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가족여행을 준비하며...

이해인 수녀가 유학시절 어머니께 받았다는 편지를 보면 이런 대목이 있다.
"나 어린 시절에 누구를 막론하고 환갑이라면 인생은 고비로 접어들어 마지막이라 싶었는데 꿈결같이 돌아온 오늘 나의 61번째 생일을 맞고 보니, 한평생이 짧아 허전한 마음을 금치 못해요." (출처: 이해인 수녀의 사모곡 '엄마'/ 샘터사)

요즘은 '인생은 60부터', '제3의 인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높아졌으니 환갑이 한평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장성한 자식들을 떠나보내고 맞는 엄마의 생신, 그 외롭고 허전한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스티브와 나는 올해 61번째 생신을 맞는 친정엄마, 그리고 작년 이맘때 환갑이셨지만 몸푼 지 얼마 안된 딸내미 뒷치다꺼리 하느라 정신없어 생신을 지나쳐버린 아부지를 위해 짧은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발리로 떠나는 비행기에서 단란한 한때~

그동안의 여행 스타일이 항공권만 끊어놓고 모든 걸 여행지에서 현지식으로 해결하는 '배낭형 프리 스타일'이었다면 이번 여행은 여행지 선정부터 항공권, 호텔, 교통, 여행코스까지 미리 알아보고 예약한 '트렁크형 준 패키지 스타일'. 

사실 모든 경우의 수를 꼼꼼하게 검토하며 일정 하나하나를 부모님과 사전에 협의하고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부담스럽고 살짝 성가시기도 해 시중 여행사 패키지 상품에 눈을 돌려보기도 했지만, 함께 계획한 코스로 여행하며 즐거워하실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리니 흐뭇함에 이내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렇게 결정한 이번 여행 컨셉은 '로맨틱 휴양형 가족여행!' 일주일도 안 되는 짧은 일정을 고려해 장소는 비교적 가까우면서 샐러리맨인 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멋진 해변과 각종 고급 서비스, 적당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선정했다.

발리에서 1시간 반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램봉안섬 해안에 떠있는 작은 배들

발리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고~ 앞으로는 그간 몇 번의 발리 여행에서 얻은 경험과 이번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며 새롭게 알게 된 유용한 정보들을 하나씩 올려보고자 한다. (한 달 넘게 포스팅을 쉬어서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포스팅이 될 수 있을지 좀 의심스럽지만... ㅎ)

몇 년 전 사진. 역시 '배낭형 프리스타일 여행'으로 2주간 떠났던 발리 + 길리 뜨라왕안 ('길리'는 섬이란 뜻).
가운데 보이는 로맨틱한 작은 케잌은 우연히 찾은 레스토랑에서 받은 뜻하지 않은 선물. (신혼여행 중임을 얘기했더니 잘생긴 젊은 총각이 이렇게 멋진...) 이번 가족여행이 부모님께도 re-honeymoon 같은 느낌이었기를 바라본다.

댓글(28)

  • 2009.09.02 15:23

    휴가기간에 발리에 다녀오셨군요. 사랑하는 가족과의 한때 즐겁고 행복해 보입니다. ^^
    시간의 흐름은 한때 이지만 기억속의 추억은 영원하겠죠?

    즐겁고 건강한 9월 되시길 바랄께요~

    • 2009.09.02 21:54

      오랫만의 포스팅인데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까운데라도 자주 모시고 가야겠다는 생각 가끔 하는데, 실행이 잘 안되더라구요.

      TV는 사셨나요? ^^;;

    • 2009.09.02 22:51

      퇴근길 동네에 위치한 가전매장에 들려 가격차이가 별로 안나면 바로 지르려 했는데 생각보다 꽤 차이가 나 집에와서 온라인으로 구매를 했습니다.

      매장에서 그러는데 제품이 인기가 많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린다고 하더라구요. 덕분에 한 2주는 기다려야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 2009.09.03 09:49

    와...착한 따님...ㅠㅠ 전 언제쯤 착한아들이될지...;;

    • 2009.09.07 12:51

      ㅎㅎ 작은 관심이 중요한거죠.~
      노래자랑은 성황리에 마치신것 같은데, 축하드려요~!
      실황영상 기대합니다.

