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부 캠핑요리 전격 대공개~!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식도락'이 아닐까? 

여행지에서 구한 재료들로 만든 맛있는 음식은 '우리가 낯선 곳에 와 있다는 느낌'을 증폭시키며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꼭 비싸고 귀한 재료와 훌륭한 요리사가 있어야만 '식도락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나 마트에 나가 발품만 조금 팔면 제철의 먹거리를 구할 수 있고, 레시피는 요리책뿐 아니라 인터넷에도 널려 있다. 서툴게 장을 보고 서툴게 요리해서 함께 나눠 먹는 즐거움, 그것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 음식보다 훨씬 더 싱싱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늘 소개할 내용은 바로 캠핑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 신선한 재미~!

함께 미국 서부를 여행한 캠퍼들과 매일 저녁 직접 장을 봐 요리하고 맛본 캠핑요리들을 공개해 본다.

 

 

미서부 캠핑요리 전격 대공개, '바비큐'에서 '라따뚜이'까지~

 

캠핑요리의 대표메뉴, 바비큐(BBQ)
캠핑요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비큐(BBQ)~! 야외에서 구워먹는 고기맛을 잊지 못해 캠핑을 한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바비큐는 대표적인 캠핑음식이다. 지글지글 연기를 피워내며 익어가는 바비큐는 보기도 좋고, 맛도 있지만 무엇보다 불만 피우면 언제든 단시간에 요리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캠핑에 걸맞은가장 손쉬운 음식이기도 하다.

 

 

이번 미서부 캠핑투어에서는 LA갈비, 스테이크, 닭 불고기, 제육볶음 등 대륙을 넘나드는 다양한 조리방식의 바비큐 요리를 맛볼 수 있었는데,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국에서 먹는 진짜 'LA 갈비'였다. LA에 모여 살던 한국 교포들이 갈비를 미국식으로 구워 먹기 위해 얇게 자른 것이 유래가 되었다는 구이용 갈비. 이렇게 가공, 양념된 갈비는 오히려 한국으로 수입되어 'LA갈비'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역수입된(?) 레시피대로, 이번 투어를 위해 LA 출신 현지 코디네이터께서 직접 준비해 주셨다.

 


그릴 자국 선명한 진짜 LA갈비는 이렇게 뜨거울 때 바로 손으로 잡고 뜯어야 제맛이다. 미서부 여행의 첫 밤, 첫 캠핑장에서 맛보는 따끈한 LA갈비~!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달콤 짭조름한 감칠맛에 선 자리에서 몇 개나 집어먹었는지 모른다.   

 


마늘이 듬뿍 들어간 제육볶음은 집 밥 생각이 간절할 때 매콤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양도 푸짐해서 아낌없이 먹을 수 있었다는.



 

바로 구워 뜨거울 때 먹으면 진짜 맛있는 '티본 스테이크'.
한국에서는 티본을 따로 팔지 않지만, 북미에서는 마트 정육 코너에서 스테이크용 티본 부위를 쉽게 구할 수 있다. 티본 스테이크는  
T자 모양의 뼈 양쪽으로 부드러운 안심과 고소한 등심이 있어 한꺼번에 두가지 맛을 볼 수 있다. 보통은 뼈와 함께 통째로 구워 스테이크로 먹곤 하는데, 캠핑장에서는 살코기 일부는 잘라 굽고, 뼈와 나머지 고기는 육수를 우리는 데 사용했다.

 


속이 확~ 풀리는 얼큰한 국물요리

 

아무리 미국이라고 해도 매 끼니를 고기와 빵으로 먹을 수는 없는 일.

한국인은 가끔 속이 확~ 풀리는 얼큰한 국물요리를 먹어야만 힘이 난다. 뜻하지 않은 장소에서 뜻하지 않은 식재료들로 내 집에서 먹던 것과 비슷한 김치찌개를 끓여냈을 때의 반가움~!  소박하지만 참 즐거운 경험이다.

 

 

칼칼하고 시원한 김치찌개를 끓이기 위한 재료들. 청양고추 대신 미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할라피뇨를 준비했다.

 

 

 

미리 준비한 김치에 각종 채소를 듬뿍 넣고 보글보글~

 

 

티본 스테이크 뼈로 육수를 낸 김치찌개와 걸쭉한 닭볶음탕, 밥을 나란히 대형 그릴 위에 얹어 놓고 뷔페식으로 덜어 먹는다.

 

 

조명이 부족할 때는 가끔 캠퍼들 스스로가 인간 조명이 되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궁극의 닭볶음탕~! 미국여행 중에 몸보신을 하게 될 줄이야~ !

 

 

피크닉 테이블 세팅

 

피크닉 테이블에 식탁보를 깔고, 랜턴을 몇 개 찾아 켜놓고, 밑반찬만 꺼내 놓으면 바로 테이블 세팅이 완료된다. 빨간 체크무늬 식탁보가 캠핑의 정취를 더한다. 누가 텐트를 치고, 누가 요리를 할 것인지는 캠핑여행을 시작하며 조를 나눠 정하게 되는데, 막상 실제 상황이 되면 먼저 준비가 끝난 조가 다른 조를 거드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곤 했다.

