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자들이 좋아하는 길거리 음식, 쿰피르

해안도로를 산책하는 터키인들을 따라 보스포러스 해변을 걷다 보니 어디선가 감자 굽는 고소한 냄새가 풍겨왔습니다. 직감적으로 '오르타쾨이'에 다다랐음을 알게 됐는데요. 이스탄불의 오르타쾨이는 터키인, 특히 터키 여자들이 좋아하는 간식인 '쿰피르'로 유명한 곳입니다.

쿰피르는 커다란 감자를 2시간 이상 오븐에 구워 속을 으깬 후 치즈로 버무려 올리브나 옥수수 같은 토핑을 얹어 먹는 일종의 패스트 푸드입니다. 오르타쾨이 광장 근처에는 그 명성만큼이나 쿰피르를 파는 노점과 레스토랑들이 많은데요. 줄지어 있는 노점 중 가장 사람들이 북적이는 가게에서 쿰피르를 하나 시켜봤습니다.

주문하면 오븐을 열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구운 감자 하나를 꺼내 반으로 가릅니다. 속을 대충 으깬 후, 치즈와 소금을 듬뿍 뿌려 섞으면 기본은 완성.

여기에 차곡차곡 토핑을 쌓는데요. 이제부터는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야 합니다. 빠른 속도로 뭘 얹을 것인지를 물어보기 때문이죠. 별도로 원하는 토핑이 있다면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됩니다. 주변을 흘끗 둘러보니 기본적으로 볶음밥, 올리브, 옥수수, 피클을 얹고, 기타 버섯이나 소시지 같은 종류를 많이 먹는 것 같았습니다. 유리 너머로는 정체 모를 토핑과 소스들도 보였는데, 고민할 틈도 없이 물음에 고개를 계속 끄덕이다 보니 거의 모든 재료를 얹어 감자크기의 2배 만한 쿰피르가 만들어졌습니다. --; 다행인 건 토핑을 얼마나 올리느냐에 관계없이 가격은 같더군요. (7TL, 한화 5,600 원 정도)

마요네즈와 케첩을 듬뿍 뿌리면 완성. 이제부터 감자와 토핑을 숟가락으로 조금씩 비벼 먹으면 됩니다.  

감자가 어찌나 뜨겁던지. 모짜렐라 치즈가 쭈욱 늘어지는 쿰피르는 지중해식 감자샐러드의 맛이라고 표현하면 비슷할것 같습니다. 양도 어찌나 많은지, 한끼식사로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토핑 듬뿍 얹은 쿰피르를 들고 보스포러스 해협을 바라보며 해변 벤치에 앉아 먹는 그 맛이란~ ^^ 주변을 둘러보니 임산부부터 어린 학생들까지 쿰피르를 먹는 여자들이 정말 많더군요. 보수적인 터키에서 여자들을 제일 많이 본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쿰피르는 아마도 학창시절 추억을 떠오리게하는 우리네 떡볶이 같은 음식일꺼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오르타쾨이를 한 바퀴 둘러봤습니다. 오르타쾨이는 이스탄불의 삼청동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옛 정취와 현대식 문화가 절묘하게 뒤섞인 곳으로 골목골목 볼거리가 많더군요. 특히 주말에는 벼룩시장이 열려 현지인들로 북적이는데, 주로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장신구 류가 많고, 수채화로 직접 그린 엽서라든지 골동품 같은 것도 팔고 있었습니다. 혹시 이스탄불을 여행할 계획이시라면 주말에 하루쯤 시간을 내 오르타쾨이의 골목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쿰피르로 점심을 먹고, 벼룩시장을 둘러본 후 노천카페에 앉아 진한 터키식 커피와 나르길레(물담배)로 터키문화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 소셜댓글

+ 댓글(24)

  • 2010.09.06 14:08 신고

    쿰피르는 한국에서도 경쟁력 있을 것 같더라구요..
    양도 많도 맛도 괜찮았던 음식..

    • 2010.09.06 15:02 신고

      누가 벌써 그런 생각을 했는지, 홍대앞에 쿰피르 가게가 있더라구요. 감자의 종류나 얹어지는 토핑이 좀 다른것 같지만 터키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며 먹어볼만 할것 같습니다. ^^

  • 2010.09.06 15:00 신고

    저걸 쿰피르라고 하는군요.
    양도 정말 든든할 것 같고
    무엇보다 너무 맛나 보입니다.

