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가을을 만나다, 곤지암 리조트 화담숲

"엄마, 하나 골라봐~"


공부한다며 방에 들어갔던 딸내미가 양 손에 단풍잎 하나씩을 펼쳤다.

며칠 전, 함께 곤지암리조트 산책로를 걸으며 주운 낙엽이 어느새 곱게 말라 바스락거리고 있다며, 책갈피에 꽂아놓은 잎들을 한장한장 꺼내 코팅했단다. 내게 가장 예쁜 낙엽을 주겠다는 아이. 



올해도 꽤 많은 곳을 다닌 것 같은데, 기록을 하지 않으니 기억에도 남지 않는다. 

사진을 봐도 가물가물하고...

오늘은 마침 밤새도록 끓여야 할 곰탕이 있고, 밀린 원고도 대충 마무리 했으니 오랜만에 가을 사진이나 몇 장 남겨볼까.



지지난주 (10/27~29)에 집에서 한 시간 남짓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곤지암 리조트에 다녀왔다. 곤지암리조트는 LG (서브원)에서 운영하는 휴양시설이다. 호텔식 콘도, 가족 스파, 스키장, 구본무 회장의 호를 딴 (그만큼 관리가 각별한) 화담숲 등 부대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서 늘 예약이 어려운 곳. 특히 화담숲이 단풍으로 물드는 요즘같은 가을철에는 성수기 중에 최고 성수기. 그런데 평소 친하게 지내는 문짱님 남편께서 회사 콘도 추첨에 덜컥 2박이나 당첨이 되었다며 우리 가족을 초대해 주셨다. 



3년 전부터 드문드문 같이 여행을 다니기 시작해 요즘은 어디든 함께하는, 가족급 이웃사촌. 우리가 만나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온천 스파였다. 물놀이에 목말라 실내수영장이라도 가자며 졸라대던 아이들에게는 그저 천국같은 곳. 날씨가 좋아 다들 숲에 갔는지 토요일인데도 사람이 거의 없어 더욱 좋았다.



노천탕에 전세내고 앉아 가을로 물드는 주변 풍경을 바라보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photo by 문짱)
따끈한 물에 몸이 노곤해지는 기분은 정말 최고!



다음 날엔 (ㅎㅎ 벌써 다음 날. 스파에서 온종일 놀았더니...) 곤지암리조트의 자랑, 생태 하천으로 향했다. 

사실 화담숲 예약을 해보려고 했으나 이미 매진이기도 했고, 아침 일찍부터 진입로에 늘어선 차량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
네 아이와 함께 인파로 붐비는 산을 오르는 건 생각만 해도 고행일 것이 분명했기에... 



▲ 문짱 님이 찍은 사진으로 구글포토가 만들어 준 움짤. ^^


다행히 실개천이 흐르는 생태하천 산책로에는 단풍이 만발했다. 

곳곳에 볼거리가 있어 아이들도 심심치 않게 놀며 즐기며 함께할 수 있었다. 

우연히 찾은 곤지암리조트에서 가을의 절정을 만날 줄이야!!! 


잠시 감상을... 



이번 여행의 포토제닉, 가을가을한 문짱님.



빨간 단풍 사이로 태양이 부서진다.



물에 비친 반영마저도 알록달록.



매년 찍는 클로즈업 사진. :) 올해도 한장 남겨본다. 



남편이 야심차게 찍어준 독사진.... ㅠㅠ (photo by 스티브)



인공적으로 조경된 산책로나 숲길보다 자연이 좋긴 하지만, 해가 거듭될 수록 곤지암의 산책로도 아름다워진다. 

투숙객만 카드 키를 대고 드나들 수 있어 살짝 아쉽기도. 전에는 개방이 되어있었던 것 같았는데...




화담숲을 보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 곤돌라를 타보기로 했다.  

곤돌라 코스는 겨울철 스키 슬로프로 이용되는 곳이다.
정상에 작은 양 목장과 토끼, 닭장 등이 있어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한눈에 들어오는 가을 산의 경치.



아이들은 놀이기구를 탄 것 마냥 신났다.



즐거웠던 양 먹이주기 체험. (풀 한포기 없는 이 먼 곳 까지 실려온 양이 좀 불쌍하기도... ㅠㅠ)



그리고 놀이터에서 만난 아이의 해맑은 미소. 



2017년 가을은 또 이렇게 추억으로 남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먹은 보리밥 정식. 

아직 우리집 냉장고에는 열무김치가 한창인데, 벌써 청국장과 황태구이가 어울리는 계절이 되었다. 


오늘 내리는 비가 그치면 기온이 뚝 떨어진다고. 

부디 겨울은 좀 천천히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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