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근무자에게 벚꽃 축제의 의미

여의도는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있지만 다른 세상인 듯 조용한 섬입니다.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때 외에는 거리에서 사람 구경하기가 어려울 정도죠. 국회의사당과 주요 당사들, 언론사, 금융기관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서는 매일 국가를 움직이는 중대사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일하는 공간을 벗어나 빌딩 숲으로 들어설 때면 왠지 모를 무게와 적막감, 낯선 느낌에 숨이 막히곤 합니다.

이런 여의도에도 1년에 한 번, 명동 저리 가랄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이는 시즌이 있습니다. 바로 한강 벚꽃 축제기간인데요. 윤중로를 중심으로 흐드러진 벚꽃을 보려면 4월 중순은 되어야 하지만 축제기간 내내 들뜬 기분으로 개화 정도를 체크하며 출퇴근길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이때쯤이면 해가 길어져서 퇴근길에도 저녁 햇살에 길게 그림자를 드리운 벚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두손 꼭 잡은 연인들, 선캡에 화려한 나들이 복장을 갖춘 어머님들과 함께 거리를 걷는 기분은 왠지 더 활기차달까~

꽃도 꽃이지만 여의도 근무자들에게 벚꽃 축제 기간은 모처럼만에 화려한 간식파티를 열 수 있는 때이기도 합니다. 개막일부터 여의나루역을 시작으로 길게 늘어서는 먹거리 노점들. 배가 출출해지는 오후 3~4시경이면 커피 노점을 필두로 호떡, 핫도그, 번데기, 솜사탕과 같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간식 노점들이 절정을 이루며 우리를 유혹합니다. 이때 외근을 다녀온다거나 출장지에서 복귀하는 사람이 있다면 호떡 한 봉지쯤은 사오는 것이 기본 예의가 되지요. ^^

아직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축제가 시작됐습니다. 출근길에 보니 양지바른 곳에는 벌써 환하게 벚꽃이 폈더군요. 축제는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지만 이대로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면 수요일 정도에는 만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람이 살살 불기를,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보며 수요일 점심에는 도시락 사 들고 동료들과 함께 윤중로로 향해보려 합니다.

한강 여의도 봄꽃 축제
- 기간: 2009년 4월 3일 (금) ~ 18일 (토)
- 장소: 국회의사당 뒤 여의서로 1.7km 구간
- 관련정보: 여의도 '벚꽃축제'로 6~18일 교통통제

벚꽃이 절정이었던 작년 4월의 윤중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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