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물가 비교, 1만 원으로 한 끼 먹기

여행지 물가를 가장 쉽게 아는 방법은 무엇일까? 숙박비? 택시요금? 

일반적으로 우리는 여행지에 처음 도착해 먹는 음식에서 가장 민감하게 현지 물가를 느낀다. 오죽하면 '빅맥지수(Big Mac Index)'라는 것이 생겼을까? 전 세계 어디서나 똑같은 조리법으로 만드는 맥도널드의 '빅맥(Big Mac)'버거는 같은 크기, 같은 맛을 내지만, 가격이 다르다. 각 지역의 물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4,600원 하는 햄버거는 스위스에서는 9,200원으로 정확히 두 배 차이가 난다. 스위스는 한국보다 물가가 두 배 정도 비싸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햄버거 말고, 실제 현지 음식의 한 끼 가격은 어떻게 될까? 

물론 관광객과 현지인의 물가가 다르고, 음식도 한 끼에 수십만 원씩 하는 코스요리에서 길거리 국수까지 다양하다. 여름 휴가를 앞둔 우리는 일생일대의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니 기준은 혼자 여행자가 유명 여행지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추천 음식으로 정했다. 비용 상한선은 한국에서 부담 없이, 때로는 조금 거하게 밥 한끼를 먹을 수 있는 1만원으로 정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이 돈으로 어떻게 여행자의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지 살펴봤다. 


▲ 여행자의 해방구, 방콕 카오산 로드



1만 원으로 여행지의 대표 음식 한 끼 먹기


서울, 홍대 앞 분식집


▲ 대표적인 한국음식, 불고기


불고기 뚝배기 5,500 + 떡볶이 3,000 + 콜라 1,500

얼마 전 한 외국인이 한국의 매력을 '다채롭고 맛있는 음식'이라고 소개한 글을 본 적이 있다. 심지어 그 음식은 저렴하고, 모두 한곳에서 맛볼 수 있다고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름에도 Heaven이 들어간다고. 우리가 저렴하게 한 끼 때우는 식당이 '한국의 매력'이라고 소개된 건 좀 충격이었다. 하지만 요즘 홍대앞 분식집에서는 식사하는 외국인을 발견하는 게 어렵지 않다. 이곳에서 만 원이면 한국의 대표 음식인 불고기 뚝배기와 떡볶이, 시원한 콜라까지 즐길 수 있다. 사실, 홍대 앞에서 만원이면 이보다 훨씬 훌륭한 음식도 먹을 수 있다.  

 


오사카, 키지


▲ 오사카에서는 오코노미야키와 생맥주를


오코노미야키 660엔 + 선토리 생맥주 480엔

물가가 비싸기로 소문난 일본이지만, 계속되는 엔저 현상으로 우리 돈 만 원이면 꽤 괜찮은 식사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저가항공사가 많아 부쩍 한국 관광객이 많아진 오사카에서는 지역 명물인 오코노미야키를 맛봐야 한다. 우메다 스카이 빌딩 지하에 있는 '키지'는 오사카에서도 손꼽히는 오코노미야키 맛집. 신선한 양배추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오코노미야키에 생맥주 한잔을 곁들여 마시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식사 후 이 빌딩 40층에 있는 '공중정원'에서 오사카의 야경을 보는 것도 추천한다. 



방콕, 카오산로드 노점


▲ 여행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카오산로드 길거리 팟타이


팟타이 30밧 + 꼬치구이 2개 40밧 + 수박 주스 30밧 = 약 3,000원

방콕에서는 여행자의 해방구라 불리는 카오산 로드에 가보자. 길게 늘어선 먹거리 노점에서는 꼬치구이, 바나나구이, 코코넛 풀빵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센 불에 쌀국수를 휘리릭 볶아 땅콩가루와 설탕을 얹어 내는 팟타이는 많은 여행자의 로망~! 종이 접시에 담긴 팟타이 한 그릇과 즉석에서 갈아내는 수박 주스는 적은 돈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한 끼 식사다. 태국 음식은 기본적으로 양이 적으니 여러 가지 음식을 조금씩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남는 돈으로는 길거리 마사지를 받거나 (타이 마사지는 시간당 200밧 - 약 7,000원) 이곳에서 핫한 코끼리 문양의 냉장고 바지를 사보는 것을 추천한다. 



샌프란시스코, 인앤아웃


▲ 캘리포니아 햄버거의 지존, 인앤아웃 버거


더블더블 버거 세트 6.70달러 + tax 0.83달러

햄버거의 나라, 미국. 부동의 1위는 맥도널드이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상황이 좀 다르다. '인앤아웃(IN-N-OUT)'이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네바다, 유타, 애리조나 등 미 서부권에서 맥도널드보다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인앤아웃 체인. 신선한 채소와 고기를 사용해 햄버거의 맛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이곳에서는 햄버거 패티 두 장을 포갠 더블더블 버거를 맛봐야 한다. 생감자를 그대로 튀겨낸 프렌치 프라이와 음료까지 더한 더블더블 버거 세트의 가격은 6.70달러. 세금까지 9,000 원 정도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


▲ 바르셀로나의 재래시장, 보케리아 시장


여러가지 타파스 + 맥주(1~2유로) = 8유로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내에서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음식을 조금씩 담아 한 두 입 크기로 내는 '타파스(Tapas)'라는 음식이 있어 적은 돈으로도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에 얼마나 다양한 타파가 있는지는 람블라 거리의 재래시장인 보케리아 시장에 가면 알 수 있다. 작은 빵에 고기와 절인 채소를 얹거나 새우를 줄줄이 꿰어 꼬치로 고정 핀초(Pincho), 오징어 튀김인 깔라마리, 주먹만 한 접시에 담긴 빠예야 등은 대부분 1~3유로 선. 여기에 과일주스나 맥주 한 병이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생각만 해도 즐거운 해외 먹방 투어~! 

본격적인 휴가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가볍게 여행지의 물가를 비교해보며 즐거운 여름 휴가를 계획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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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자유광장(http://www.freedomsquare.co.kr)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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