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여행, 한 해를 정리하며...

눈발이 흩날리는 아침이었다.
눈, 비 소식에 한파주의보, 갑작스런 자동차 접촉사고 까지.
떠나기엔 분명 좋지 않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여행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우여곡절 많았던 올 한 해만큼이나 떠나기 쉽지 않았던 시작.


강원도로 내려오니 오히려 눈이 그쳤다.
설경과 노을의 조화가 아름다운 설악산, 울산바위.


속초에 도착해서는 가볍게 차로 다녀올 수 있는 주변 여행지만 돌아봤다. 아이들, 시댁 어르신과 함께 한 여행이라...

영랑정의 범바위는 여섯 살 아이도 쉽게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낮은 언덕이다. 하지만 설악의 흔들바위를 상상케하는 특이한 바위들을 만날 수 있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영랑호 호반의 모습은 가히 속초 최고의 절경~!


할아버지 앞에서 한껏 포즈를 잡아보는 신난 진아. ^^


바다를 보러 갔으니 동해도 잠깐 둘러봤다. 거센 바람에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유모차 대신 100원에 장만한 시장용 카트에 몸을 실은 정균.


경치구경도 좋지만 내가 생각하는 속초여행의 하일라이트는 속초중앙시장이다. 해돋이 여행객 대목 준비로 좀 들떠보이는 시장풍경.



둥근 쟁반에 가지런히 늘어놓은 물 좋은 제철 해산물, 꾸덕꾸덕 말리면 색이 더 고와지는 말린 생선들이 푸짐하게 쌓여있는 모습은 바닷가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방앗간에 수북이 쌓인 가래떡을 보니 새해가 오는 것이 실감난다.


속초 시장투어의 마지막은 역시나 닭강정 골목.
속초에 올 때마다 긴 줄에 질려 포기하곤 했던 만석닭강정을 시도해 봤다.


과연, 소문에는 이유가 있는듯!

저녁, 시장에서 포장해 온 음식들로 상을 차려 식사를 하는데 남편이 갑자기 뜻 모를 글자들이 빼곡히 적힌 사진 하나를 보여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세 단어를 말해보라며. 그게 새해의 내 운세란다.

나는 '성공, 행복, 행운'을 발견했다. 운세 따위는 믿지 않고, 재미로 보는 운세에 나쁜 의미의 단어는 없었겠지만, 새로 뭔가를 시작하려는 상황에서 작은 위안이 되긴 했다. 즐거워 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니 책임이 느껴지기도 했다.

새해가 머지 않았다.
속초까지 왔으니, 내일 아침엔 조금 추워도 일출을 보러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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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슬그머니 사라졌던 티스토리 모바일 앱 대신 멋진 웹용 모바일 페이지가 새로 생겼다. 대체 언제부터지? 우연히 발견해 속초에서 테스트 포스팅 중. :) 잘 되면 모바일 블로깅 때문에 네이버로 이사가려던 계획은 잠시 보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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