  • 2009.09.03 16:33

    발리 못 가봤는데.... 저도 착실히 돈모아서 ㅋ 부모님 모시고 가봐야겠네요.. 나중에 문의 드릴께요 ㅋ

    • 2009.09.07 12:53

      현재도 찰이님은 착실한 아드님이신 듯.
      발리, 부모님 모시고 가기에 좋더군요.
      조금만 더 안전하면 정말 좋을텐데요..

  • 2009.09.03 18:54

    이야.. 재미난 여행이 되셨나봐요 ^^
    부럽다.. 난 언제.. T.T

    • 2009.09.07 12:57

      학주니님도 지금부터 계획을 세우시면~ ^^

  • 2009.09.04 12:51

    우와~ 멋진걸요^^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여행이라...저도 나중에 꼭한번 해야겠어여ㅋㅋ
    멋진 사진 계속 보여주실거죠?ㅎㅎㅎ

    • 2009.09.07 12:59

      나중에 bong님이 참고하실 수 있는 정보를 정리해봐야겠네요.~^^

  • 2009.09.04 14:01 신고

    가족여행 참 부럽네요~
    멋진 여행사진과 포스팅 아주 기대가득이어요 ^^

    • 2009.09.07 13:03

      '바다안'이란 닉네임이야말로 여행을 부르는 이름인데요~
      조만간 기회를 만드실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기대는 살짝 부담스럽지만 얼른 정리해 볼께요 ^^;

  • 2009.09.04 14:49 신고

    와~~~ 더 많은 사진을 보여주세욧!!! ㅎㅎ

    • 2009.09.07 13:04

      ^^; 요즘 마티즈에 푹 빠져계시는 듯.
      제 첫차가 마티즈 1이었는데...
      그 시절이 그리워요~

  • 2009.09.04 22:32 신고

    오 효녀시군요...*.*.

    • 2009.09.07 13:06

      다들 하시는건데요...뭐~
      이번 여행에서는 부모님 사진을 많이 담아오고 싶었는데
      돌아와서 보니 생각보다 잘나온 사진이 없어 속상했어요..;

  • 2009.09.07 15:40 신고

    와우 잘다녀오셨죠?
    글은 지난주에 봤었는데 이제서야 댓글을..

    힘찬 한주 시작하세요.

    • 2009.09.22 08:33 신고

      댓글은 오래전에 봤었는데, 이제서야 답글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시앙라이님~ ^^;;
      시앙라이님 블로그에서 가을이 느껴지네요~

  • 2009.09.10 09:42 신고

    저도 지난주에 봤는데 댓글을 이제서야..
    가족 여행 준비도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았어요 ^^
    쿠테타의 별들과 파도소리가 생각이 나네요

  • 2009.09.21 17:15

    와 발리...바다가 정말 예쁘네요. 가족과 해외나가는 일이 쉬운게 아닌데! 대단하신데요~ㅋ

    • 2009.09.22 08:37 신고

      모세초이님. 방문 감사합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미리미리 계획하면 그닥 어려운 일도 아니에요~
      한번 시도해 보심이~^^

  • 2009.09.22 09:19

    사진이 멋지구만..멀 그러삼..이 포스팅을 보니 60이 넘으면 인생이 참 허무할것 같아..왜 내가 벌써 공감이 되지? ㅎㅎ 엄마가 만족하셨는지 궁금하네요~

    • 2009.09.23 00:28

      인생은 60부터라는데요 뭐.
      미도리님은 그때도 뭔가를 계획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ㅎ
      가족여행은 다음에 가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뭐든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지만...;

  • 2012.01.04 21:51

    사전에 협의하고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부담스럽고 살짝 성가시기도 해 시중 여행사 패키지 상품에 눈을 돌려보기도 했지만.

  • 2012.01.06 07:24

    수박 겉 핥기

  • 2012.01.07 04:12

    가는말이 고와야 오는말이 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