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밥상, 겨울 보양식으로 차린 둘째군의 생일상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출산의 고통은 이미 희미해진지 오래고, 도저히 적응할 수 없을 것 같던 두 아이의 엄마라는 역할도 이제는 익숙하다. 

샘내는 첫째의 눈치를 보며 마치 숨겨놓은 애인을 만나듯 몰래 눈을 맞추고, 젖을 물리며 키운 둘째 군이 어느덧 자라 두돌 생일을 맞았다. 


아이의 생일은 내게도 역시 기쁜날, 그리고 함께 축하받아야 할 날이기도 하다.

집에서는 직접 만든 음식만을 고집하는 열혈 엄마이지만 오늘만큼은 주방에서 잠시 물러나 평소 가보고 싶었던 '계절밥상'을 찾았다. 

내게도 특별한 날이니까.



70첩 반상을 차려준다는 '계절밥상'을 찾아서


▲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인 계절밥상 가산점 입구. 주말 점심에는 30분 이상 대기해야 한다고. 


맘먹고 나와도 사실, 아이들과의 외식은 고민된다. 고려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음식이 있는지, 아이가 먹어도 좋은 식재료를 쓰는 곳인지, 좀 떠들어도 괜찮은 곳인지, 어린이 의자가 있는지 등의 

다양한 조건을 충족하면서 어른도 만족할 만한 깨끗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음식점이어야 한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키는 곳은 외제 패밀리 레스토랑 뿐~! 엄마 맘에 드는 외식거리는 많지 않다. 

그러던 중 제이유님 블로그에서 본 깨알 정보 하나. 


> 엄마, 밥 잘 챙겨 먹고 다닌다니까 :: 계절밥상을 찾아가다 


테이스티로드에 나온 '70첩 반상'이 있는 한식집.
산지 제철 식재료로 만든, '집밥'과 가장 유사한 건강한 밥상.
게다가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고, 아이들과 함께여도 괜찮을 것 같은 뷔페!


후훗! 아이와 외식, 그것도 생일날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곳이 어디있을까?



겨울 제철 음식, '굴, 매생이, 마'



요즘 6살 딸아이가 원에서 '계절'에 대해 배우는데, 겨울 제철 음식에 대해 답해주느라 쩔쩔 맸던 기억이 있다. 귤, 굴, 방어... 또 뭐가 있더라?

겨울에는 땅이 꽁꽁 얼어 제철 음식이라는 게 별로 없다는 걸로 대충 마무리했는데, 계절밥상 입구에 떡하니 '굴, 매생이, 마'라고 쓰여있다...;

굴은 몰라도 매생이와 마는 구하기 어려운 음식 아닌가?



계절밥상에서는 이런 음식들로 만나볼 수 있다고.



자, 이제 본격적으로 먹어볼까? 


칼륨과 칼슘, 당질이 풍부하다는 마. 특히 피로회복에 좋단다. 

계절밥상에서는 경북 안동산 마로 만든 '마 시금치 무침, 마 우엉 무침'을 맛볼 수 있었는데, 

재밌게도 둘째녀석이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은지 마를 열심히 먹어주었다. 엄마는 이럴때 미소가 절로... ^^



매생이는 완전 무공해 청정해초로 12월 말에서 3월 초가 주 생산시기란다. 

전남 완도산 매생이로 만든 매생이 죽은 부드럽게 넘어가는 식감과 향이 좋았다. 

매생이는 너무 많이 넣으면 미끌하고 끈적해 자칫 거부감이 들 수 있는데, 다음엔 나도 이렇게 한번 끓여봐야 겠다는.




통영산 무 굴밥은 양념장을 곁들여 쓱쓱 비벼먹는 맛이 일품이었다. 

'바다의 우유'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소가 풍부한 굴, 비타민 A와 D가 풍부해서 먹으면 먹을 수록 예뻐진다니(음?) 이건 나만 많이 먹는 걸로.



'겨울 제철 메뉴'는 빨간 눈꽃 마크를 찾으세요~!



가만 보니 계절밥상의 제철 먹거리에는 메뉴에 독특한 표식이 있다. 



바로 빨간 눈꽃마크가 그것~! 

'겨울 제철 신메뉴 출시'라는 글이 쓰여진 이 눈꽃마크만 찾아도, 계절밥상의 주요 보양 먹거리는 모두 찾아 먹을 수 있다는 의미다.



