 아이들의 2017 리허설. 


그러나.... 야심찬 계획을 실행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일단, 풍선을 꺼내 직접 숫자를 고르게 했다.
"나는 행운의 7~!" "나는 백조같은 2~!" "나는 첫번째 1"
심드렁한 표정으로 다락방에 누워있던 한 아이는 마지막 남겨진 숫자는 싫다며 심술을 부렸다.

얼르고 달래 숫자 하나씩을 건네니, 직접 풍선을 불어보겠단다. 
긴 빨대 끝에서 숫자가 부풀어오르니 신기해 하는 아이들, 불기가 끝나니 모두 일어서서 풍선 날리기를 시작했다. 


그렇다. 숫자 풍선은 숫자이기 이전에 풍선.
풍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지.
그러다가 2번 풍선이 '펑~!' 터졌다. ㅠㅠ

"그럴 수 있지. 풍선은 약하거든. 나중에 테이프 사서 고치면 돼~"
라고 말했지만 풍선과 함께 찢어진 내 마음. ㅋ

매의 눈으로 박스에 붙어있는 테이프를 찾아 긴급 수선을 하고,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문만 열면 설원이라니. 얼마나 행복한가.
눈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자란 서울 촌놈은 자체로 황홀하다. 

눈 쌓인 경사로를 보니 썰매타기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
풍선은 언제 불었나 싶다.
한 놈을 설득해 자리에 세우면, 서 있던 한 놈이 도망가고.
겨우 모두를 줄 세우니 휘이잉~ 풍선이 바람에 날아갔다. 

설상가상으로 차가운 눈밭에서는 불어놓은 풍선이 무용지물.  
온도가 떨어지니 풍선이 수축해 바람이 빠졌다.
이미 터져있는 2번 풍선은 더욱 심하게 쪼그라들고... ㅠㅠ 

처음엔 재미있다가도 같은 걸 계속 반복해서 시키니 얼른 끝내고 놀고 싶어 했다.
맘 같아서는 좀 더 다양하고 예쁜 포즈로, 좀 더 멋진 배경으로 찍어주고 싶었지만,
이쯤에서 만족하기로 하고 다음 강릉 바다 씬을 기약했다. 
(그러나 정작 강릉에서는 너무 춥고 해가 넘어가 기회를 놓쳤다는... 아아아...... )



끝났다니 이제야 신 난 아이들.



추억 하나라도 더 만들어 주고픈 엄마의 마음을 너희가 아느뇨~? ㅎ

철 없는 아내를 위해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눈밭을 뛰어다니며 아이들과 풍선을 모아주신 남편님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2016년, 변변찮은 그린데이 온더로드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2017년에는 조금 더 자주 업데이트 하겠다는 다짐을 해보며...
새해엔 더욱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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