 

 

미리 준비된 맛깔난 밑반찬들. 양이 꽤 많다 싶었는데 투어가 끝나기도 전에 바닥을 보인 것도 있었다.

 

 

뷔페식으로 접시에 덜어 맥주와 함께 먹는 맛이 일품이다.

 

 

빠질 수 없는 즐거움, 마실 거리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잘 익은 술을 마시는 것보다 더 즐거운 것이 없다고 했던가. 우리가 흔히 아는 버드와이저 같은 미국 맥주 브랜드에서 센트럴 코스트 연안 로컬 맥주인 805까지, 하루의 여행을 마치고 먹는 맛있는 음식에 시원한 맥주 한잔은 진정 꿀맛이었다.

 

 

몰트와 홉이 적게 들어간 가벼운 맛의 미국식 페일 라거 맥주의 대표주자, 버드와이저 

 

 

고칼로리 식사엔 칼로리가 적은 버드 라이트를 선택해봤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 북미의 맥주 소매점에서는 버드와이저 같은 대기업 생산 맥주 외에도 지역 양조장에서 만드는 로컬 맥주를 종종 만나볼 수 있다. 로컬 맥주는 대부분 값이 싸고, 판매점 근처에 양조장을 두고 있기에 신선한 것이 특징이다. 내가 북미를 여행할 때면 항상 로컬 맥주를 찾아 마셔보는 것도 이 때문인데, 이번 여행에서 만난 805란 맥주는 FIRESTONE WALKER라는 회사에서 센트럴 코스트 연안에 양조장을 두고 지역번호 '805'에 해당하는 지역에만 공급하는 전형적인 '지역 맥주'였다. 맛은 쌉싸름한 과일 향이 도는 블론드 에일. 맛도 있지만, 신선함을 위해 유통기한을 120일로 제한한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밤기온이 쌀쌀해 지면 따뜻한 커피도 자주 마셨다. 캠핑용 커피머신에 향이 좋은 원두커피를 내려 모닥불 앞에서 마실 때의 그 기분이란~.

 

 

캠핑의 절정, 캠프파이어 요리

 

저녁상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나면 어김없이 캠프파이어가 이어졌다. 캠프파이어는 쌀쌀한 봄밤, 체온 유지를 위한 목적도 있지만, 여기에 구워먹는 다양한 음식과 삼삼오오 모여 나눈 정다운 얘기들이 또 캠핑에 낭만을 더한다.

 

 

맥주, 혹은 커피 한 잔을 들고, 도란도란 정겨운 캠프파이어 시간.

 

 

긴 꼬챙이에 끼워 불에 살짝 구워 먹는 마시멜로는 정말 달콤하다.

 

 

불이 거의 사그라질 즈음 천천히 구워낸 고구마, 그리고 구우면 달콤함이 배가 되는 옥수수. 참 맛난데, 탄 부분이 있어 끝까지 먹지 못해 아쉬웠다. 

 

 

아침메뉴는 프랑스식 건강 채소수프, 라따뚜이

 

캠핑장의 아침이 찾아오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먼저 일어난 사람이 불을 켜고, 물을 끓이고 아침식사 준비를 했다. 주변의 미국인들은 보통 빵 한조각에 과일, 우유 등으로 가볍게 아침을 먹는데 비해 우리는 계란 후라이, 숭늉, 그리고 프랑스식 영양만점 스프까지, 좀 번거롭긴 했지만 속을 항상 든든하게 채우고 떠날 수 있어 좋았다. 

 

 

아침이 밝아오는 해변 캠핑장

 

 

커다란 팬에서는 한번에 계란 후라이 8개는 기본~!

 

 

 

캠핑용 커피머신에서 내린 맛있는 커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의 메뉴는 프랑스식 채소수프인 '라따뚜이'. 토마토 페이스트에 아스파라거스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뭉근히 끓이면 되는 손쉬운 요리다.

 


몸에 좋다는 아스파라거스가 듬뿍~!

 

 

먼저 앉은 사람이 먼저 먹는 시스템. 그래도 늘 서로를 챙겨주며 도와주곤 했다.

 

사진과 글을 정리하며 지난 여행을 돌아보니 투어를 준비하신 분들의 세심한 배려가 새삼 고맙다.
자유여행만 고집했던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해 '건강한 생각과 마음으로 만드는 건강한 패키지여행은 괜찮겠다'는 인식의 전환을 하게 되었다.
특히 캠핑여행은, 이런 뜻하지 않은 만남이 있어 더 즐거운 것이 아날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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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지원: 하나투어 웹진 겟어바웃

* 관련상품: 미서부 캠핑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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