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봄 봄, 봄이 왔어요~ 일산 플라워마트 나들이

3월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출산 후 꼼짝없이 집에 갇혀 마늘과 쑥을 먹으며(?) 지내기를 3개월, 드디어 때가 되었다. 따뜻한 봄 햇살을 핑계삼아 나선 첫 여행지는 일산 플라워마트. 이곳은 작년 이맘때쯤 찾아 수국을 비롯한 봄꽃을 한아름 사왔던 곳으로 이번에도 기대가 컸다. (관련 글: 봄 꽃에 취하다. 일산 플라워마트 나들이)


갑자기 따뜻해진 주말 오후라 그런지 붐비는 시장 풍경. 화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습한 기운과 향긋한 봄꽃 내음, 집안을 장식할 꽃을 고르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봄을 느낀다.


하지만 아직 봄이라기엔 이른지,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작년에 많이 보이던 수국도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가격도 3배 이상을 부른다. 빈 손으로 오기 아쉬워 호접란과 카랑코에 화분 몇개를 집어 들었다.


집에 도착해 보따리를 풀어보니 온통 빨간색 꽃 천지. 하지만 빨강이라고 다 같은 빨강이 아니다. 같은 카랑코에 빨간 꽃도 종에 따라 색이 다르다.


내가 작년에 베고니아라고 부르던 이 꽃. 알고보니 선인장과였다. 동글동글 귀여운 꽃접시 아래에는 뾰족뾰족 날카로운 선인장의 가시를 숨겨 놓았다는.


노랑 카랑코에는 몽우리가 이렇게 많이 맺혀있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고, 웬만하면 잘 죽지 않고, 다년생이며, 삽목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꽃이 예뻐 사랑받는 카랑코에. 사무실이나 학교에서 키우기에도 적당한 꽃이다.


 금방 시들어 버리는것이 싫어 나는 꺾어 놓은 꽃은 잘 사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엔 솔솔 풍기는 달콤한 프리지아 향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 단 사왔다. 한 단이 이렇게 적었던가...

 

하루라도 더 오래 보기 위해 줄기를 사선으로 잘랐다. 절화는 화병에 꽂기 전에 이렇게 한번 잘라주면 좋다. 이왕이면 가위보다는 칼로 잘라야 도관이 눌리지 않아 수분 흡수가 잘 되고, 꽃이 오래 간다. 햇빛이 직접 닿지 않는 곳에 서늘하게 관리해 주고, 적어도 이틀에 한번은 물을 갈아주어야 꽃을 더 오래 볼 수 있다고.

한 단 더 사올껄 그랬나... 화병에 비해 왠지 초라해 보이는 봄꽃.


하지만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하니 몰라보게 화사해진다. 마음까지 밝아지게 하는 이 화려하고 예쁜 노란색이라니! 프리지아 한 단으로 온 집안이 환해진 느낌이다. 밥 먹다가 한 번, 커피 마시다가 한 번, 블로깅 하다가 한 번. 자꾸만 쳐다보게 된다. 아예 노트북을 들고 식탁에서 일하고 있다. ㅎ

 

몽우리 맺힌 호접란은 흰 꽃이 예뻐서 두 줄기 사왔는데, 너무 우아해서 도무지 어디에 놔야 할지 모르겠다. 다행히 남편이 아파트 화단에서 주워다 놓은 화분 두 개가 나름 잘 어울린다. 오른쪽 사진은 이제 막 잎이 나기 시작한 수국. 겨우내 시름시름 잎을 떨구더니 가지가 말라붙는 듯 보여 물도 주지 않고 방치해 뒀는데, 확실히 봄은 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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