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니안 여행, 가장 아름다웠던 타가비치(Taga Beach)

'정글의 법칙 in 북마리아나' 티니안 희망생존 2일차 편에 나온 사이판의 이웃 섬, 티니안을 보고 문득 떠오른 곳이 있다. 1년 전 즈음 이곳을 찾았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타가 비치(Taga Beach)'다. 


이런 곳이 실제로 존재할까? 직접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던 타가 비치. 비현실적인 에머랄드 색 물빛을 보며 그저 사진만 찍던 그날, 정말 아쉬웠다. (갈아입을 옷만 있었다면...!) 아이들을 두고 혼자 떠났던 여행이라 원주민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봤던 그날, 그 해변이 더욱 여운으로 남았는지 모르겠다. 


▲ 첫눈에 반해버린 타가비치 전경


티니안 섬은 사이판 본섬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10분 남짓 지나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거리는 4Km 정도로 멀지 않지만, 조류가 센 편이라 배 보다 비행기로 다닌다. 공항 계류장을 걸어 6인승 경비행기에 타고 계기판이 한눈에 보이는 파일럿 뒷자리에 앉아 하늘을 날아보는 경험도 신기하고, 그처럼 가까운 거리에 '정글의 법칙'을 찍을만큼 깨끗한 원시 자연이 있다는 건 더욱 신기하다. 



작은 해변이지만, 아름다운 풍광 때문에 많은 티니안 주민들이 이곳에서 피크닉이나 바베큐를 하며 휴일을 보낸다고. 



마침 주말이라 차모로족 원주민 아이들이 절벽 다이빙을 하며 노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절벽 아래 작은 모래사장이 있는 타가비치는 원주민 아이들이 수영하러 자주 오는 곳이라고 했다. 



모래사장 외에도 평평하고 나지막한 바위가 있어 아이들이 다이빙하며 놀기 좋아 보였다. 

모처럼 맘먹고 떠난 친구들과의 여행이었지만, 이런 풍경을 보니 집에 두고 온 아이들이 생각났다.



아이들 노는 곳이라고 얕보진 말자. 해변 근처는 얕아도 조금만 나가면 깊이가 꽤 있다.
그러나 아주 어린 아이들도 잘 노는 것을 보면 역시 물은 접할 수록 친해지는 듯?! 



아이들이 뛰어드는 다이빙대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수영 잘하는 언니는 가장 높은 절벽에서 뛰고, 



그 아래에서 보란듯 구명조끼 입은 동생도 뛰고,



과연 나도 여기서 뛸 수 있을까? 

막상 다이빙 대 앞에 서보니 겁부터 나더란.



투명하지만, 파스텔 톤 푸른 빛으로 점점 짙어지는 바다.

그 너머 배가 한척 등장했다. 




아하, 낚시갔던 부모님이셨구나.

용감하게 배가 있는 깊은 바다까지 헤엄쳐 가는 아이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살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할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 한번 포스팅 해야지 생각만 하다가 정글의 법칙을 계기로 티니안 사진을 다시 찾아봤다. 

정법 촬영 시기가 북마리아나 제도 일대를 강타했던 초특급 태풍 '위투'가 지나간 직후(10월 말)라 말이 좀 있었던 모양이다. 찾아보니 12월 중순 이후, 최근인 크리스마스에도 티니안 여행을 다녀왔다는 글이 보이는 것을 보니 요즘 상황은 좀 괜찮은 듯. 사진 속 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하고, 하늘도 더욱 맑아보였다.  

빨리 피해가 복구돼 예전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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