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카페] 할리스커피와 교보문고, 북카페 테마 매장

동네가 변해간다. 

이발소나 세탁소나 백반집, 출판사가 있던 곳이 하나 둘 카페와 음식점으로 바뀌더니, 얼마전엔 건물 하나가 통째로 리뉴얼되어 프렌차이즈 카페가 들어왔다. 대기업에 점령당한 홍대 앞 문화가 합정까지 내려왔다며 걱정하던 때가 불과 몇 달 전인데, 이제는 합정동 메인 스트릿도 홍대 앞과 다를 바 없다.



'합정시장'이라는 간판이 커다랗게 걸려있던 건물. 오래전엔 이 주변에 시장 골목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10여년 전에도 본 기억이 없는 걸 보면 없어진 지 꽤 된것 같다. 리뉴얼되기 전에는 2층에 요즘 보기 드문 '다방'이, 1층에는 반들반들 나무 약장이 있는 오래된 약국 등이 있었다. 리뉴얼된 건물에 재입주 하지 않은 걸 보면, 세가 많이 올랐지 싶다.


▲ 그래도 계단을 오르기 전, 먼저 마주한 런던의 햇살은 참 좋았다.

사실, 할리스 커피로 리뉴얼 한 후 이 건물은 들어가 볼 생각조차 한 적이 없다. 합정엔 워낙 커피 맛나고 특색있는 카페가 많기에. 나름 공정한 소비를 하고자 노력하기에. 굳이 프렌차이즈 카페를 찾으려고 해도 사거리 맞은편에 바로 스타벅스가 있고, 대각선 메세나폴리스에도 커피숍이 대여섯개는 되니 이미 옵션이 너무 많다.  


그런데, 다른 시각으로 보니 동네를 잘 모르는 사람과 첫 만남을 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약속장소가 없다.
일단 큰길가 건물 하나가 통째로 카페이니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고, 더구나 이 건물은 합정역 7번 출구 바로 앞에 있다.  



관심을 가지고 보니, 이 매장은 보통의 할리스 커피와는 다르게 '교보문고' 콜라보레이션 매장이다.
각 층에 교보문고 라이브러리가 있어 나름 신간, 베스트셀러를 볼 수 있는 북카페이기도 하다.




2층은 여느 프렌차이즈 카페와 비슷한 구조, 계산대 뒤에 핫트렉스 매대가 있는 것이 좀 독특하다. 전시된 물건은 노트와 우산 등으로 단출하다. 




계단을 오르면 교보문고에서 비치해 놓은 책들이 보인다. 
안쪽에는 인문, 사회, 소설 등 다양한 분야의 책 5,000여권이 있고, 베스트셀러, 신간도서 등 '교보문고 추천 이달의 도서코너'도 운영되고 있다는데, 책장은 아직 덜 채워진 듯. 북카페 컨셉을 살려 여기에서 저자와의 대화, 출판기념회, 저자 사인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교보문고의 책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해서 올라왔는데, 바깥 풍경이 더 눈에 띈다.



3층은 흡연실이 같이 있어 담배냄새가 좀 나긴 하지만, 합정동 사거리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어 나름 전망좋은 카페.



책보다는 전망이, 지리적 위치가 매력적인 곳이다. 

합정역에서 처음 약속을 잡는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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