    • 2010.09.06 15:05 신고

      감자를 비빌때마다 쫀득하게 모짜렐라 치즈가 늘어지는게 식욕을 마구 자극하는 음식이에요.
      실제로 맛도 있고. ^^ 제가 카파도키아에서 만났던 어떤 한국분들은 쿰피르가 생각나서 다시 이스탄불로 돌아간다고 하시기도 했다는.

  • 2010.09.06 15:37 신고

    와와 정말 군침나게 맛있어보여요.
    전 저런건 구경도 못해봤거든요 ;ㅁ;
    코끝에 고소한 냄새가 나는 것만 같아요 ㅎㅎ

    • 2010.09.07 19:06 신고

      이스탄불에서도 오르타쾨이에서만 파는것 같더라구요.
      다른 지역에서는 저도 못봤어요. ^^

  • 석현엄마
    2010.09.06 16:26 신고

    저거 티비에서 많이 봤는데..홍대에 떴다고나나나~ 한번 가봐야 겠소! 아이 맛나겠다~

    • 2010.09.07 19:09 신고

      그래? 이번주말 와우 북페스티벌 가면서 한번 트라이 해보던지~ ^^

  • 2010.09.06 17:52 신고

    오~ 맛있겠어요
    저도 저렇게 걸어다니면서 먹는 것도 좋아합니다 ㅋㅋㅋ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었지만 말이죠 ^^

    • 2010.09.07 19:10 신고

      한국에서는 왜 상상도 못하시나요?
      홍대앞에서는 아마 가능할껍니다. ^^

  • 2010.09.06 17:54 신고

    쿰피르.. 솔직히 처음 듣고 보는 음식입니다만..
    여자가 아니더라고.. 가서 직접 먹어 보고 싶네요~

    • 2010.09.07 19:10 신고

      사진은 없지만 쿰피르 드시는 남자분들도 꽤 있었어요.^^
      주로 애인이나 가족과 함께였지만.

  • 2010.09.06 17:56 신고

    오맛! 쿰피르는 못먹어보았어요. 엄청 맛있어 보이는데요? 푸짐한 만큼 아침이나 점심 한끼로도 손색 없을 것 같네요. 아직 저녁을 뭐로 먹을까 못정했는데 자꾸 입맛을 다지게 되네요 ㅎ

    • 2010.09.07 19:11 신고

      토핑재료가 피자 비슷해서 식사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감자만 있다면 집에서도 비슷하게 만들수 있을것 같아요. ^^

  • 2010.09.06 19:18 신고

    푸짐하네요. 훔 한그릇 먹어보고 싶어요.

    • 2010.09.07 19:12 신고

      홍대 지하철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쿰피르 전문점이 생겼더라구요. 끌리시면 한번 도전해보세요.^^

  • 2010.09.06 19:52 신고

    우리나라에 들여와서 팔아도 장사좀 되겠는걸요. 젊은 친구들에게 제대로만 알리면 학교 앞 간식으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 2010.09.07 19:13 신고

      여고앞 간식으로 특히 괜찮을것 같은데요? 근데 가격경쟁력이 있으려나요...;

  • 2010.09.07 09:57 신고

    터키... 참 매력적인 나라인 것 같습니다.
    아는 음식이라고는 케밥 밖에 없긴 하지만. .. ^^

    • 2010.09.07 19:16 신고

      다시 가기 힘들다고 생각되서 그런지 계속 생각나네요. 블로그로나마 회상하고 추억하고 얘기할수 있어 다행입니다. ^^

  • 2010.09.09 15:46 신고

    오우 맛나 보이는데요~ 전기 오븐 메뉴 만들때 터키향은 꿈피르 넣어서 만들면 좋겠네요
    제품에 반영하겠어요 ^^

  • 2010.09.17 06:55 신고

    터키도 우리 만큼이나 길거리 간식이 많네요^^
    우리의 떡볶이 정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가요?
    언제 터키에 갈 수 있을지 높이 꿈이라도 꾸어야 겠어요^^

  • 2012.05.15 15:19 신고

    그것을 살 여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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