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즐겨보는 페이스북 ① - 앱솔루드 보드카

9억명 이상이 찾는 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 기업공개 이후 주가가 반토막이 나고, 핵심 인재들이 줄줄이 떠나면서 페이스북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뒤늦게 페이스북 열풍이 불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최근 국내 이용자가 700만명을 넘어서면서 그 관심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한국의 페이스북은 개인 뿐 아니라 기업의 관심이 특히 높다. 블로그, 트위터와 함께 기업이 반드시 운영해야 하는 '매체'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분위기다. 


페이스북에서 고객이 기업의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르고 팬이 되었다면, 이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더 자주 페이지를 들여다 보게 만드는 것은 기업 담당자의 몫이다. 어떤 전략과 메시지를 어떻게 콘텐츠에 녹여내며, 얼마 만큼의 관심을 가지고 운영하는 지에 따라 고객은 기업과 브랜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 수도, 그저 이벤트나 한번 참여하고 마는 일회성 페이지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래서 기업과 고객 사이에서 담당자의 어깨는 늘 무겁다.


앞으로 소개할 몇 편의 사례는 요즘 내가 즐겨 보고있는 페이스북이다. 브랜드에 대한 관심으로 팔로우를 하게 됐지만 매일 올라오는 참신하고 매력적인 콘텐츠는 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한다. 담당자가 누구인지 궁금해지는 그런 기업 페이스북~ 오늘은 그중 페이보릿인 앱솔루트 보드카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올 초, 페이스북이 타임라인으로 개편된 이후 상단의 커버 이미지는 기업 브랜딩의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 앱솔루트 보드카는 신제품인 베리아사이의 스타일리시한 이미지를 메인으로 걸고 '반갑네, 친구!'라며 대화 톤을 규정한다.



'해요체'로 일관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과는 달리 앱솔루드 보드카는 늘 친구에게 말하듯 반말조다. 페이지에 올라오는 터프한 문장과 감성적인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위버섹슈얼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겉으론 터프하지만 내면은 세심하고 젠틀한, 조지 클루니 같은 남자가 연상된달까? 


내가 앱솔루트 보드카 팬 페이지를 애독하는 이유는 브랜드 아이덴터티가 매력적이어서 이기도 하지만 매주 업데이트 되는 몇가지 고정 코너가 마음에 들어서 이기도 하다. 유명한 앱솔루트 보드카 광고 시리즈를 보여주는 'MONDAY GALLERY', 보드카를 활용한 칵테일 레서피를 알려주는 'ABSOLUTE COCKTAIL', 서울을 재발견하는 'SEOUL SECRET' 같은 연재물이 그것이다. 전문가가 찍은것 같은 고퀄리티 사진, 터프하지만 감성적인 문장, 짧은 글이지만 그 속의 깨알같은 정보들은 보고 읽는 재미가 있다.




블로그든 페이스북이든 콘텐츠가 주목을 받으려면 대단한 특종까지는 아니더라도 '참신한 내용'이 있어야 한다. 뻔한 올림픽 소식이나 복날만 되면 비슷비슷한 삼계탕 사진을 줄줄이 올려대는 기업 페북은 고객 입장에서 잠시 꺼두고 싶다. 더운날 팥빙수, 식후 아이스 커피는 무슨 공식이라도 되는 것 같다는. 커버 이미지를 가리면 대체 내가 어느 기업의 페이지에 있는 것인지 헛갈리는 경우도 있다. 이럴때 앱솔루트 보드카는 얼음을 '소복소복', 앱솔루트와 설탕을 '살금살금' 뿌리는 앱솔루트 빙수를 제안한다. 물론 제품이 있어 가능한 콘텐츠겠지만 유니크한 사진과레서피는 단연 차별화되어 눈길이 간다.




주류회사 마케팅엔 늘 핫한 파티가 함께 한다. 앱솔루트 보드카 페이스북에서는 오프라인 이벤트가 종종 열리는데 파티 뿐 아니라 칵테일 클래스도 열려 벌써 18기를 맞이했다. 얼마전엔 클래스 동창회라는 재밌는 모임도 열렸다는. 온오프라인의 연계로 돈독해진 신뢰와 유대감은 더욱 강력하고 튼튼한 팬층을 형성해 페이지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앱솔루트 보드카 페이스북의 바탕에는 사실 30여년 이상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있다. 아무리 온라인 전략이 뛰어나다고 해도 기본이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하지만 아무리 탄탄한 가이드라인이 있어도 페이지를 이렇게 매력적인 공간으로 꾸미기는 쉽지 않을 듯. 인쇄광고부터 SNS까지 매력으로 철철 넘치는 앱솔루트 보드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리~ ^^


덧) 뜬금없는 기업 페이스북 페이지 탐구라니... ㅎㅎ 업계를 떠난지 꽤 됐지만 버릇 개 못준다고 눈에 띄는 페이지들이 있어 앞으로도 몇편 소개할까 합니다. 내년쯤 다시 일을 좀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고요. 개인적 관심, 그리고 스터디 차원에서 올리는 포스트에요. 하지만 재밌게 봐주시면 더욱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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