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팥으로 승부한다! 팥빙수 전문점 '밀탑'

30도 안팎의 후텁지근한 더위에 찬 음식만 찾게 된다. 여름 별미의 대명사는 뭐니뭐니해도 팥빙수~! 그런데 언젠가부터 빙수용 팥에 들어가는 방부제와 첨가물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너무 따지면 세상에 먹을 것이 없다지만 알고 난 후에는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사람 심리. 그렇다고 매번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도 없는 일이고...

그럴 때 내가 찾는 곳이 있다. (라고 말하지만 이 집, 너무 유명해서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단촐한 모양새만으로도 내공이 느껴지는 단어 그대로의 '팥빙수'. 바로 압구정과 목동 현대백화점에 있는 팥빙수 전문점 '밀탑'에서 볼 수 있는 밀크빙수의 모습이다. 곱게 간 얼음에 우유, 팥을 얹고 찰떡 두 점 올리는 게 전부지만 맛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목동 현대백화점 6층 식당가 한복판에 자리 잡은 밀탑. 지리적인 위치 때문인지 디저트로 빙수를 즐기는 중장년층 손님들이 많아 보인다. 1985년 백화점 개점 이래 26년의 전통을 자랑한다는 압구정 현대점에서는 번호표를 받고도 한참을 기다려야 팥빙수 맛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목동점은 그 정도는 아니다.   

카페에 가면 빙수는 한두 개 시키고 쉐어 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곳에서는 꼭 한 사람에 하나씩 시키게 된다. 그만큼 맛있다. 매번 밀크빙수만 먹다가 아이를 위해 과일빙수도 하나 시켜봤는데 역시 밀탑은 밀크빙수.

 

맛있는 팥빙수의 비결은 직접 삶는 팥에 있다고 한다. 팥은 터지기 직전까지 네댓 시간을 끓여내는데 압구정점에는 개점 때부터 팥만 전문으로 삶아온 70대 할머니가 있다고 한다. 할머니의 손맛 때문인지 밀탑의 팥 매니아들은 겨울철에 팥죽을 먹으러 가기도 한다. (실제로 메뉴에 팥죽도 있다.) 매일 아침 뽑아온다는 찰떡은 촉촉하고 말랑해 두 개 만으론 아쉬울 때가 많다. 다행히도 이곳에서는 찰떡과 팥이 리필 된다는~.  

 얼음인지 눈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로 곱게 갈아낸 얼음은 입에 넣자마자 씹을 새도 없이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바로 이 맛에 중독되어 계속 밀탑을 찾게 되는 듯. 


하루 평균 1,000여 그릇의 팥빙수를 판다는 밀탑의 내공, 몸에 나쁜 것은 쓰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인공 색소나 통조림 젤리는 쓰지 않는다니 참 마음에 든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즐기는 여름철 별미. 아이에게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니 올여름에도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 다닐 것 같은 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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