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모전용 필름으로 찍어본 터키의 시골마을

DSLR 구입후에는 필름카메라에 손이 잘 가지 않지만 언제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가방 한켠에 습관처럼 로모와 필름 몇롤을 챙겨넣게 된다. 이번 터키 여행엔 로모 LC-A와 함께 만만한 (그러나 환율폭등으로 이젠 고가가 되어버린 ㅠㅠ)후지 리얼라, 특별한 날에만 쓰는 코닥 포트라 160 VC, 작년초 레이캣님의 블로그에서 처음보고 홀딱 반해버린 로모전용 필름을 챙겨갔다.

오래된 로모를 떠나기 직전에 수리한 탓에 미처 테스트도 해보지 못한 것이 문제였을까. 전처럼 몇롤이 모두 먹통으로 나올까 걱정되어 터키여행 내내 좀처럼 꺼내보지 못하다가 사프란볼루의 빛바랜 시골풍경을 보고는 왠지 마음이 동해 10년된 로모카메라에 새 로모필름을 끼워넣었다. 

결과물은...

로모필름은 드라마틱한 오스만 전통가옥을 더욱 멋스럽게 만들어줬다. 비네팅효과와 강한 콘트라스트로 대표되는 로모카메라의 특성에 빛바랜듯한 기운이 도는 전용필름의 궁합은 꽤 괜찮았다. 요즘 디카에도 로모효과를 내는 필터가 많이 있지만 역시 필터는 필터일뿐. 필카의 느낌과는 다르다. 

그런데... 일부 사진엔 노란 빛이 많이 돌고, 분명 ISO 100을 넣어 찍었는데 입자가 너무 거칠다. 혹시 필름 스캔을 잘못했거나 카메라에 또 문제가 생긴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현상소에 전화를 해봤는데, 결국 필름 구입의 계기가 됐던 레이캣님의 지난 포스팅에서 해답을 찾았다. (필름 자체가 그런거였다. 왜 좋았던 느낌만 떠올랐던걸까... 언제나 그렇듯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있었던거다.)

## 첫 장을 제외한 모든 사진은 모두 로모 LC-A와 로모필름으로 찍었습니다.

[로모로 찍은 사진이 있는 글]

6/16 덧)
여행카페에 사진을 올렸더니 사진찍는 몽상가님께서 입자가 거친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대로 덧붙여봅니다.

사진찍는몽상가 2010/06/10 20:11

로모필름이라고 하는것은 과거 코닥의 저렴한 필름 파크로네에 겉 포장지만 바꿔 로모필름 이라는 이름으로 시판을 하는것뿐입니다. 필름 베이스 자체는 코닥입니다. 리사이징을 했는데도 입자가 거칠게 된걸로 보아 필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스캔할때 auto스캔이 된거네요. 코닥의 특성중 하나가 롤라이나 후지에 비해 그레인이 두드러진다는 것인데, 감도 100 필름에서 웹에 포스팅했을때도 저정도의 입자감이라면 필름 자체의 문제라고 보긴 힘듭니다. 현상소에서 하셨다면 애초에 정확한 스캔퀼리티는 기대하지 않으시는게 좋구요. 대안은 자가스캔입니다. 모든 스캔데이터가 자동화되어있기때문에 컬러 네가티브의 경우 일관된 결과물을 보장해주지 못합니다. 만약 정확한 데이터로 현상,스캔이 되었다면 감도 iso 1600 짜리 필름으로 찍어도 웹상에 포스팅하게 되면 입자감이 크게 두드러지지않지요.로모가 노출을 잡고 찍은걸 스캐너가 자동으로 보정을 줌으로서 전체적으로 입자감이 두드러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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