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북경여행] 북경에 떨어진 UFO를 찾아라!

베이징에 도착함과 동시에 받게 된 미션 봉투. 봉인을 풀자 '베이징에 떨어진 UFO를 찾아라'라는 첫 번째 미션이 나타났다. 2007년 9월, 티타늄, 21만 제곱미터, 물, 별, 모택동, 잠... 수수께끼 같은 단서들을 보며 혼란스러워졌다. 대체 이게 뭐란 말인가....;

Photo by Flickr ⓒ hifai87

고민 끝에 가져간 아이패드를 활용해 검색 찬스(!)를 쓰기로 했다. 당장 생각난 것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한 '올림픽 주 경기장'. TV로 봤던 메인 스타디움의 둥근 형상이 왠지 UFO를 닮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2007년 9월이라면 올림픽 전 완공 시점으로도 적절하고, 투명한 막으로 쌓인 신비한 모습이나 크기 또한 비슷해 보였다.

그러나 검색 결과 베이징 올림픽 주 경기장은 티타늄이 아닌 강철로 만들어졌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크기도 약 26만 제곱미터로 미션 속 UFO보다 컸다. 더구나 경기장 주변은 잘 조성된 공원으로 물, 별, 모택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음으로 생각해 낸 것은 '베이징 관광청 사이트'.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베이징 관광정보가 알찬 사이트를 몇 개 찾아냈는데, 그 중 가장 정리가 잘 된 것이 베이징 관광청에서 운영하는 공식 사이트였다. 여행에 꼭 필요한 주요 관광지 정보에서부터 주요 볼거리, 교통정보, 주변 2Km 관광지 정보, 관련 최신 뉴스에 구글 맵까지 연동한 이 사이트는 방대한 양도 양이지만, 깔끔하고 보기 좋게 편집해 놓아 따로 가이드북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뭐라도 하나 걸려라~ 는 심산으로 '2007년 9월', '21만 제곱미터', '티타늄'.... 의 검색어를 넣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티타늄'에 걸린 검색 결과 한 건. 궈자다쥐위안 (国家大剧院,국가대극원)

국가대극원은 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홀, 드라마센터가 있는 종합 예술공간으로 우리나라의 예술의 전당 같은 곳이다. 천안문광장의 서쪽, 인민대회당을 옆에 끼고 있으며 메인 건물은 독특한 반원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건물 표면은 티타늄 소재 금속판과 하얀 유리가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어 무대 현수막이 천천히 열리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연출하고 있다고 한다. 총면적 약 15만 제곱미터로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장으로 건물 주변에는 3만 5천 제곱미터 면적의 인공 호수가 있다고. 

오호~! UFO는 국가대극원, 별은 인민대회당의 장성들, 물은 주변의 인공 호수를 의미하는 거였다.

본격적으로 국가대극원을 찾아 나섰다. 지하철 1호선 톈안먼시(천안문서) 역에서 내리면 바로 연결 통로가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드디어 나타난 거대한 UFO. 한눈에 담을 수 없는 이 웅장한 건축물 앞에서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이것이 대륙의 스케일인가... 

프랑스 건축사 폴 앙드뢰(Paul Andreu)가 국가대극원을 처음 선보였을 때는 그 이질적이고 거대한 모습에 자금성, 천안문, 인민대회당으로 이어지는 베이징의 안방에 불시착한 우주선이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입장료만으로도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황금알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고. 

이른 시간인데도 국가대극원 주변은 주말을 맞아 아이와 함께 나들이 나온 가족들로 붐비고 있었다. 주변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호수를 따라 초겨울의 아침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기에 좋았다.

문득 미션 수행 중임을 떠올리고 셀카를 한 장. 미션 클리어~!! ^^ (저 떨떠름한 표정은.. --;)

거대한 UFO를 멀리서 보면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인다.

내부에 들어서면 유리로 된 천장 위로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곳의 호수는 물 온도가 5도 이상 되도록 관리해 겨울이 되어도 얼지 않는다고 한다.

요즘 공연하는 프로그램들.

제인 에어와 백조의 호수가 공연되고 있고 (대략 10만 원 정도면 좋은 좌석에서 볼 수 있을 듯.)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시즈너블한 차이콥스키의 발레 '호두까기 인형' 발레도 볼 수 있다. (자기 속 주인공의 빨간 의상이 참 중국스럽다.) 한국인으로는 올림픽 즈음 조수미 씨가 세계 3대 소프라노로 초청돼 공연을 했고 최근엔 정명훈의 지휘로 한, 중, 일 3국을 대표하는 연주자들이 이 곳에서 연주했다고 한다. 일정이 여유롭다면 하루쯤 시간을 내서 세계 최대 규모, 최고 시설을 갖춘 국가대극원에서 공연을 한 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나의 첫 번째 미션은 예술적 감성이 물씬 풍기는 국가대극원에서 시작되었다. 북경에 가면 누구나 다녀오는 자금성, 만리장성, 이화원 같은 곳도 좋지만 현대의 중국과 중국의 예술을 느낄 수 있는 국가대극원도 여행지로 꽤 괜찮은 것 같다. 평소 생각했던 중국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에 놀라고, 그 규모와 화려함에 또 놀라게 되는 이 곳. 베이징에 불시착한 UFO 같긴 하지만 말이다. ㅎㅎ


마지막으로 국가대극원 입구에 세워진 픽토그램. '하면 안 되는 것'이 무려 14가지나 된다. 찬찬히 보다가 피식...^^ 두 개의 자전거, 차이는 뭘까? 여기서 진짜 연 날리고 불 피우는 사람들이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Tip] 국가대극원 (国家大剧院, 궈자다쥐위안)

주소: 北京市 西城区 西长安街2号 (Tel: 010-66550000,66550733/ 66550871)
입장료: 30위안, 인터넷 예약시 25위안
사이트: http://www.chncpa.org/
교통: 매우 편리. 지하철 1호선 톈안먼시(天安门 西, 천안문 서)역에서 바로 연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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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하나투어 블로그, 겟어바웃의 에어텔 후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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