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사진] 별이 빛나는 밤 @Alberta, Canada

별이 빛나는 밤 @Alberta, Canada

 

이 사진을 발견한 폴더의 이름은 '20120917_모레인레이크, 레이크루이스, 다시 밴프'.

이날의 일정은 레이크루이스 주변에 있는 모레인레이크를 먼저 둘러보고 오후에는 레이크루이스를 샅샅이 훑어보는 것이었다. 작은 사고로 아이가 손을 데어 다시 고속도로로 1시간 반을 달려 전날 떠나온 밴프로 가기 전까지는. (레이크루이스는 아주 작은 마을이라 약국이나 큰 마트에 가려면 밴프로 가야 한다.)

 

난 아이가 다친 것도, 고대하던 레이크루이스 관광을 제대로 하기 못한 것도 너무 속상해 밴프에 다녀오는 내내 우울해 있었다. 약국에서 응급처치를 무사히 마치고, 밴프 애비뉴에서 맛있는 저녁도 먹었지만 '너무 어린 아기를 데리고 와 고생을 시키는 것이 아닌지'하는 걱정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렇게 무거운 마음을 안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날이 어두워지자 뒷자리 카시트에 탄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훌쩍이기만 하다가 아무리 울어도 사람들의 반응이 없자 점점 크게 울어댔다. 옆자리에 탄 큰 아이가 과자를 주며 달래 봤지만 한번 터진 울음보는 쉽게 멈추지 않았다. 결국, 늦은 시각이었지만 우리는 고속도로 갓길에 잠시 차를 세우고, 조금 쉬어가기로 했다.

 

차가 드문드문 다니는 인적드문 도로, 가로등 하나 없는 캄캄한 밤, 철책 넘어로 야생동물이라도 나올것 같은 분위기...

두려웠지만, 아이의 안정이 우선이었기에 나는 일단 차에서 내려 아기를 안고 얼렀다.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힘이 들었는지, 아니면 엄마 손길이 그리웠는지 아이는 내 품에서 금새 잠이 들었다. 


비로소 안도의 한 숨을 쉬게 된 나. 그리고 문득 올려다본 하늘.

 

"우와~!"


외마디 탄성을 지르니 남편이 한마디 거든다.

"아이들 덕에 이렇게 별도 보는 거지~"

 

... 그랬다.

내 평생 어디에서 불빛 하나 없는 자연의 밤, 이토록 아름다운 은하수를 볼 수 있을까?

우리는 그 자리에서 서서 쏟아져 내릴듯 빛나는 은하수를 한동안 말없이 바라봤다.


불행과 행복은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여행을 하며 배우고, 여행을 하며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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