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진 고문화 거리, 설탕 공예 장인을 만나다

원판을 빙글빙글 돌려서, 혹은 종이 한 장을 뽑아 설탕과자를 타 먹던 어린 시절 추억의 뽑기를 기억하시는지? 금붕어, 잉어, 독수리, 칼 등 다양한 모양의 과자가 있지만 그중 최고는 팔뚝만 한 크기의 거북선이었다. 설탕을 녹여 틀로 찍어낸 과자의 맛은 그저 달기만 했지만, 거북선을 향한 괜한 승리욕에 불타던 그때... 뭐, '꽝'이 나와도 작은 금붕어 하나를 쥐여주니 그닥 밑지는 도전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텐진의 고문화 거리 중앙로를 걷던 중, 바로 그 추억의 뽑기를 만났다. 정확히는 뽑기 장수를 본 것이 아니라 추억의 설탕과자를 본 것인데, 정교한 봉황무늬가 어렸을적 보던 그것과는 차원이 좀 달랐다.     

조금 더 걸어가 보니 역시나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에 원판이 있었다. 직접 그린 손 그림이 인상적인 그림판에는 익숙한 금붕어와 나비, 칼. 12간지 등과 도라에몽, 짱구 등 유행하는 캐릭터도 몇 가지 있었다.


한번 화살표를 돌리는데 드는 돈은 단돈 1원(약 200원). 추억의 뽑기와 다른 점은 공장에서 찍어낸 설탕과자를 주는 것이 아니라 핸드메이드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당첨된 그림을 그 자리에서 직접 그려주는데, 이거 정말 예사로운 솜씨가 아니다.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 틈에서 어느새 구경을 시작한 우리 가족. 뽑기장수는 먼저 딱딱한 설탕을 불에 녹여 설탕물을 만들었다.  
  
모두가 숨죽여 그의 손을 주시하는 순간~

익숙한 손놀림으로 설탕이 굳기 전에 빠르게 그림을 그려나간다. 이번 그림은 탕후루를 먹는 크레용 신짱 (짱구). 점을 콕콕 찍어 눈동자도 표현하는데, 생김새가 꽤 비슷하다.
  

장인의 손놀림을 동영상으로도 한번 보자.

할머니의 손을 잡고 고문화거리 나들이를 나온 듯한 손녀. 완성된 설탕과자를 빨아먹는 모습이 꼭 내 어린시절 같다.   

아저씨의 손이 조금만 더 깨끗했더라면 나도 하나 사 먹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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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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