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드문 미시령 옛길, 단풍 드라이브 코스로 최고~!

벚꽃 만개한 봄날, 테스터의 두 줄을 확인하고 흥분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절기는 낙엽지는 늦가을로 접어들었다. 어느덧 불러온 배는 가슴까지 차올라 숨쉬기가 불편할 지경이지만 서늘한 바람이 살랑살랑 콧잔등을 간지럽히는 요즘, 들썩이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훌쩍 속초로 떠났다.

한적한 미시령 옛길은 등산을 할 수 없는 나를 위해 남편이 특별히 고른 드라이브 코스였다. 예전의 미시령 고개는 속초로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했던 관문이었지만 미시령 터널이 생긴 후로 험한 미시령 옛길은 인적 드문 산길이 되었다.
 

미시령 고개 꼭대기에 있어 속초 가는길에 꼭 한번씩 쉬어가곤 했던 미시령 휴게소... 이제는 폐쇄돼어 추억속에만 남아있다. 운전 초보시절 급경사의 미시령고개를 넘느라 고생했던 기억이며, 폭설 오던 겨울날 낑낑대며 차에 체인을 끼우던 기억들이 스물스물 떠오른다. 그때 미시령 고개에서 본 설산은 어찌나 아름다웠던지...

여행방 한구석을 장식하고 있는 설산의 추억
 

문은 굳게 닫혔지만, 미시령 휴게소는 아직도 행락객들의 쉼터다. 휴게소 진입로에 차를 세우고 해발 826m 높이에서 구비구비 이어지는 설악의 늦단풍을 감상한다. 

구비구비 높고 험준하기로 유명한 미시령 고개는 한계령과 함께 내설악과 외설악을 가르는 고개일 뿐 아니라, 예로부터 진부령·대간령·대관령 등과 함께 태백산맥을 넘는 주요 교통로였다. 요즘은 그 명성이 무색한 '미시령 옛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인적 드문 고갯길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고 차를 멈춰 세울 수 있어 단풍 드라이브 코스로 그저 그만이었다.

굳이 힘겹게 산에 오르지 않아도 정상의 높이에서 설악산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


등산을 할 수 없어 단풍구경은 포기했다는 핑계따위는 집어 치우자. 아직 내설악에는 늦단풍이 한창이다. 오히려 절정기보다 한적해 좋았던 미시령 옛길 단풍 드라이브~ 언젠간 오늘도 추억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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