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의 텐진 빈장따오(濱江道) 산책

2011.08.30 09:02 / 센티멘탈 여행기/한중일 크루즈

텐진의 빈장따오(濱江道)는 베이징의 왕푸징 거리나 우리의 명동과 참 닮았다. 긴 거리를 사이에 두고 대형 쇼핑몰들이 늘어서 있고, 초입에는 생뚱맞게도 거리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성당이 있는 것이 그렇고, 거리를 걷다가 허기를 느낄 즈음이면 먹자골목이 나타나는 것도 그렇다. 화려한 메인로드를 벗어나면 곧 이렇게 소박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비슷하다.     

텐진 빈장따오(濱江道) 가는 길. 짙푸른 여름 나무와 붉은색 차가 대조를 이룬 거리 풍경이 아름답다.

이정표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차 없는 대로가 나오고, 쇼핑몰로 들어찬 번화가가 시작된다.

번화가라고는 하지만 옛 조계시대의 건물을 그대로 살려 이국적이고 고풍스러운 분위기.

주말이라 쇼핑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텐진 최대의 번화가인만큼 젊은이들의 모습도 많이 보이고... 예전에 비해 많이 세련되진 중국인들의 모습에 스틸컷으로 보면 그냥 명동 거리 같기도 한 풍경.

차 없는 도로인 빈장따오를 활보하는 유일한 버스. 빈장따오를 순환한다고 하니 코끼리 열차 닮은 이 오픈형 전기버스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둘러봐도 좋을것 같다. 타고 싶은 곳에서 손짓하면 서고, 내리고 싶은 곳에서 내려 달라면 되며 요금은 3위안(약 500원)이라고. 주말이라 그런지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벼 우린 그냥 걸었다.   

빈장따오의 상징적인 조형물중 하나인 마차동상. 타보겠다고 조르는 딸아이를 아저씨 옆에 태워줬는데, 사진을 찍거나 말거나 조형물 위로 오르는 중국 어린이 때문에 좀 놀랐다.

하지만 넉살좋은 진아는 곧 뒷자리로 넘어가 다른 중국아이에게 말을 건다. 무릎의 상처를 보고 아프겠다며...; 이렇게 보니 진아도 그냥 중국 아이 같다. 

시계를 보니 벌써 점심무렵. 길거리에 앉아 뭔가를 먹는 사람들을 보니 급 허기가 밀려온다.

가방을 앞으로 맨 학생들이며, 사람들로 가득찬 좁은 골목의 풍경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 양 옆으로는 국수, 빵, 과일, 심지어는 떡볶이를 파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있다. 

베이징의 왕푸징 먹자골목을 떠올리며 인파에 섞여 조금 걸었더니, 역시나 꼬치를 든 사람들의 무리가 보인다.
 

중국에서는 역시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인 양꼬치를~!

양고기 좋아하는 부모 따라 한국에서부터 단련이 된 아이는 한 꼬치를 뚝딱. 각종 향신료가 듬뿍 뿌려진 꼬치구이를 잘도 먹는다.
아이 먹이는 음식이라 위생상태가 좀 걱정되기도 했지만, 여행하는 동안 무탈하게 잘 먹고 잘 놀고, 오히려 살이 쪄서 돌아왔으니 이정도면 아이도 여행 체질인듯 하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기념품 가게에서 만난 텐진의 명물 꽈베기. 마화(麻花)라고 하는데 구부리(狗不理)만두와 함께 텐진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특히 중국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한다. 하나 살까 고민하다가 한국 꽈베기가 훨씬 맛나다는 어느 블로그 글이 떠올라 접었단. 

종일 흐리고 서늘하더니 항구로 돌아오는 길엔 결국 비가 흩뿌린다. 태풍 걱정이 되면서도 텐진 여행중엔 비를 만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든다. 이날 저녁 받아든 크루즈 신문에는 태풍으로 인해 가고시마 기항을 하지 않는 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틀 뒤 도착 예정인 후쿠오카도 태풍을 피해 하루 늦게 도착하며 해상에서 이틀을 보내겠다고...   

그리고 그날 밤, 우리는 일본으로 향하는 바다 한복판에서 태풍을 만났다.

