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들의 세계여행, 그들은 왜?' TV를 보며 우리를 떠올리다

2015.02.26 07:30 / 라이프 로그

나는 TV를 잘 안보는 편이다. 의도적으로 피한다기 보다는 계속 보지 않다보니 안보게 되었다. (음?)
예전에는 'EBS 세계 테마기행'이나 'KBS 걸어서 세계 속으로' 같은 대리만족 여행 프로를 즐겨봤는데, 요즘에는 그마저도 보지 않는다. 가끔 이슈가 되는 '꽃할배'나 '삼시세끼'같은 프로그램은 인터넷으로 찾아 보고, 공중파는 가족들이 틀어놓은 '아빠! 어디가' 같은 예능 프로를 곁눈으로 볼 뿐이다. (모아놓고 보니 꽃할배나 삼시 세끼나 아빠 어디가나 다 여행이라는 공통 분모가...) 


그런 내가 모처럼 관심있게 본 TV 프로가 있으니 SBS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뉴스토리(NEWSTORY)'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오후 9시라는 황금시간대에 편성한 것도 놀라웠지만, 15분 정도의 지겹지 않은 길이로 편집된 세 꼭지의 이야기가 모두 흥미로웠다. 사실 처음 한 꼭지를 보고난 후에 아이를 재워야 해서 나머지는 기억해 두었다가 다시보기로 돌려봤다. 그중 한꼭지인 후스토리(WHO STORY)를 소개해 볼까 한다. 바로 세계여행을 신혼여행으로 떠나는 요즘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못 보신 분들은 아래 플레이 버튼을 누르시길~! 

상황은 좀 다르지만, 눈 앞에 둔 재취업의 기회를 포기한 나와 한창 벌어야 할 시기에 육아휴직을 한 스티브, 아이의 취학 전에 함께 몇 번의 장기 여행을 선택한 우리 가족의 이야기와 닮아있어 정말 초집중하고 봤다. 내용중 정말 비슷했던 부분은 부모님께서 많이 걱정을 하셨다는 것. 우리는 딸린 식구들이 있어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처음 1년의 '안식년'을 선포했을 때 친정 부모님께서는 말씀을 잃으셨고, 시부모님께서는 '그래도 아이들 키우려면 저축을 해야하는데..'라는 걱정어린 말씀을 반복하셨다. 영상 속 부모님들처럼 원망할까 말릴 수도 없고, 이해한다고 해도 찬성할 수 없으셨을 듯.  


맞다. 여행은 여행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철없이 굴지 말고, 남들처럼 직장 생활에 충실하고 아이들 잘 키우면서 한푼한푼 모아 잘 살았으면 하는게 우리 부모님의 바람일 거다. 그래도 난 '앞으로 함께 살아갈 긴 시간을 위한 긴 도약'이라는 어느 부부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막상 꿈처럼 생각했던 1년이 지나고 보니 표면적으로는 맞벌이를 하며 벌어놓은 얼마간의 돈도 다 썼고, 벌지 못한 기회비용까지 따지면 금전적으로 막심한 손해였다. 외벌이이자 가장인 스티브의 진급도 늦어져 앞으로 우리는 다른 진로를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이 서로 소원해지기 시작한 시기, 결혼 10주년 즈음 하여 함께 보낸 긴 시간과 쌓아둔 추억은 앞으로 함께 할 더 많은 날들을 위한 비옥한 거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함께 보낸 시간의 힘. 그게 바로 가장 강력한 우리의 무기이다. 



▲ 기존에 가지고 있는 것들을 포기하고 떠날 수 있는 사람은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가 분명하게 있기 때문이라는 심리학자의 의견. 




▲ 돈이 많든 적든 관계없이 경험적인 것에 가치를 두는 소비 패턴으로 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소비자학과 교수의 이야기.
   그렇다. 결코 돈이 많아 떠나는 게 아니다!!




 오랜만에 TV 보고 감동받아 중얼대며 지난 여행 사진들을 들춰봤다. 스페인 론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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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0 / Comments 12

  • 이근아 2015.02.26 08:50 신고

    선배님 굿모닝입니다!! 발권을 해놓고..친정엄마는 사실을 아시고 눈도 안마주치고(못마땅하여 ㅎㅎ), 몇몇 지인은 "왜 거기까지? 애들과 남편도 없이?" 이런 반응에 뭔가 더 확실한 목표가 있어야 하는건가..고민을 엄청 많이 하고 있는중 이런 포스팅은 다소 위안이 되네요^^좀 더 큰 확신을 얻고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오전에 도서관을 찾을 예정이기도 합니다. 선배님 책은 소장을 하려구요~!!^^여튼 재미있는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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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5.02.28 08:59 신고

      ㅎㅎ 눈 못마주치시는 심정 저도 이해할듯.
      영상에 보면 PT장표를 만든 부부가 있는데, 후배님도 그렇게 설득을 한번 해보시면 어떨까요? (애도 둘이나 낳은 어른이 굳이 그렇게 해야할까 싶지만... 그래도 불안해 하시는 부모님께 보여드리면 도움이 될 것 같긴 해요. 내 생각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고.)
      도서관에서는 무슨 책을 보셨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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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walkview.co.kr 워크뷰 2015.03.02 05:11 신고

    신혼여행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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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5.03.09 09:42 신고

      ^^ 가장 맘 편히 여행할 수 있는 시기인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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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아 2015.03.02 21:53 신고

    오늘 큰아이 입학식 잘 하셨죠? 전...막 찡하더라구요~~^^여행은...머 가는거죠 ㅎㅎ 빠리에서 남프랑스로 이동하는 국내 항공권과 첫 숙박지도 결재했답니다..책은 몇 권 빌려왔는데, 그 중 유럽 작은 마을 여행기가 제일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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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5.03.09 09:43 신고

      항공과 숙소를 정하셨으니 이제 반은 끝내셨네요!
      아. 부러워요~!
      (정말 정신없는 한 주가 갔네요. 이번 주는 좀 적응할 수 있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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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ophism-travel.tistory.com 무념이 2015.03.03 19:45 신고

    아~ 정말 티비속의 부부들도 그린데이님 가족도 모두 행복해 보여요~
    저도 얼른 아이들과 더 긴 여행을 하고 싶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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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5.03.09 09:44 신고

      무념이님은 아직 앞날이 창창...~! 화이팅~
      아이 입학시키고 나니 움직이기가 쉽지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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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지나 2015.03.04 00:31 신고

    한번 사는 인생 하고싶은 일 다 하고 즐겁게 살다 가야겠단 마인드로 지내고 있는 요즘, 왠지 모를 동지애가 느껴지는 글이네요 ㅎㅎ
    그린데이 님, 잘 지내고 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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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5.03.09 09:45 신고

      그쵸. 로지나님의 새로운 면을 보고 있어요.
      이런 분이셨나? 하는 생각이... (긍정적인 면으로)
      봄에 한강 번개 한번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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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18 09:31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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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5.12.22 10:54 신고

      앗. 걸어서 세계속으로에 론다가 나왔나요? ^^
      놓쳐서 무척 아쉬운데, 다시보기로 아이들과 봐야겠어요.
      중간을 걷는다...는게 직장을 다니며 여행을 아닌 것이 아닌,
      여행이 일상이 되는 것이군요. ㅋ 링크해주신 페북 페이지 좋아요 누르고
      구독했습니다~ 와.. 친구분 대단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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