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금요일, 잭 락스 서울(Jack Rocks Seoul) @ 플래툰 쿤스트할레

탑밴드 2 시작을 한 주 남겨둔 4월의 마지막 금요일,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는 잭다니엘이 주관하는 밴드 서바이벌, 잭 락스(Jack Rocks) 서울 콘서트가 열렸다. 두 번의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7개 실력파 인디밴드 공연과 다이나믹 듀오, 노브레인의 축하 공연까지 볼 수 있었던 씐나는 무대~! 서둘러 퇴근한 남편에게 던지듯 둘째를 맡겨 놓고, 백년만에 가죽자켓과 스니커즈를 신고, 백년만에 잭콕을 즐기며, 불타는 금요일 밤을 보냈다.



'잭 락스'는 글로벌하게 운영되는 잭다니엘의 뮤지션 지원 프로그램중의 하나이다. 구글에서 'Jack Rocks'로 검색을 하면 스웨덴,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펼쳐진 잭 락스의 흔적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울에서 열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지만, 여느 락페 못지 않은 인파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컨테이너 박스 몇 개 이어놓았을 뿐인데, 참 근사한 플래툰 쿤스트 할레. 기업 행사시에는 저렇게 전면을 통째로 꾸밀 수 있어 신제품 런칭파티 등의 공간으로 많이 찾는 곳이다. 주말에는 프리마켓이 열린다는데, 주말에 한번 와야지 마음 먹은 것이 벌써 한 3~4년 됐나보다...;



입구에서 초대권을 제출하면 입장권, 케이터링 음식과 음료 쿠폰으로 교환해 준다. 잭다니엘의 아이덴터티가 확 느껴지는 이런 빈티지한 쿠폰이라니, 소장하고 싶지만 교환권이 들어있으니 사용할 수 밖에.



한 장 뜯었더니 어? 이거... 기타 피크 모양이네? 락페에 어울리는 센스만점 디자인.



케이터링으로 준비된 5Grills의 타코를 받아들고 실내에 들어섰더니 벌써 열기기 후끈하다. 첫 공연은 지난 주 탑밴드 예선을 통과해 3차 경연에 진출한 자보아일랜드로 시작했고, 이어서 고고보이스, 24hours, 나쵸푸파, 데이오브 모닝, 홀로그램 필름, 과매기의 무대가 이어졌다. 솔직히 요즘 밴드는 잘 모르지만 과매기의 무대는 정말 열정이 넘쳤으며 락 스피릿 충만한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머리를 까딱이게 되더라는. ㅋ



공연 중간중간, 밴드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이 있어 올려다봤더니 낯익은 분들이 있었다. 한상원,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의 전태관, 김종진 탑밴드 1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던 분들을 그대로 모셔다놨다. 이렇게 보니 정말 밴드 서바이벌 분위기가 물씬.


 


어여쁜 바텐더에게 크랜베리 잭 한 잔을 부탁했다. 평소 같으면 '진하게'를 외쳤을 것이고, 이런 행사의 특성상 원액의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지난번 잭다니엘 160주년 행사때 '핀란디아'와 '잭콕'을 너무 진하게 말아먹어 맨붕됐던 사건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아주 약하게' 부탁했다. 나는 아직 젖먹이의 엄마이기도 하니...



아주 약한 크랜베리 잭. 달콤한 크랜베리 쥬스와 향긋한 잭다니엘 맛에 자꾸만 홀짝이게 되더라.



어린 나이부터 위스키 증류소에서 주조법을 배웠다는 잭. 160여년 가문의 히스토리가 담긴 보드가 나름 재밌다. 잭다니엘과 음악의 인연은 1892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창업자인 잭다니엘이 손님을 모으기 위해 13명으로 구성된 Jack Daniel's Silver Comet Band를 결성하면서 음악과 밴드에 대한 관심을 두었다고 한다. 이 밴드는 1차 세계대전 이후 해체되었지만 잭다니엘스는 세계 다양한 뮤지션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후원하고 있단다. 실제로 이번 경연을 보니 1등 상품으로 상금 외에 잭다니엘스에서 제작한 수제 기타가 주어지더라.



인디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잭다니엘 스터디에 몰입하고 있던 중 내 뒤를 스쳐가는 한 무리.


 

알고보니 다이나믹 듀오였다. 개코가 바로 코앞에서 지나가는데, 카메라를 들지 못했던 안타까운 상황이....ㅠㅠ

"방금 지나간 사람들, 개코 아니야?" 라는 친구의 물음에 그제서야 다이나믹 듀오였던 것을 알아챘다는.

어쨌든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열광의 도가니가 시작됐다. 작은 컨테이너 박스는 폭발 직전의 열기! 바로 뛰쳐 내려갔다.



말이 필요없다. 분위기를 압도하는 파워풀한 비트와 퍼포먼스. 정말 놀수 있는 분위기를 잘 만든다.





목이 터져라 소리지르고 몸을 흔들었던 30여분. 

흥분이 가시지 않아 늦은 시각 집에 온 후 그려봤다. 그런데 어째 그려놓고 보니 만원버스 속 사람들 같다는...;



 


 

페스티벌의 계절이 시작됐다. 얼마전 뷰티풀 민트 라이프를 시작으로 이번 주말에는 서울 재스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고, 지산 록 페스티벌은 속속 라인업을 발표하며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임신중이었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린 아가와 함께라 아직 지산에 가기는 무리지만, 이렇게라도 록을 즐길 기회가 주어져 정말 즐겁고, 다행이다. 진한 잭콕과 함께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살짝 향을 느끼는 것으로 대리 만족을~


티켓 구해준 민경,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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