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맥주를 마시는 세 가지 방법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토요일 오후,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잠실구장을 찾았습니다. 사실 날씨가 너무 더워 갈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미리 표를 구해주신 분의 수고를 생각해 억지로 발걸음을 뗐는데요. 야구장에서 마신 맥주와 뜻밖에 재밌는 풍경들, 그리고 제가 응원하는 팀의 승리로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야구를 더욱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건 관람석을 가득 메운 관중 때문이었는데요. 같은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펼치는 열정적인 응원전도 좋았지만, 맥주를 사랑하는 비어 매니아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어 더욱 즐거웠답니다. 자~ 그럼 제가 어떤 비어 매니아를 만나고 왔는지,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잠실구장으로 한번 가보실까요?
 
맥스 한 박스를 들고 가는 분들. 혹시 두 분이 다 드시려는 건 아니시죠? 

응원은 시원하게! 경기장 입구의 하이트 생맥주 부스. 

경기장에 입장하니 쾌청한 하늘과 시원하게 펼쳐진 푸른 잔디구장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3루 레드석, LG의 마운드를 이끄는 에이스 박용택과 봉중근 선수 뒤에 자리를 잡고 자리를 잡고 서둘러 시원한 맥주를 꺼내 들었습니다.

32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 맥주가 술술 잘도 넘어갑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관중석에는 유난히 데이트족들이 많더군요. 앗. 그런데 저분! 혹시 맥주를 빨대로 드시고 계신 건가요?
요즘엔 야구장에서도 시원한 생맥주를 마실 수 있지만, 야구장에 주류반입이 허용된 건 2003년부터였습니다. 그 전에는 부끄럽지만 캔맥주 몇 개를 검은색 비닐봉지에 몰래 싸들고 들어가 빨대로 마시곤 했었는데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네요.
 
시선을 돌리니 맥주를 피쳐로 즐기시는 분도 보입니다. 

이 분은 맥주를 다 드시고난후, 친구 분의 페트병까지 합해 열띤 응원전을 펼치셨습니다. 그런데 막대풍선 대신 페트병을 들 고계신 저분! 어디서 많이 본듯 하지 않나요?

비어투데이 블로그에 올라온 페트병을 이용한 응원법

기억하시나요? 지난 5월, 비어투데이에 재밌는 글이 하나 올라왔었는데요. 2010 남아공 축구경기를 위한 응원 준비, 이정도면 OK? 라는 글에서 맥주 페트병을 이용한 응원법을 알려주셨죠. 바로 그 방법입니다. ^^

수많은 붉은 막대풍선 속에서 열심 응원이신 관람객. 당신을 진정한 비어 매니아로 임명합니다~!

경기와 관람객을 보는 재미에 빠져 있다 보니 조금씩 어둑어둑해지는 하늘. 라이트가 켜지고 응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이날 LG의 경기는 넥센전 3연패를 벗어나 패배를 설욕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는데요. 4회 말까지 2:0으로 이기고 있다가 5회 초에 1점을 따라잡은 넥센의 공격으로 바짝 긴장됐었죠.

그러다가 6회말, LG의 안방마님 조인성이 두 번째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며 3:1의 점수를 만들어냈습니다.

폭발하는 관중석. 바로 이런 맛에 야구를 보는거죠. 

이날 경기는 조인성이 홈런 2개를 포함해 4안타 3타점을 집중시키며 4대 3으로 1점차 승리를 거웠습니다. 봉중근 선수는 연속 3년간 시즌 10승을 달성했고요. 이날 이후로 올해 프로야구는 누적관중 500만을 돌파하며 다시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의미있는 기록을 세운 경기였죠.

그리고 경기를 더욱 특별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신 분들. 이 분과 함께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경기를 즐길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올 시즌에는 어떤 팀이 승리하게 될까요? 코리아 시리즈에 출전하게 될 네 팀을 점쳐보며 경기를 즐기는 것도 야구를 재밌게 보는 하나의 방법이 되겠네요. 이번 주말에는 친구와 가족, 연인과 함께 가까운 야구장을 찾아보는건 어떨까요? 신나게 응원을 하다보면 쌓인 스트레스는 어느새 저 멀리 날아가버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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