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의 퇴직 전 심리

며칠 전 마루날님께서 '떠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라 하시며 '회사를 잘 그만두는 방법'에 대한 두 번째 글을 포스팅 하셨는데요. 읽으면서 뜨끔한 점도 있고 퇴직을 하기 전에 든 이런저런 생각들도 떠올라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의 퇴직 전 심리'에 대해 한번 끄적여 봤습니다. 

2007년, 정동진 해돋이

제 개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작성했으나, 퇴직을 경험해 보신 분이라면 일면 공감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의 퇴직 전 심리

1. 흔들린다.
    오랜 고민과 번뇌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주변의 충고와 회유에 내심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
    다. 이럴땐 내 고민의 핵심을 기억해 내고, 결심을 굳히는 수밖에. 적절한 시점에 사실을 발표해 나의
    퇴직을 '기정 사실화' 시키고, 주변에 대비할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2. 아쉬워한다.
    퇴사가 공론화된 순간부터 모든 것에 '마지막'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이렇게 의미를 부여하다
    보면 얄미웠던 동료도, 불편했던 회사의 시스템도 모두 아쉬워지기 마련이죠. 마지막 업무, 마지막
    미팅, 마지막 신문 당직 날 맞는 마지막 새벽, 마지막 인사, 마지막 식사(레스토랑마다 돌아가며),
    마지막 커피 한잔까지... 때문에 마무리를 더 잘하고 싶어지는 것 같습니다.

3. 몰입한다. 
   
일에 더욱 몰입하게 됩니다. 마지막 업무니까. 하지만 앞으로 벌일 일들은 후임자를 위한 인계 모드로
     전환해야 합니다. 회사가 나를 필요로 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퇴사 후에도 후임자가 계속 전화
     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누구든 반가울 리 없습니다. 사실 나의 퇴사가 기정사실로 되는 동시에
     주변 사람들의 관심은 후임자에게 쏠리게 됩니다. 후임자가 정해졌다면 한시라도 빨리 주요 업무의
     중심에 서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두려워한다.
   
몰입과는 별개로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 설렘과 함께 막연한 두려움이 밀려오게 됩니다. 두려움을
     떨쳐 버리고자 하나씩 목표에 맞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지만 막막하고 deadline도 없어
     진도가 잘 나갈 리 없습니다. 이럴 땐 회사에서 배운 '맥킨지식' 문제해결 툴 같은 도구를 활용해
     개인의 과제를 설정해보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회사에선 무지 하기 싫었는데 말이죠.)
     셀프 컨트롤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습니다. 

5. 찾는다.
   
나를 대표할 키워드를 찾게 됩니다. 그간의 나를 대표하는 것이 회사와 직급이었다면 이제는 자연인
     으로서 나의 가치를 대변할 키워드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간 공란이었던 개인 
     e-mail의 서명을 신경써서 작성하고, 블로그 단장 계획을 세우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겠죠.

이 시기의 마음을 계절에 비유하자면 모든 것이 안으로 움츠러드는 겨울인 것 같습니다. 마루날님의 글을 보면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단지 직장을 옮기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인간관계의 변화'라는 말씀이 있는데, 아마 이런 이유에서 정든 회사를 떠나는 사람의 마음은 더 추워지는 것 같습니다. 한동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고독한 성장의 계절을 보내고 나면 곧 다시 따뜻한 봄날이 오겠죠~.

떠난 사람도, 남는 사람도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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