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으로 보는 요즘 근황

2014.05.08 01:54 / 라이프 로그

초고를 탈고했다.


책을 만들어 보는 것이 처음이라 탈고라는 말을 이럴 때도 쓸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약 6개월에 걸쳐 끝까지 완주를 했다.


앞으로 부족한 점 다듬고, 모자란 부분 채우고, 갈 길이 멀다.

그래도 완성도를 높이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완결을 짓는 것이니,
일단 마무리 짓고 숨을 좀 고르려고 한다.


원고를 쓰기 시작했을 때는 분명 시린 손 호호 불며 타이핑 했던 것 같은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5월...
수험생때도 하지 않았던 밤샘을 거의 매일 하고, 세월호 소식으로 계속 디프레스 되어 있었더니
스트레스와 누적피로, 수면부족의 결과가 중이염으로 찾아왔다.
귀가 먹고 눈이 머는 사태가 일어났다. 다행히 푹 자고 나니 눈은 좀 나아졌지만, 

보름 넘게 한쪽 귀가 먹먹한 것이 아무래도 다시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


나이 탓인가...




루틴하게 돌아가는 본업이 따로 있으면서 책도 쓰고 가정도 꾸리는 사람들은 대체 어디에서 그런 초인적인 힘이 나오는 걸까?

마감이 다가올 수록 불안해 하는 나를 대신해 스티브가 전적으로 살림과 육아를 책임졌다.

가끔은 내 먹거리도 책임졌는데, 봄이라고 멍게 비빔밥을 만들거나 주꾸미를 공수해 오기도 했다.

    지나고 보니 새벽 쪽잠 자는 나보다 매일 나 때문에 숨죽였을 가족들이 더 힘들었겠단 생각이 든다.


늘 고맙고, 미안하다.



벚꽃 필 즈음이었던가.. 그런 와중에도 군에 간 동생 면회는 다녀왔다. 
진아가 삼촌에게 보낸다며 위문 편지를 쓰고는 뒷장에 그림을 그렸는데,
삼촌은 저렇게나 크고, 자신은 머리카락이 땅에 닿을 것 같다. 윙크 디테일까지. 점점 섬세해지는 표현력.



며칠 전에는 뜻하지 않은 가방 선물을 받았다. 
가죽공예를 하는 선배가 바빠도 잠깐 나와보라며 불러내더니 상콤한 민트색 쇼퍼백을 놓고 갔다. 

어제는 페북에 카메라 백팩 좀 추천해 달라는 글을 올렸더니 지인께서 마침 안쓰는 가방이 있다며 퀵으로 보내주셨다.
 의인들께 받은 과분한 선물에 몸둘바를 모르다가 나도 좀 베풀고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1월에 구매한 스페인 항공권. 그날이 과연 올까? 싶었는데, 어느덧 일주일 남았다. OTL.

한 달 남짓한 여행을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는 고작 항공권과 렌터카 예약, 그리고 첫 나흘을 보낼 숙소 정도다. (아. 카메라 백팩도 준비됐구나.)

다행히 남편이 먼나라 이웃나라부터 역사서, 에세이 등 각종 스페인 관련 서적, 인터넷 후기 등을 섭렵한 터라 살짝 기대해 보기로 했다. 
루트도 대충 짜 놓은 것 같던데, 입장권 예매도 해야하고, 환전 계획도 세워야 하고, 할 일이 많다. 


나는 오늘부터 벼락 공부를 시작했다.


<사진출처 http://hostalbellalola.com>

첫 나흘을 묵을 숙소. 바르셀로나는 숙박비가 비싸다. 아무리 저렴한 호스텔이라도 네 가족이 머물만한 곳은 최소 15만원 이상 든다.
한 달을 여행하는 우리로서는 감당 못할 수준. 그래도 나름 폭풍 검색 끝에 괜찮은 트리플 룸을 찾아냈다. ▶ Hostal Bella Lola 
다음 도시부터는 숙박비 절감 방안을 강구해야 할 듯.


<사진출처 http://hostalbellalola.com>


세월호의 상처가 여전하고, 계속되는 실망과 좌절 속에 요즘의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우울하고 슬프다. 
이런 시국에 여행이라니, 사실 전혀 흥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10년만에 어렵게 만든 시간이고 기회다.

우리는 떠나야만 하고, 최선을 다해 즐거워야만 한다. 


일주일 남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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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0 / Comments 17

  • Favicon of http://www.walkview.co.kr 워크뷰 2014.05.08 07:23 신고

    평소에 잘 베풀고 사셨으니 복을 받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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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데이 2014.05.08 12:09 신고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앞으로 잘 해보려고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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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nkay 2014.05.08 08:51 신고

    오 드뎌 탈고하셨다니 축하요~!!!
    난 아직도 마무리를ㅠㅜ
    스페인 여행 숙소는 에어 bnb를 이용해보세요
    아이데리고 하는 여행엔 딱이던데~ 이미ㅡ알아보셨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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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4.05.12 03:06 신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민망해요...; 아마도 많이 다듬어야 할듯요 ^^
      에어비앤비 류의 사이트도 적극 알아보고 있어요.
      처음엔 아이가 둘이라 남의 집에 묵는게 눈치보여 좀 꺼려지다가...
      전문임대업자도 있는 것 같아 다시 알아보는 중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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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nanjyou.com 신난제이유 2014.05.08 14:43 신고

    탈고를 축하합니다다다다다다다다+ㅁ+b
    제가 참 격하게 애정합니다. 기다리고 있어요. 그린데이님의 책을.
    제가 꼭 싸인도 받고 리뷰도 쓰겠습니다. ㅋㅋ
    리뷰..제가 좀 못쓰지만, 이제 잘 쓸 수 있..(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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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4.05.12 03:07 신고

      일단, 빛을 볼 수 있을까요? ㅎ
      제이유님의 새 출발도 축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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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ranger 2014.05.09 10:47 신고

    저도 여전히 세월호의 상처가 깊고 뜨겁지만 일상은 그럭저럭 흘러가고 있습니다.

