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터키 음식의 대명사, 케밥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 2010. 4. 13. 15:00
터키는 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요리대국으로 꼽힙니다. 유럽과 아시아의 건널목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여러 민족의 음식문화가 서로 혼합된 것이 터키 음식의 특징. 그 다양성과 독특한 맛은 주변국의 음식문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는데요.
터키 음식 중 첫 번째로 맛봐야 할 음식은 역시 케밥~!
케밥은 '구이'를 뜻하는 터키어로 고기를 꼬치에 꽂아 화덕에 구워 빵이나 밥을 곁들여 먹는 음식입니다. 오래전 유목민들이 모닥불에 고기를 구워먹던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는데 양고기, 소고기, 닭고기, 생선 등의 재료를 사용한 케밥은 특유의 향신료를 사용해 고기의 잡내가 없고 독특한 향이 남는 것이 특징입니다. 고기를 굽는 방법, 곁들여 먹는 음식, 먹는 방법에 따라 케밥의 종류가 달라집니다. 지역별로 대표 되는 케밥이 수십 가지로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한 음식이기도 합니다.
맥주 한잔 손에 들고 떠나는 세계 음식 여행~. 오늘은 제가 맛본 몇 가지 케밥을 소개해 봅니다.
둘둘 말아먹는 되네르 케밥 (Doner kebab)
케밥의 정석이죠. 터키 어디서나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되네르 케밥. 양념한 조각 고기들을 둥글게 뭉쳐 큰 꼬챙이에 끼워 되네르 케밥 브로일러에 돌리면서 은근한 열로 구워 익은 부분만을 썰어 야채와 함께 싸서 먹습니다. 꼬치를 세로로 세워 익히기 때문에 기름이 쏙 빠져 담백한 고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 식사 시간이 되면 여기저기서 케밥 굽는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들고 다니며 먹을 수 있어 바쁜 배낭족들이 간단하게 한 끼 해결하기에 좋습니다.
밥과 함께 먹는 시시 케밥 (Shish kebab)
큼직하게 썬 고기를 꼬치에 끼워 구우면 시시케밥, 매콤하게 양념해 다진 고기를 작은 꼬치에 끼워 구우면 아나다 케밥. 주로 닭고기를 재료로 하며 밥과 함께 먹습니다. 참고로 밥은 찰기가 전혀 없고, 마가린을 듬뿍 넣어 볶아주니 오랜만의 쌀밥이라고 다 먹었다가는 곧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
노천에서 즐겨야 제 맛, 찹 시시 (Chop shish)
에게해 연안지방에서 유명한 찹 시시. 일본의 '야끼도리'나 인도네시아의 '사떼'와도 비슷합니다. 잘게 자른 고기를 숯불에 즉석에서 구워주는데 숯 향이 잘 밴 양고기 찹 시시는 정말 일품입니다. 이런 건 노천에서 생맥주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죠.
레몬 향 가득, 고등어 케밥 (Balik kebab)
이스탄불에서 먹을 수 있는 고등어 케밥. 보스포러스 해변에서 파는 신선한 고등어 케밥은 여행객들에게 소문난 먹거리입니다. 고등어 반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케밥은 터키 스타일로 레몬즙과 소금을 듬뿍 뿌려 먹으면 비리지 않고 고소합니다. 가끔 생선 뼈가 씹히기도 하는데, 이럴 땐 툭툭 뱉어가며 먹어주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망치로 깨 먹는 항아리 케밥 (Testi kebab)
카파도키아의 명물 항아리 케밥. 카파도키아에는 '아바노스'라는 유명한 도자기 마을이 있는데, 이 지역에서 생산된 항아리에 각종 야채와 고기를 잘게 썰어 넣고 밀봉한 후 은근하게 화덕에서 익힌 음식을 항아리 케밥이라 부릅니다. 항아리 케밥은 망치로 두드려 깨야 맛볼 수 있는데, 힘 조절을 잘 해 음식이 닿지 않은 윗부분만을 분리해 내는 것이 기술입니다. 잘못하면 돌가루를 씹을 수도...; 뚝배기처럼 오래가는 뜨끈한 국물이 일품인 이 케밥은 육수가 진하게 우러난 고깃국 같은 맛을 냅니다.
이 밖에도 터키에는 무려 300여 종류나 되는 다양한 케밥이 있다고 하는데요. 제가 추천하는 케밥은 종류를 불문하고 단연 양고기 케밥입니다. 양고기는 저칼로리,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육질이 부드러워 육류 중에서도 고급으로 치는 음식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양고기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기회이니 터키에서는 꼭 양고기 케밥을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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