주문 즉시 요리해주는 즉석 조리 코너에서도 제철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찰떡이 들어간 단팥죽을 호호 불어 먹는 맛, 이거야 말로 정말 겨울의 맛이지~



계절밥상 스테디 셀러는?



계절밥상에 가기 전, 검색을 통해 찾아보고 마음에 든 메뉴들이 있다. 

오이, 샐러리, 당근 뿐 아니라 무와 마늘쫑까지도 날것 그대로 먹을 수 있는 스틱 채소. 

평소 채소를 즐겨 먹지만, 겨울이라 좀 멀리했었는데, 듬뿍듬뿍 가져다 먹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인기메뉴라는 쌈밥들. 곁들인 쌈장은 전통방식으로 담은 '유기농 명품장'이라고. 

이건 계절밥상 입구에 마련된 주말장터에서 직접 구매도 가능하단다.




미디엄으로 구워진 쇠고기 구이와 고추장 삼겹살구이, 통 새우구이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콩가루 크림 떡볶이 등을 듬뿍듬뿍 담아 제대로 생일 만찬을 즐겼다. 



사실은 엄마가 더 좋아해! 군것질 퍼레이드



계절밥상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코너라면 단연, 즉석에서 지글지글 구워주는 씨앗 호떡이 아닐까 싶다.



견과류를 이렇게 내 맘대로 듬뿍 올려 먹을 수 있는 호떡이라니, 달콤하고 고소한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계절밥상에서 제공되는 투썸플레이스 커피를 곁들이면 이보다 더 완벽한 디저트가 없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빙수를 만들어 보겠다며 콩가루까지 듬뿍 얹어온 아빠의 팥빙수도 한 입 슬쩍 맛보고,



계절밥상 후식의 꽃이라 불리는 뻥스크림도 만들어봤다. 내가 애정하는 녹차 아이스크림을 터질듯 넣어서. ㅎ



한 입만 맛보겠다며 가져가서는 계속 먹는 딸아이.


진아야... 그거 엄마껀데...;




오늘의 주인공이라며 셔츠에 나비 넥타이까지 세트로 깔맞춤하고 나섰는데, 손목에 삐죽한 내복은 뭐냐며...

먹던 감귤주스는 옷에 질질 흘렸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잘 먹어주어 예쁜 둘째군. 생일이니 기념 촬영도 좀 해주고.



다들 나 같은 생각에서 였을까? 우리 뿐 아니라 다른 테이블에도 아이와 함께인 가족이 많았다.

아이가 좀 투정을 부려도 서로 그러려니 해 주고, 다른 아이가 우리 테이블로 와도 눈 맞추며 인사해주는 그런 훈훈한 분위기.

물론, 다른 손님에게 민폐가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허용해주고 품어주는 분위기가 좋았다.



집으로 가져가는 계절밥상, 계절장터



계절밥상 입구에는 우리 농산물과 농축산 가공식품을 파는 계절장터도 있다. 

계절장터는 한국벤처농업대학과 함께하는 농가상생 브랜드로 완도산 미역, 쌈 다시마, 말린 나물 등을 팔고 있어 식사 후 장까지 봐갈 수 있다. 



주말마다 열리는 주말장터에서는 계절밥상에서 맛본 메뉴를 직접 살 수도 있었는데, 

이번 주 주말장터 주인공은 양평 가을향기 박애경 농장지기님의 유기농 명품장. 

국내 최초 유기농 된장, 간장 품질 인증까지 받았은 곳이라니 엄마의 귀가 솔깃~ 



계절밥상의 아이덴터티인 제철 식재료와 우리 농산물을 모티브로 한 귀여운 명함. 

곳곳에 이런 일러스트들이 그려져 있는데, 친근하고 정이 간다.



가산 W-Mall점에서 식사를 하면 3시간 무료주차!
아이 동반 가족에게 식사와 주차란 바늘과 실같은 존재인데, 무려 3시간 주차라니 감사할 따름~



이렇게 두둑히 생일 만찬을 즐기고, 집에서는 간단히 아이스크림 케익으로 파티를 했다.

뜨거운 불에 혹시라도 가까이 갈까봐 동생을 보호하는 진아의 모습이 정겹고 대견했다. 


우리 아이들, 많이 컸구나~



[Tip] 계절밥상 가산 W-MALL점

* 주소: 서울 금천구 가산동 60-27 W-MALL지하 1층 

* 전화: 02) 2091-0944

* 홈페이지: http://www.seasonstable.co.kr/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easons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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