['텐진여행' 관련 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Tags : , , , , ,

Trackbacks 0 / Comments 15

  • Favicon of http://hellobeautifuldays.com 샘쟁이 2011.08.30 10:19 신고

    바다 한복판에서 만난 태풍이라 도망갈 곳도 없으니 정말 끔찍하셨겠어요. 전 첫날 출발할 즈음에 좀 심한 멀미를 하고 이후 비가 올때마다 간간히 어지러움을 느꼈는데 고작 그정도 흔들림에도 겁이 덜컥 나고 두려움이 느껴지던데 태풍이라니! 그래도 아이가 칭얼대지 않고 잘 놀아준듯해 정말 다행이에요!
    텐진은 기항지 투어를 하지 않고 배 안에 머물 생각이었는데 주변분들의 설득에 넘어가 결국 기항지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다행히 지난주 격노한 승객들의 컴플레인 때문에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어 식사를 제외하곤 불만없이 투어를 마쳤네요. 자유여행을 하신 그린데이님만큼 여러 곳들을 상세히 둘러보진 못해 아쉽긴 하지만요 ^^

    REPLY / EDIT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1.08.30 10:32 신고

      샘쟁이님이 크루즈 탑승전 페이스북에 올리신 사진을 보니 뿌연 하늘이 심상치 않던데... 파도가 셌나봐요.
      멀미에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ㅠ
      텐진 기항지 투어를 하셨군요. ^^ '격노한' 승객들의 컴플레인이라는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투어가 식사 포함으로 바뀌었단 얘기를 듣긴 했는데, 전체적인 퀄리티가 개선됐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

      EDIT

  • Favicon of http://rosinhav.tistory.com 로지나 2011.08.30 10:55 신고

    핑크공주 진아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흐뭇 ~ ^___^ 한 미소로 바라보다가 마지막 마무리에 급 긴장 모드가 되네요 ㅋㅋ
    '바다 한복판에서 태풍을 만났다'까지 읽고나니 빨리 책장을 넘겨 그래서? 그래서? 하고 다음 이야기가 읽고싶어집니다. 흐흐. 여러모로 날씨가 아쉬운 여행이셨겠지만 그래도 저에겐 부러울 따름! ㅠ_ㅠ

    REPLY / EDIT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1.08.31 07:02 신고

      날씨도 여행의 일부인걸요~
      바다 한복판에서 태풍을 만나는 경험을 언제 또 해보겠나요. ^^

      EDIT

  • Favicon of http://redtop.tistory.com 더공 2011.08.30 12:10 신고

    저도 여행가서 양꼬치가 정말 맛있던데..
    양꼬치 향과 향신료 때문에 못드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 걸 보고 살짝 놀라기도..ㅎㅎ
    덕택에 저는 그분들꺼 까지 다 먹을 수 있었다는..ㅎㅎ

    선실에서 바라보는 바다.. 정말 멋지네요.
    태풍속의 크루즈는 어떨런지... 기대됩니다.

    REPLY / EDIT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1.08.31 07:04 신고

      양꼬치는 사실 향신료 없이 그냥 소금구이로 먹어도 맛나던데,
      양고기 냄새가 조금 나긴 하지만 아주 담백합니다. ^^
      진아는 아주 어릴때부터 그렇게 먹여버릇해서 향신료 묻은건 못먹을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저희도 깜짝 놀랐어요.

      EDIT

  • Favicon of http://raycat.net Raycat 2011.08.31 00:23 신고

    꽈배기 엄청 크네요..ㅎ.ㅎ

    REPLY / EDIT

  • 스티뷰 2011.08.31 06:44 신고

    그래도 꽈배기는 기념인데 하나 사올까 싶네요
    출장 오기전에 뭐 맛난것 먹고 싶나고 물어 보았더니 진아가 양꼬치 또 먹고 싶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우리 혈육이 분명한 듯

    REPLY / EDIT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1.08.31 07:06 신고

      출장에서 돌아오시면 진아 데리고 가리봉동 동포거리라도 한번 가주셔야겠어요. ^^

      EDIT

  • Favicon of http://ritachang.tistory.com Rita 2011.09.01 09:58 신고

    으으으윽 꽈배기... 저 완전 좋아해요. 맛있겠어요.
    양꼬치보다 꽈배기가 진리인듯 ㅋㅋㅋ

    REPLY / EDIT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1.09.02 12:44 신고

      크기가 엄청나죠? ^^
      리타님을 위해 하나 사볼껄 그랬나봐요.

      EDIT

  • Favicon of http://www.leejangsuk.com/ 이장석 2011.09.05 10:04 신고

    옛 모습과 현대 도시의 모습이 잘 어우러져 있군요.

    REPLY / EDIT

  • Favicon of http://crantfordsflowers.com 2012.01.06 08:41 신고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도 못 한다

    REPLY / EDIT

  • Favicon of http://adamsfamilypainting.com 이청용 2012.01.07 05:13 신고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

    REPLY / EDIT

Copyright © 그린데이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