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일을 사랑하기에 몸에 밴 습관, 직업병

아웃룩으로 메일 확인을 하다보면 유첨으로 온 exe파일이 엑서스 되지 않아 불편한 경우가 있습니다. exe파일은 바이러스 위험이 있어서 첨부파일 영역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럴때면 저는 브라우저를 띄워 사내 시스템에 접속한 다음 메일메뉴로 이동해서 그 메일을 열어보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확인하거나 아니면 그냥 확인하지 않는데요 --;

며칠전 메일에 삽입된 exe파일 보는 방법을 설명한 친절한 한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안녕하십니까!
OOO팀 OOO입니다!

제가 31년간의 싱글생활을 접고, 이번 12월 27일에 결혼합니다!
제가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도리이오나, 이렇게 이메일로 청첩 드리게 되었습니다.

항상 돌보아주신 여러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행복하게 열심히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청첩장: 아웃룩에서는 보이지 않는 FLASH 이미지 영역(exe파일)

※ 이미지가 보이지 않으시는 경우,
1. 액티브 콘텐츠가 차단된 경우 브라우저의 상단의 노란색 바를 클릭하시거나,
   각 메일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방법으로 차단된 컨텐츠를 허용해 주세요.
2. Outlook 사용자의 경우, 상단 메뉴의 '보기(V) > 인터넷 영역에서 보기(Z)' 를 선택하세요.
3. 그래도 보이지 않는 경우, 첨부파일(wedding.exe)을 실행해 주세요.


이 메일은 사내 IT담당자의 청첩장입니다. 메일의 의도는 청첩장인데 반 이상을 차지하는 글이 메일을 보는 여러가지 환경과 상황에 따른 장애 대처법입니다.^^;

친절한 설명으로 아웃룩에서 FLASH 청첩장과 아름다운 신부의 사진을 구경할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살짝 웃음이 나더군요. 이런걸 직업병이라고 하는걸까요?

사보를 담당하는 동료는 식당 메뉴판을 보며 틀린 맞춤법을 지적하고 (아구찜(X) 아귀찜(O)) 보도사진을 찍는 동료는 사적인 모임에서도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마케팅을 하는 친구는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면서 경쟁업체 PPL을 신경쓰고 상품기획하는 옆지기는 제품을 사기 전 항상 원가계산을 합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친구는 국을 뜰때 항상 건더기를 가운데 모아 담는다고 하네요. 가끔 집전화를 받을 때 회사에서처럼 통성명을 하거나 모니터 화면에 앉은 파리를 마우스로 클릭하는 것도 비슷한 경우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기에 몸에 밴 습관. 여러분은 어떤 직업병이 있으신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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