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분 그리기' 2주차 - 새싹, 그린데이, 진아, 비, 신발

올해 목표 중 하나인 '스케치 여행을 위한 하루 30분 그리기' 2주차에 접어들었다.

사실 말이 2주차지 지난 화요일부터 시작해 어제까지 그렸으니 이번주까지 그린 그림은 고작 여덟 장.

하지만 점점 그리는 재미에 빠져들고 있다.

 

 

4월 20일. 베란다 텃밭


날씨 좋은 금요일 오후, 상추에서 바질까지, 베란다 텃밭 프로젝트에서 소개한적 있는 우리집 베란다 텃밭을 그렸다. 욕심을 내서 꼬불꼬불한 치커리와 셋방살이 하는 바질 잎 묘사에 치중했더니 이날 그림은 미완성으로 끝났다.

 

 

키티 스케치북과 뽀로로 연필에서 벗어나고자 크로키북과 연필 몇자루, 제대로 된 지우개를 샀다. 키티 스케치북이 20장쯤 되고, 크로키북이 70매 짜리이니 이걸 다 채울 즈음에는 90장의 그림일기가 담긴 책이 탄생하게 된다. 생각만 해도 뿌듯!

 


핫트랙스 옆에 있는 교보문고에도 들렀다. 여행서적 코너를 어슬렁거리다가 '오아시스를 만날 시간'을 집어들었다.


그해 여름... 글래스턴베리 록 페스티벌.

 

단어 몇 개에 이렇게 가슴이 뛰다니.

그 자리에 서서 몇장 읽다보니 롹 스피릿 충만!  

 

 

4월 23일. 그린데이 

 

충만한 롹스피릿을 주체할길 없어 그린데이 앨범을 그렸다. 그린데이 앨범중 가장 히트곡이 많은 두키앨범. 그리다보니 깨알같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것에 깜짝 놀랐다. 30분 드로잉이라는 핑계로 사람들은 모두 생략. ㅋ

 

 

 

4월 24일. 진아

 

동생이 생긴 후로 부쩍 요구사항이 많아진 진아, 동생이 생겼으니까 조금 더 어른스러워져야 한다며 달래는 나.

아직 다섯 살인데 어른스럽기를 바라다니...

 

 

 

미안한 마음에 사진 속 즐거운 진아 그리기.

하지만 누나(만) 그리는 것을 아는지 정균이가 계속 울어대는 통에 정신없이 완성했다.

인물은 어렵다. 닮게 그려야해서 더욱.

 

 

4월 25일. 비오는 창가의 스킨딥서스 (원본)

 

빗소리가 좋아 창가에 서서 그렸다. 파레트에 말라붙은 수채화 물감을 문질러 약간의 채색도 해봤다.

 

 

4월 25일. 비오는 창가의 스킨딥서스 (via Path) 

 

그림을 휴대폰을 찍어 Path 필터를 적용해 Facebook으로 푸쉬하고 있다. 뭔가 아날로그 감성이 더 살아나는것 같기는 한데, 이렇게 그림을 왜곡하는 것이 맞나 고민이다. 특히 채색한 그림은 변색이 심하다.

 

 

4월 26일. 오늘로 142일된 정균이의 신발

하루 30분 그리기를 표방하고 있지만, 이번주에 그린 그림은 40~50분을 투자한 것들이 많다. 장기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너무 욕심내 완성도를 높이려고 하지 말아야겠다. 그리는 것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빨리 그리게 되고, 완성도가 높아질테니. '그리는 것에 부담을 가지지 말자'고 다짐하며 다시 30분을 지켜 그린 그림. 크고 복잡한것 보다는 단순하고 작은것부터 그리는 것이 좋겠다.

 

 

낮에 일이 있어 진아가 하원한 오후에 그림을 그렸더니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처음보는 엄마의 색연필을 탐하는 첫째와 눕혀놓기만 하면 뒤집어 안아달라고 우는 둘째 사이에서 꿋꿋하게 30분 그리기. '30분' 그리기를 꼭 지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제는 LG전자 블로그에 그림그리는 보통사람의 이야기가 올라왔다. (관련 글: '철들고 그림 그리기 시작한 직장인 이야기') 보통사람 치고는 정말 훌륭한 그림과 생각. 내 그림은 어디 숨기고 싶을 정도로 멋지다. 글을 쓰신 정진호님 블로그(http://lovesera.com/tt)를 보니 배울 점이 정말 많다. 앞으로 열심히 들락거리며 노하우를 배워야 겠다는.

 

기억에 남는 문장 하나. '매일 매일 꾸준히, 좋아하는 것을, 작게 그리면 됩니다.'

역시. 작게 시작해야 꾸준히 그릴 수 있다.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때 좋은 방법은 보통 사람이 그린 그림을 보는 것'이라며 소개해 주신 링크들도 참 좋다.

 

 

며칠전, 혜민스님 타임라인에서 이런 글을 봤다.

 
사람은 뭐든 혼자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같이 하면 더 행복하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혼자 밥먹는 것보다 둘이 밥먹으면 더 좋고 혼자 노는것보다 둘, 셋이 같이 놀면 더 행복하대요. 뭐든 같이 하세요.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나니 정말 더 행복하다. :)

이번주의 가장 큰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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