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6. 1. 12. 10:55
스페인 한 달 여행이 끝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떠올려 보니 '론다'가 떠올랐다. 한 나절이면 전체를 돌아볼 수 있는 작은 도시에서 꽤 오랜 시간을 머물렀기에 추억이 많기도 했지만, 사방이 거친 절벽과 협곡으로 둘러싸인 도시의 경관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돌아보는 곳마다 자연의 경이로움에 놀라고, 그것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위대함에 감탄했던 곳. 오늘은 스페인 말라가 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그러나 도시보다는 마을이라는 소박한 표현이 더 어울리는 소도시, 론다를 소개한다. ▲ 절벽 위 하얀 건물들이 인상적인 론다의 도시 전경 론다의 상징, 누에보 다리 론다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18세기 말에 지은 누에보 다리를 보러 이곳에 들른다. 구시가와 신시가를 잇는 이 다리는 스페인 말로 Nuebo..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6. 26. 08:20
스티브와 내가 결혼을 약속할 무렵, 약속한 것이 하나 있다. "마흔에 세계여행" 7살 큰아이는 다니는 어린이집의 맏언니가 되었다. 4살 둘째 녀석은 이제 대소변을 가리고, 의사표현도 제법 하며 사람 구실을 한다. 남편은 샐러리맨으로서는 드물게 육아휴직을 했다. 우리는 마흔을 목전에 두고, 평소 가보고 싶었던 나라 몇 곳을 가보기로 했다.꿈처럼 이야기하던 세계여행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세계'가 아니라 '함께'이니까. 아직 아이들이 어리니 너무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렇지만 노후를 담보로 현재를 택한 만큼 최선을 다해 즐겨 보기로 했다. 한달 쯤, 아이들과 스페인 1월말, 얼리버드 항공권을 예약해 스페인 여행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26박 28일이라는 기간은 꽤 여유로운 것 같았다. 스페인 남부,..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스페인 그린 데이 2014. 6. 2. 08:49
오늘은 여행 21일차. 말라가를 떠나 론다, 세비야, 톨레도를 거쳐 마드리드에 3일째 머물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를 떠난 후로 소도시 위주로 다니다가 마드리드에 도착하니 현대적인 도시풍경이 낯설기만 합니다. 서울 토박이인 저인데, 고작 몇 주 스페인의 작은 마을들을 여행했다고 도시가 낯설다니... 인간은 정말 환경의 동물인가 봅니다. 지난 며칠간의 여정을 간단하게 사진으로 보여드릴게요. 처음 여행을 계획할 때는 스페인 남부 해안 도로인 '코스타 델 솔'을 따라 경치 좋은 곳에서 잠시 내려 수영도 하고, 지중해를 만끽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말라가를 떠나 론다로 향하니 바다는 커녕 구불구불 험한 산길로 접어들더군요. 해안길을 달리다가 내륙으로 들어서려고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저희 부부는 어리둥절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