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운치 있는 시장탐험, 담넌사두억 수상시장

'태국'하면 떠오른 몇 가지 대표적인 풍경이 있습니다. 열대어가 노니는 에메랄드 빛 바다, 금빛으로 반짝이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왕궁, 그리고 조그만 보트에 형형색색 과일과 장신구 등을 싣고 다니며 파는 수상시장이 그것인데요. 특히 배 위에서 모든 거래가 이루어지는 수상시장은 운하에서 생활하는 태국인들의 실생활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수로에서 생활하는 태국인들의 실생활을 직접 볼 수 있는 담넌사두억 수상시장

운치있는 시장탐험, 담넌사두억 수상시장
제대로 된 수상시장을 보기 위해서는 방콕 근교, 차로 두 시간 정도의 거리인 담넌사두억 수상시장에 가야 합니다. 예전에는 방콕의 짜오프라야 강 주변에도 수상시장이 여러 군데 있었지만 경제적인 성장으로 도심의 시장은 예전의 모습을 잃은 지 오래. 시장의 진풍경을 보려면 아침 반나절 정도를 투자해 담넌사두억에 다녀오는 것이 좋다고 하여 저는 아침 일찍 서둘러 길을 나섰습니다.

수상시장 풍경. 일렁이는 강물과 물건을 가득 실은 롱테일 보트가 운치를 더한다 

시장에 들어서면 수로를 따라 물건을 가득 실은 수십개의 롱테일 보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좁고 긴 배에는 과일과 채소, 건어물과 옷가지, 쌀국수까지 없는 것이 없더군요. 수로 주변에서는 장 보러 나온 사람들이 흥정 하거나 보트에서 만드는 쌀국수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그들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보는 시장의 풍경은 일렁이는 강물과 어우러져 운치를 더했습니다.

수상시장에서 꼭 해야 할 것 5가지

 1.  롱테일 보트 타기
이곳은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한 영화 '방콕 데인저러스'의 마지막 추격씬을 촬영한 곳으로도 유명한데요. 시장 안쪽까지 제대로 돌아보려면 영화에서처럼 롱테일보트를 타는 것이 좋습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노를 저어주는 배는 인당 100밧(약 4,000원) 정도. 한 시간 정도 수로를 따라 연결된 가옥과 배 사이를 날렵하게 헤치며 구경하는 시장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롱테일 보트에서 바라본 풍경

 2.  구운 바나나 등 군것질하기
소금과 고춧가루를 뿌려 먹는 샐러드의 재료인 덜 익은 망고, 그리고 바나나

재래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군것질이죠. 수상시장도 다르지 않더군요. 태국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먹거리들을 이곳에 다 모아 놓은 것 같은 느낌. 싱싱한 과일에서부터 코코넛 열매를 그대로 잘라 먹는 코코넛 주스, 구운 바나나, 태국 전통 소시지 싸이끄럭과 달달한 크레페나 설탕에 절인 과일들까지. 배를 타고 군것질을 하며 즐기는 여행은 또 다른 재미였습니다.

연필처럼 깎아놓은 윗부분을 칼로 쳐서 빨대를 꽂아 먹는 코코넛 주스와 구운 바나나.

태국식 소시지인 싸이끄럭과 달달한 크레페

 3.  배 위에서 말아주는 쌀국수 맛보기
아침 일찍 길을 나서 출출할 때는 배 위에서 직접 만드는 쌀국수로 요기하는 것도 좋습니다. 국수를 파는 배는 주로 길가에 정박해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람 한 명이 간신히 앉을 수 있는 작은 보트에서 능숙하게 조리를 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이더군요.

음식은 배 주변에 앉아 먹기도 하지만 주문을 하고 근처 식탁에 앉으면 배달해 주기도 합니다. 저는 아침부터 맥주를 한잔~ ^^   

배에서 조리한 어묵국수. 

 4.  다리 위에서 시장 풍경 감상하기
담넌사두억 다리 위에서 본 시장 풍경

태국 홍보자료에 나온 수상시장 풍경은 다들 한번씩 보셨을텐데요. 자료에 나온 사진 대부분은 담넌사두억 다리 위에서 찍은 풍경입니다. 그만큼 다리 위는 시장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뷰포인트이죠. 다리에서 내려다본 시장의 풍경. 황토빛 강물 위로 수많은 배가 나름의 질서를 지키며 오가는 모습이 무척 이국적이었습니다. 제가 갔던 날엔 마침 한 중학교의 현장학습이 있어 보라색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는데요. 다니기엔 좀 불편했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시장을 둘러보는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상시장으로 현장학습 나온 태국 중학생들, 뭐가 그리 신기한지.

 5.  주변 수상가옥 둘러보기
수상시장을 다 둘러본 후에 시간이 있다면 동력을 이용한 롱테일 보트로 갈아타고 10분 거리의 수상가옥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운이 좋다면 수로에 나와 빨래를 하거나 수영을 하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 파파야나 바나나 나무들을 구경할 수 있겠죠. 시원한 강 바람을 맞으며 배 위에서 바라본 또 다른 생활의 풍경은 독특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Tip]
방콕에서 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담넌사두억 수상시장은 여느 시장이 그렇듯 아침 6시 정도 시작하며 7~8시 정도에 피크를 이루고 오후 3시면 문을 닫습니다. 오전 10시면 시장다운 모습은 사라지고 관광객들로 북적이게 되는데요. 방콕에서 반나절 코스로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꼭 아침 일찍 서두르세요. 현지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반나절 투어 상품은 보통 450밧(약 18,000 원)에 미니버스와 동력보트 비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