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스크, 술탄 아흐멧 1세 자미

이스탄불의 첫 여행지는 '블루 모스크'라 불리는 <술탄 아흐멧 1세 자미[각주:1]>.
이슬람 사원은 이태원에서 호기심에 잠깐 들른 적이 있지만 어디 그에 비할까. 인구의 99%가 무슬림이라는 이슬람 국가에서의 모스크, 그것도 터키를 대표하는 블루 모스크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건 설렘 그 자체였다.

<술탄 아흐멧 1세 자미>는 오스만 제국의 최전성기였던 15세기, 14대 술탄[각주:2]인 아흐메트 1세의 명에 따라 1609년부터 7년이란 긴 시간 동안 지어진 터키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모스크 안쪽의 벽면을 온통 뒤덮은 수만 장의 푸른 타일 때문에 '블루 모스크'라는 애칭으로 더 알려졌다.

사실 이 자미는 이슬람교의 우월함을 과시하기 위해 바로 맞은편에 있는 <아야 소피아 성당>의 양식을 모방, 발전시켜 건축했다고 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블루 모스크는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스크'로 불리고 있다.
아름다운 술탄 아흐멧 1세 자미. 평일임에도 입구는 관광객과 신자들, 그리고 노점상으로 북적였다. 

커다란 중앙 돔 주변에는 4개의 돔이 있고 이를 30여개의 작은 돔과 기둥들이 받치고 있다. 기둥 위에는 6개의 첨탑(미나레)가 있는데 오스만 제국 때는 이 첨탑의 수가 권력의 상징이 되었다고. 최고의 자미를 짓고 싶었던 술탄 아흐멧 1세는 보통 2개~4개로 짓던 전통을 깨고 무려 6개나 만들었다고 한다. 덕분에 이 자미는 세계에서 여섯 개의 미나렛을 가진 유일한 자미가 됐고 과거 오스만 제국의 술탄들은 메카의 카바 신전으로 순례를 떠날 때 블루 모스크에서 기도하고 나서 출발했다고 전해진다.

경내에는 수많은 스테인드 글라스 창이 있어 자연광이 은은하게 내부를 비춘다. 들어서는 순간 그 규모와 화려함에 넋을 잃고 한동안 멈춰 섰었다.

화려한 빛깔의 스테인드 글라스. 기하학적 문양이 타일과 조화를 이룬다.

자로 잰 듯 정교하게 조각된 이즈닉 타일로 장식된 돔. 우아한 푸른 빛을 띠고 있다. 이슬람에서는 사람이나 동물의 모습을 형상화 하는 것을 '우상화'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기하학적 패턴이 발전했다고 한다.

돔을 받치는 기둥은 모두 대리석으로 마감되었다. 곳곳에 아랍어 캘리그래피가 눈에 띈다. 


셀축 건축양식을 가진 쪽문(좌)과 내부 광장(우)

무슬림들은 기도 전에 반드시 몸과 마음을 청결히 하는 세정식(우두)을 해야 하는데 '손-팔뚝-입속-코-얼굴-머리-목-발'의 순서로 3번씩 닦는다. 사막이라 물을 구하기 어려울 때는 씻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는. 그래서 자미 주변에는 항상 이렇게 발 닦는 곳이 있다.


신발을 담는 비닐 주머니(좌), 출입 제한 시간(우)

관광객들도 성전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어야 한다. 그들처럼 발을 닦지는 못해도 최소한 카펫에 올라서기 전에 신을 벗는 예의를 지켜야 한다. 입장료는 무료. 이스탄불 대부분 유적지의 입장료가 20TL(약 16,000원)로 비싼 편이라 배고픈 배낭족들은 그저 감사할 따름. 그러나 하루 다섯 번 기도시간(6시, 9시, 12시, 15시, 18시) 근처에는 출입이 통제된다.


기도하는 무슬림들. 남녀가 특히 유별한 이곳에서는 기도하는 공간도 별도로 분리되어 있다. 칸막이 뒤편의 여자 기도실(우).

[관련글]

  1. 자미(Camii)는 이슬람 사원을 지칭하는 터키어로 '꿇어 엎드려 경배하는 곳'이라는 뜻 [본문으로]
  2. 술탄(sultān)은 '권위', '권력'을 의미하는 아랍어가 어원으로 이슬람교의 종교 최고 권위자가 수여한 정치적 지배자의 칭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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