    수고 하셨어요. 말씀대로 완주 자체로도 이미 큰 의미가 있으니
    스페인에서 한 숨 돌리시고 재충천 해 오시기를.

    정작가님 사인회에도 가고 싶은데 때가 맞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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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4.05.12 03:12 신고

      오랜만이에요. 스트레인저님~
      역시... 먼 곳에서도 그렇게 느끼시는 군요.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무기력하고요. 금새 잊힐까 두렵고.
      하필 제가 떠나있는 때 선거기간이라 더 마음이 무겁습니다.
      부재자 투표기간도 여행중이라...
      그래도 숙소 예약하고 당면 과제 해결하다보니 슬슬 떠나는 것이 실감 나긴 합니다.
      애들 컨디션 조절이 관건이네요.

      조만간 들어오시나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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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ranger 2014.05.13 12:51 신고

      그러면 좋으련만 324일 남았습니다. 맨날 카운트다운 ㅋㅋ
      아니, 아니면 조만간 사인회가 있다는 말씀?
      애들뿐만이 아니라 그린데이님도 컨디션 조절 잘 하세요.
      님 컨디션이 곧 애들 컨디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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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rosinhav.tistory.com 로지나 Rosinha 2014.05.12 16:19 신고

    그린데이 님의 스페인 행 이제 정말 며칠 남지 않았네요 :D 완전 기대 되어요. 어떤 루트로 다녀오실지도... (미리 예고 좀 해주세요 ㅎㅎ)
    저는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을 포기하고 북동부 쪽으로 루트를 잡았어요. 바르셀로나를 더 많이 보고 싶기도 하고.. 효율적인 동선을 고려해서;
    물론 10월 출발이라 중간에 몇 번 바뀔 것 같긴 합니다만 ㅎㅎ..

    온 가족 스페인 여행, 응원하겠습니다. 부디 무탈히 잘 다녀오시길 바라며~!
    ps. 초고 탈고도 정말 축하드립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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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4.05.15 18:57 신고

      북동부 기대됩니다.~! 전 너무 정신없이 떠나는 것 아닌가 싶기도.. ^^
      막상 떠나면 재미있으리라 (즐거워야만 합니다) 믿어보렵니다!
      잘 다녀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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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lucki.kr 토종감자 2014.05.13 14:46 신고

    우와! 초고 끝났군요. 정말 기대 됩니다. 이러면 부담되시겠지만, 되는 기대를 억누를 순 없어요. 친구들 생일 선물은 앞으로 그린데이님 책으로만. ㅎㅎㅎ
    스페인 여행도 일주일 앞으로왔군요. 오, 드디어... 또 얼마나 멋진 곳들을 보고 오실지 ^^ 저 요즘 스페인어 배워서 급 관심? ㅋㅋ
    온가족이 다 멋지고 즐거운 시간 보내고 오시길 바래요.
    다녀 오셔서 시원한 맥주한잔 놓고, 수다도 기대해 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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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4.05.15 18:58 신고

      ㅎㅎㅎ 아이가 있는 친구들에게만?! ^^;;
      부끄럽지 않게 완성해야하는데, 걱정이 많아요~
      스페인어 배우신다니... 대체 몇개국어를 하시는 건가요?!
      저도 미리 좀 배워뒀어야 했는데. 뒤늦은 후회. ㅠㅠ
      다녀와서 꼭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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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헌맘 2014.05.14 18:40 신고

    와우 또떠나시는거예요??완전부러워요 저두다음여행지는남편과단둘이스페인가고싶어서공부시작했는데..생생하고자세한후기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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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4.05.15 18:59 신고

      문헌맘님~!!! 와~ 멋지세요. 도움될 수 있도록 정보 꾹꾹 눌러 담아와야겠네요. ^^
      진아도 아직 문헌이 이야기 해요. 동생에게 설명하기도 하고.
      함께 어딘가 가면 아주 재밌을 것 같은 생각이~
      에니웨이!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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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숑숑 2014.05.15 20:30 신고

    탈고 진짜진짜 축하드려요!!!! 정말 그 후련함이란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죠. ㅎㅎ
    그린데이님의 글을 아주 좋아하는 1인으로서 어떤 책이 나올지 벌써부터 넘넘 궁금해집니다. ^^
    스페인 여행도, 멋진 책 출간도 미리미리 다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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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4.06.15 23:27 신고

      아.. 잠시 잊고 있었는데... ^^ 다시 열심히 일해야 할 시점이군요.
      탈고가 끝이 아닌데 말이죠~ 베스트셀러 작가 숑숑님의 응원을 받았으니
      힘내야겠어요~!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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