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여행에서 락페까지, 도시의 여름을 즐기는 법

긴 장마 탓에 날씨는 이제야 한여름에 접어들 채비를 하고 있지만, 바야흐로 본격 휴가시즌입니다.
회사에 앉아 있어도 집중이 잘 안 되고, 동료들의 빈자리를 보면 괜히 엉덩이를 들썩이게 되는 요즘이죠.

그런데 설마... 벌써 휴가를 다녀오셨다고요? 더위는 겨우 절반이 지났는데, 이제 남은 여름을 무슨 낙으로 살아야 하냐고요?

걱정은 이제 그만! 무덥고 긴 여름을 시원하게, 때로는 더욱 화끈하게 보낼 도심 속 휴가지를 소개합니다.



상상여행에서 락페까지, 도시의 여름을 즐기는 법
 

1. 이태원으로 떠나는 상상여행


다국적 문화가 공존하는 이태원은 그저 그 길을 걷고만 있어도 절로 '여행'이란 키워드를 떠오르는 곳입니다. 특히 지중해풍 정원이 있는 '게코스 가든', 파키스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무굴', 독일의 펍 하나를 뚝 떼어다 놓은 것 같은 '프로스트', 뉴욕 첼시의 분위기가 그대로인 '마이 첼시', 그 밖에도 수많은 세계 음식점과 펍들이 모인 해밀턴 호텔 뒷길은 마치 외국에 온 듯, 이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골목이죠. 어스름한 저녁, 이곳의 노천 바에 자리를 잡고 거리를 오가는 외국인을 바라보며 이국의 맥주 한 잔을 기울이면 어느새 상상여행을 떠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해밀턴 호텔 뒷골목
 


▲ 홍석천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유명해진 뉴욕풍 음식점 '마이 챌시'

 
'이태원'은 원래 조선 시대부터 이 근처에 배밭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이후 임진왜란 때 왜군을 아버지로 가진 아이들이 모여 살게 되면서 이태원(異胎院)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용산 기지에 일본군 사령부가 있었고, 해방 후 그곳에 미 8군이 주둔하며 본격적으로 이태원 주변에 외국인들이 많이 살게 되었는데요. 이때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과 관광명소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는 아픈 역사지만 이태원이 오래전부터 타국의 풍속이 섞이는 곳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 국내 최초, 최대 이슬람 사원 @이태원

이국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이태원의 또 다른 명소로는 '이슬람 사원'을 추천합니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3번 출구로 나와 언덕길을 오르면 국내 최초이자 최대의 이슬람 사원을 만날 수 있는데요. 두 개의 첨탑과 돔 형식으로 지어진 사원은 안팎으로 장식된 특유의 문양과 곳곳에 쓰인 아랍어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국적인 복장의 무슬림들과 주변에 이슬람 음식점도 많아 이곳에 오면 저는 마치 '터키 여행'이라도 온듯한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사원 뒤편 계단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이태원 계단장'이 열리기도 합니다. 이태원 우사단 마을에 작업실을 가지고 있는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마련한 이 장터에는 집에서 만든 잼이나 중고 의류, 직접 그린 엽서 등 다양한 물건이 판매되는데요. 장터 옆에서는 소규모 오페라나 기타 공연도 열린다니 8월 마지막 주에 한번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도심 속 캠핑, 한강 여름 캠핑장 & 난지 캠핑장

멀리 산과 바다를 찾지 않아도 도심 속 캠핑이 더위를 식혀줍니다. 서울의 난지캠핑장을 필두로 최근에는 여의도와 뚝섬 한강둔치에 여름 캠핑장이 문을 열었는데요. 강바람을 맞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도심 캠핑이 유명 계곡 부럽지 않습니다. 복잡한 준비 없이 즐기려는 마음과 약간의 돈만 먹으면 바로 렌탈 텐트로 캠핑이 가능한 곳, 특히 이곳 캠핑장은 한강 변에서 취사할 수 있는 공간이라 더욱 좋은데요. 숙박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난지캠핑장에서 당일치기 '바베큐 피크닉'을 즐기는 것도 좋습니다. 




