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자. Your point of view 캠페인

연휴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금요일이네요. 요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동갑내기 남편과 사소한 일로 티격태격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경청'과 '동조'를 원하는 제게 '해결안'을 주려는 남편이 가끔 밉기도 하지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니 어렵지만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겠죠.^^

'다름'하면 생각나는 광고가 있습니다. 해외 공항에서 가끔 보이는 HSBC의 Your point of view 시리즈입니다. The world's local bank. 한국어 버전으로는 '나를 위한 세계적인 은행'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HSBC는 세계 여러 나라의 환경, 문화의 다름에서 오는 차이를 인정하자는 캠페인을 벌이며 세계인의 다양한 관점을 광고에 담고 있습니다.

문신을 보는 두 개의 시선. Trendy & Traditional (출처: yourpointofview.com)

이 캠페인은 몇 년 전 yourpointofview.com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진행됐는데요. 
상단에는 'What the world is thinking about (        )?' 라는 토픽이 담긴 질문이 뜨고, 클릭하면 주제에 대해 방문자가 자신의 의견을 투표할 수 있는 서베이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투표를 하면, 결과가 바로 세계지도, 내가 설정한 나라에 반영돼 수치(%)로 보입니다.

제가 눈여겨 본 콘텐츠는 'What the world is thinking about Tatoo?' 였습니다. 제 몸에도 작은 도마뱀 하나가 살고 있기 때문에 좀 관심있게 봤는데요. 의견을 투표한 사람 중 젊거나, 젊어 보이기를 원하는 69%의 사람들이 문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남미권 문화를 가진 생각과 표현이 자유로운 멕시코에서는 27% 정도만 문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고, 반대로 한국인들은 대부분이 부정적이었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문신을 '패션'의 일부로 인식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문신은 조폭이나 군 생활 기피자들만 하던 불량하고 혐오스러운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문신 자체가 '불법 의료행위'로 치부되며 문신작가가 구속되는 등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기도 했었죠. 한동안 대학생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학로에서 문신 시술 합법화를 위한 퍼포먼스도 하고 그랬습니다.

yourpointofview.com의 설문사이트 메인화면.  (old version)

설문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결과 화면 전면에 보여주고, 블로그에 관련 글을 게재합니다.

야생동물, 음식, 예술, 사람의 감정과 같은 다양한 주제에 대한 different point of view를 볼 수 있었던 이 캠페인에는 HSBC가 '세계 각지의 문화적 차이를 존중하고 그들의 가치를 알아주는 회사'라는 기업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TV, 잡지광고 등과 함께 진행되던 캠페인은 현재까지도 동일한 컨셉으로 진행 중인데, 안타깝게도 설문 사이트, 블로그 등은 사라지고 지난 광고를 모아놓은 페이지만 덩그러니 남았네요. Data를 계속 쌓았다면 좀 더 신뢰성 있고 지속적으로 이슈를 일으킬 수 있는 재미있는 브랜드캠페인 사이트가 됐을 텐데 개인적으로 좀 아쉽습니다. 

그래도 한가지의 테마를 가지고 수년, 수십 년간 꾸준한 캠페인을 벌이며 브랜드 identity를 확고하게 가져가는 기업의 뚝심은 본받을 만 한 것 같습니다. 최근 광고 몇 개 더 소개합니다. 

올드카가 어떤 이에게는 자유, 어떤 이에게는 지위의 상징, 어떤 이에게는 오염원이 됩니다.

'의무'도 어떤 이에게는 공을 잘 차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분리수거를 잘 하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물고기가 죽지 않게 잘 Care하는 것이겠죠.   

어버이날인 오늘 우리의 의무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어 드리는 것 같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소원해 지지는 않았는지... 서로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좀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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