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의 별미, 고등어 케밥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터키 음식의 대명사, 케밥'에서도 잠깐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빵 사이에 고기 대신 구운 고등어를 끼워 먹는 고등어 케밥은 이스탄불에서만 먹을 수 있는 별미입니다. 터키에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소문난 먹거리로 여행을 떠나기 전 꼭 먹어보리라 마음먹었던 음식 중 하나였죠. 

고등어 케밥을 만나기 위해서는 이스탄불 에미노뉘 선착장으로 가야 합니다. 해 질 무렵 자욱한 연기에 휩싸인 케밥 노점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배경으로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전통 복장을 한 조리사가 미리 손질해둔 생선을 철판 위에서 익힙니다. 케밥 한 개에는 고등어 반마리가 들어가는데요. 생선을 반으로 가르다 보니 한쪽은 뼈가 있고, 다른 한쪽은 뼈가 완전히 발라진 상태입니다. 운이 좋지 않다면 먹는 내내 크고 작은 뼈들을 발라내느라 고생할 수도 있습니다. ^^;

노릇하게 익은 생선을 바게트 같은 터키 빵인 에크맥 반쪽에 올리고 약간의 채소를 올리면 완성. 고등어 굽는 고소한 냄새에 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보시는 것처럼 에크맥 반쪽에 고등어 반마리, 양파, 양상추가 전부입니다. 맛도 보이는 그대로 고소하고 담백합니다. '비린내 나는 고등어를 어떻게 빵에 끼워 먹느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신선한 고등어를 바로 구워서 그런지 비릿함보다는 고소함이 더합니다. 양파와 양상추가 느끼함을 잘 잡아주고요. 담백한 빵도 어울립니다.

고등어 케밥은 레몬즙과 소금을 뿌려 먹으면 풍미가 더합니다. 특히 레몬즙을 듬뿍 뿌리면 혹시나 남아있을 수 있는 고등어의 비린내를 잡을 수 있습니다.


고등어 케밥 집 근처에는 항상 한국의 동치미 김치 같은 두슈를 파는 노점이 있는데요. 고추, 파프리카, 양배추, 토마토 등 다양한 종류의 두슈를 한 접시 주문해 같이 먹어도 좋습니다. (작은 플라스틱 컵에 덜어줍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저녁이라 운치 있는 야경을 만들어내는 보스포러스 해협.

왼편으로 보이는 갈라타 다리 아래(네온사인 많은 부분)는 배에서 직접 구워주는 고등어 케밥 집이 몰려 있는 곳입니다.

이스탄불을 아시아와 유럽으로 나누는 보스포러스 해협은 저녁시간이면 유럽대륙에서 아시아대륙으로 퇴근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아시아 대륙은 주거공간이고, 유럽대륙은 상업 중심지라 매일 두 대륙을 오가며 생활을 한다고 하네요.

고등어 케밥은 배를 타고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가볍게 한 끼 해결하는 서민 음식입니다. 유명하다고 해서 뭔가 대단한 요리를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이 클 수 있으니 너무 큰 기대는 마시길. 가격은 단돈 4TL (한화 3,000 원). 물가 비싼 이스탄불에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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