▲ 입구부터 고소한 바베큐 냄새가 풍겨오는 해 질 무렵의 난지 캠핑장 



▲ 숙박을 할 수는 없지만 난지한강공원 풀밭에 그늘막 텐트를 치고 하루의 여유를 즐겨봐도 좋다. 



▲ 한강 둔치에서 먹는 삼겹살 바베큐, 유명 계곡이 부럽지 않다.

해가 지면 캠핑장은 곳곳에서 피우는 숯불 연기로 자욱합니다. 퇴근길인 듯 보이는 셔츠 입은 샐러리맨들의 모습도 보이고요. 저 멀리 한강 위로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며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타 소리에 노래를 흥얼거려보기도 합니다. 한강 여름 캠핑장에서는 주말 밤, 거리 예술가들의 공연도 펼쳐진다고 하는데요. 바로 이런 것이 도심 속 캠핑의 낭만인 것 같습니다. 여름 캠핑장은 여의도와 뚝섬에서 8월 20일까지 한시적으로 문을 열 계획이고, 난지 캠핑장은 가을까지 상시운영이니 올여름은 한 번쯤 한강둔치로 캠핑을 떠나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3. 축제의 계절, 여름

여름은 '축제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전국적으로 경포 해변에서는 경포 여름 바다 예술제(7/26~8/4)가 열렸고, 충남 보령에서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보령 머드축제(7/12~28)가 펼쳐졌지요. 또 강원도 화천에서는 쪽배축제(7/27~8/11)가, 시청광장에서는 따뜻한 대한민국 대축제(8/3)가, 강원도 영월에서는 동강 축제(8/2~6)가, 전라남도 목포에서는 목포 해양문화축제(8/2~6)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의 축제 하면  뭐니뭐니해도 '락 페스티벌'~! 몇 해 전만 해도 마니아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락 페스타벌은 이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자리잡았는데요. 특히 락 페스티벌은 가까운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도심형 페스티벌'로도 인기가 있습니다.  



이미 안산밸리 록 페스티벌, 지산월드 락 페스티벌,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등의 주요 락페가 폭풍처럼 지나갔고요. 앞으로도 슈퍼소닉,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렉츠 락 페스티벌 등 락의 향연이 줄을 이을 예정입니다. 자, 그럼 앞으로 남은 락페스티벌, 무엇이 있나 한번 살펴볼까요?



슈퍼소닉 2013
기간/장소: 2013.08.14 ~ 2013.08.15, 올림픽공원
일본의 유명 락페 섬머소닉과 연계한 페스티벌로 쾌적한 실내 공연장이 매력적인 뮤직 페스티벌. 특히 올해는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이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펫샵보이즈,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 등 평소 만나보기 힘든 해외 유명 록밴드도 볼 수 있습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9

기간/장소: 2013.08.17 ~ 2013.08.18, 잠실종합운동장
마룬파이브, 레이디가가, 그린데이 등 매년 세계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을 초청하는 초대형 공연 이벤트인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9번째 무대는 메탈리카, 뮤즈, 스투지스, 애쉬, 김창완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등 국내외 정상급 락스타들이 출연하는 락페 형태로 기획이 되었습니다. 명성만큼이나 기대가 되는 콘서트! 

렛츠 락 페스티벌
기간/장소: 2013.09.14~2013.09.15, 난지한강공원 내 중앙잔디광장
국내 인디밴드가 총출동하는 락 페스티벌.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도심 속 락 페스티벌을 표방하며 그 해 가장 사랑받는 밴드들로 무대를 구성합니다. 현재 넬, 델리스파이스, YB, 노브레인, 몽니, 장미여관, 브로콜리너마저 등 2차 라인업까지 공개가 되었으며, 이후 8월 12일에 3차 라인업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일찍 찾아온 더위 탓에 유난히 더 길게만 느껴지는 올여름, 하지만 가까이에 이렇게 풍성한 즐길거리가 있으니 긴 여름이 두렵지 않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바쁜 일상이지만 올해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여름을, 더위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 LG CNS블로그(blog.lgcns.com)에 기고한 글입니다. 
  7월 말의 글이라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은 좀 조정하였지만... 여전히 어색한 부분이 보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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