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길따라 펼쳐지는 신기한 풍경, 팡아만

동남아 대표 휴양지인 푸켓, 변화무쌍한 해안과 에메랄드 빛 바다로 '안다만의 진주'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세계의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섬 중 하나입니다. 여행 인프라도 잘 발달해 있어 다른 도시로 드나들기도 쉽고, 인기가 좋은 곳은 하루 또는 반나절 투어상품으로 개발도 잘 되어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6시간이면 닿을 수 있어 여름 휴가를 보내는 가족단위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푸켓 인근의 팡아만은 120개의 섬이 모여 신비한 모습을 연출하는 곳으로 푸켓을 찾는 여행자라면 꼭 봐야 하는 필수 코스인데요.

석회암 절벽들이 만에 모여 독특한 해안선을 이룬 팡아만은 중국의'계림'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이곳을 제대로 보려면 배를 타고 해안선을 따라 섬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보통 큰 페리로 섬 근처까지 가서 고무 카누에 2~3명씩 옮겨타고 숙련된 사공의 손에 이끌려 천천히 다니게 되는데요. 노가 물살을 가르는 소리 외에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아 주변의 신기한 풍경을 보는데 더욱 집중할 수 있습니다.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섬 밑에는 여러 개의 동굴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동굴 안에는 박쥐를 비롯한 야생 조류의 서식처가 있어 태국 정부에서는 이 곳을 보호하기 위해 '팡아만 국립 공원'으로 지정했다고 하는데요. 노련한 카누 조종사가 지시하는 대로 머리를 숙이거나 눕는 자세를 취하며 동굴 탐험을 하는 재미는 팡아만 투어의 또 다른 묘미입니다.

운이 좋다면 야생 원숭이나 앵무새를 만날 수도 있겠죠?

보트를 타고 섬과 섬 사이를 누비며 보는 침식 흔적과 열대 우림은 감탄사를 연발하게 합니다. 바다 한가운데 이런 곳이 있다니... 마치 영화 아바타의 '에이와'라도 있을 것 같은 신비한 분위기.

그러나 팡아만의 하이라이트는 '제임스 본드 섬'이죠. 태국어로는 게의 눈을 닮았다 하여 꼬타뿌(Koh Ta Pu)라고 하는데, 1974년에 영화 007시리즈,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의 마지막 씬을 찍고 난 후 유명세를 타 현재는 제임스 본드 섬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풍상의 세월이 만들어낸 신기한 형상에 모두 섬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더군요. 저희도 그 대열에 동참해 원근법을 이용한 재밌는 사진을 몇 컷 찍었습니다. ^^

섬을 둘러보고 페리로 항구까지 돌아오는 길. 선원 중 한 분이 두 살배기 제 딸내미에게 꽃다발을 건넵니다. 자세히 보니 빨대로 만든 꽃? 아이에게 유난히 관심이 많던 분이었는데 저희가 카누를 타는 사이 직접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정성이 듬뿍 담긴 꽃다발을 들고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를 보며 어른들은 맥주 한 캔.


마침 제가 좋아하는 곡, 그린데이의 '21 Guns'가 흘러나와 해지는 바다를 보며 한껏 분위기를 만끽했습니다. 'Do you know what’s worth fighting for'로 시작하는 반전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 의미를 부여하며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과 함께 들은 노래는 이번 여행의 추억으로 남을 것 같네요.



이 여름이 끝나면 다시 팍팍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사진으로 남은 여행의 추억은 언제고 꺼내보며 자기충전을 할 수 있는 달콤한 에너지가 되겠죠? 여러분도 1년의 에너지를 충전시킬 수 있을만큼 즐거운 여름휴가 다녀오세요~! ^^

[Tip]
팡아만은 현지 여행사의 일일 투어를 통해 다녀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팡아만이 푸켓의 대표 관광지인 만큼 여행사 상품도 정말 다양한데요. 제가 다녀온 것처럼 아침 일찍 출발해 큰 배로 섬 근처까지 가서 카누로 갈아타는 씨 카누 투어가 가장 일반적이고, 팡아만을 둘러본 후 근처의 피피 섬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투어나 점심 무렵 출발해 팡아만에서 선셋을 본 후 태국 축제인 '러이끄라통'을 체험하는 투어 등 다양한 상품이 있으니 현지에서 상담해 보시고 하루 전에 예약하시면 됩니다. 가격은 보통 인당 6만 원에서 12만 원 정도로 호텔 픽업, 영어가이드, 공원 입장료, 점심, 과일, 음료수 등이 비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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