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찾아서, 제천 단양 주말 꽃여행

벼르던 봄 여행을 다녀왔다. 벚꽃 봉우리가 맺힐 즈음부터 지난 봄꽃 사진들을 뒤적이며 원고와 씨름을 했던 터라, 간절히 떠나고 싶던 어느 날이었다. 때맞춰 일기예보도 전에 없던 맑고 따뜻한 날씨를 알렸다. 한 가지 변수라면 요즘 야근과 주말 출근을 계속하고 있는 스티브가 시간을 내기 어려웠던 것. 예약한 숙소를 취소했다가 다시 예약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약속했던 날씨에 함께하고 싶었던 지인 가족과 떠날 수 있었다.



목적지는 벚꽃 축제가 시작되는 충북 제천. 매년 이맘때면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는다고 들었는데, 금요일 오후라 그런지 서울을 벗어나니 생각보다 한산했다. 역시 명성대로 청풍호반을 따라 벚나무가 길게 늘어서 벚꽃시즌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라고 할만 하다. 그런데, 벚나무가 이렇게 많았나...? 벌초 시즌에 몇 번 스티브를 따라 나섰던 적이 있어 익숙한 곳인데 벚꽃이 만개하니 전혀 새롭다. 언덕 아래로 층층이 만개한 벚꽃이 마치 꽃구름이 떠다니는 것 같았다. 



이 길의 묘미는 벚꽃 길 사이로 슬쩍슬쩍 청풍호를 만나는 것.



벚꽃 축제가 열리는 마을이 따로 있다길래, 물어물어 어렵게 주차를 하고 들어섰다. 좁은 길 양옆에 아름드리 벚나무와 청사초롱까지는 정말 아름다웠는데...이건 웬 풍물장터? 악세서리부터 터키아이스크림까지, 여기에 비하면 여의도 노점상은 애교 수준이었다. 최소한 샛초록 비닐 천막만큼은 걷어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그래도 아이들은 기웃기웃 신이 났다. 뻥튀기 기계가 신기한지 한참을 서서 보다가, 결국 한 봉지를 사게되었다. 



따끈해서 더욱 바삭하고 맛난 잡곡 뻥튀기. 너무 맛난 나머지 많이 먹어서 밥 먹이기 어려웠던 건 함정. ㅎㅎ



단양에 있는 숙소까지는 한 시간 남짓 걸렸다. 오랜만에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 먹고, 통나무집에서 꿀잠을~



내가 무척 애정하는 소선암 자연휴양림. 서울에서 좀 거리가 멀긴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산과 계곡을 즐길 수 있고, 무엇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적해 좋다. 깨끗하고 널찍하고 나름 저렴한(!) 통나무집은 예약이 어렵지 않고 주요 관광지에서도 가깝다. 당장 뒤로는 두악산 등산로가 있고, 차로 3분 거리에 물 맑은 계곡이 있는 소선암 공원, 조금 더 가면 소선암 오토캠핑장이 있다. 단양 팔경이라 불리는 도담산봉, 사인암,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등도 아주 가깝다. 주변에 편의시설이 거의 없고, 심지어 구멍가게 하나 없을 정도로 외진 것이 흠이지만, 먹거리 잔뜩 쟁여 그야말로 쉬어가는 것. 또는 단양시장에서 산 마늘순대 등 지역 특산품으로 한 상 벌리는 것도 이런 여행의 재미 아니겠는가.   





이번에는 아이들이 일찍 일어난 김에 통나무집 뒤편의 두악산을 등반해보기로 했다. 두악산은 해발 700m급 산으로 소선암 자연휴양림에서는 400m정도 더 올라가면 정상을 만날 수 있다. 정상에서는 금수산, 소백산, 황장산, 월악산이 눈에 들어 오며 충주호가 발아래 보인다고 하는데, 우리는 가볍게 100m만 올라보는 걸로~



"잎이 뾰족한 것을 보니 솔이끼네"

"나이테가 두껍고 밝은 부분은 양분이 많은 봄에 생긴거고, 좁고 진한은 부분은 가을에 생기는 거래."   

"주변에 도토리 나무가 없는데, 여기 도토리가 이렇게 많은 걸 보니 다람쥐가 근처에 살고 있나봐."


어른과 아이들이 가진 지식을 총 동원해 탐정놀이를 한다.



마른 솔잎 사이로는 삐죽이 쑥과 딸기 잎이 고개를 내밀고, 그 위로 사뿐히 나비가 날아든다. 



제철 맞은 진달래도 곳곳에 활짝~!



오후에는 짐을 싸, 몇해 전 여름 캠핑을 했던 소선암 공원으로 소풍을 떠났다. 아직 개장 전이라 아무도 없는 공원은 그야말로 우리의 전용 놀이터였다. 여름에는 원래 이런 곳 >> 가족 첫 캠핑, 단양 소선암 공원캠핑장



오랜만에 해먹도 타고, 비누방울도 불고,



냉이도 캐고,



낚시하는 사람들 틈에서 물수제비를 뜨겠다며(OMG --;) 구경도 하다가,



배가 고파지면 아빠의 호떡을~!!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호떡장사를 해봤다는 지인이 제대로 실력발휘를 한 진달래 호떡.  

아침에 등산하며 딴 진달래를 살짝 붙여봤는데, 너무 예뻐서 정말 먹기 아까웠다는...  



하지만 굽는 데 30분, 먹는 건 3분?! ^^





달달한 호떡먹고, 스무고개하며 한껏 기분 좋은 아이들.



뭐하고 놀지? 걱정할 것 없다. 동갑내기 친구가 있고, 자연이 아이들의 놀잇감이니. 

모처럼 맑고 따뜻했던 날씨에, 제대로 힐링할 수 있었던 봄 나들이~

이런 곳이 조금만 더 가까이 있어도 좋으련만...


[여행 Tip] 소선암 자연휴양림

위치: 충분 단양군 단성면 대장2길 15

전화: (043) 422-7839

인터넷 예약: http://sof.cbhuyang.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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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6)

  • 2015.04.14 22:04

    비밀댓글입니다

    • 2015.04.15 05:59 신고

      가족 나들이 장소로 강추! 특히 여름에 최고!
      ㅎㅎㅎ 진아의 머릿결은 엄마꺼... --; 숱이 적은게 흠.

  • 2015.04.20 03:11 신고

    굽는데 30분 먹는데 3분^^
    이것 또한 재미 아닐까요^^

  • 2015.04.20 17:23 신고

    이런 곳도 있군요. 한적해서 참 좋은데요..
    인근 벚꽃이 벌써 다 져서, 벌써 한 해가 지나버린 듯한 아쉬움이 듭니다.
    볼 장 다 본 느낌이랄까요. ㅋ

    • 2015.05.11 10:39 신고

      너무 좋죠~ 새로운 곳도 좋지만, 이렇게 시간이 느리게 가는 아지트 하나쯤 만들어 두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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