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자들이 좋아하는 길거리 음식, 쿰피르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 2010. 9. 6. 11:39
해안도로를 산책하는 터키인들을 따라 보스포러스 해변을 걷다 보니 어디선가 감자 굽는 고소한 냄새가 풍겨왔습니다. 직감적으로 '오르타쾨이'에 다다랐음을 알게 됐는데요. 이스탄불의 오르타쾨이는 터키인, 특히 터키 여자들이 좋아하는 간식인 '쿰피르'로 유명한 곳입니다.
쿰피르는 커다란 감자를 2시간 이상 오븐에 구워 속을 으깬 후 치즈로 버무려 올리브나 옥수수 같은 토핑을 얹어 먹는 일종의 패스트 푸드입니다. 오르타쾨이 광장 근처에는 그 명성만큼이나 쿰피르를 파는 노점과 레스토랑들이 많은데요. 줄지어 있는 노점 중 가장 사람들이 북적이는 가게에서 쿰피르를 하나 시켜봤습니다.
주문하면 오븐을 열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구운 감자 하나를 꺼내 반으로 가릅니다. 속을 대충 으깬 후, 치즈와 소금을 듬뿍 뿌려 섞으면 기본은 완성.
여기에 차곡차곡 토핑을 쌓는데요. 이제부터는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야 합니다. 빠른 속도로 뭘 얹을 것인지를 물어보기 때문이죠. 별도로 원하는 토핑이 있다면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됩니다. 주변을 흘끗 둘러보니 기본적으로 볶음밥, 올리브, 옥수수, 피클을 얹고, 기타 버섯이나 소시지 같은 종류를 많이 먹는 것 같았습니다. 유리 너머로는 정체 모를 토핑과 소스들도 보였는데, 고민할 틈도 없이 물음에 고개를 계속 끄덕이다 보니 거의 모든 재료를 얹어 감자크기의 2배 만한 쿰피르가 만들어졌습니다. --; 다행인 건 토핑을 얼마나 올리느냐에 관계없이 가격은 같더군요. (7TL, 한화 5,600 원 정도)
마요네즈와 케첩을 듬뿍 뿌리면 완성. 이제부터 감자와 토핑을 숟가락으로 조금씩 비벼 먹으면 됩니다.
감자가 어찌나 뜨겁던지. 모짜렐라 치즈가 쭈욱 늘어지는 쿰피르는 지중해식 감자샐러드의 맛이라고 표현하면 비슷할것 같습니다. 양도 어찌나 많은지, 한끼식사로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토핑 듬뿍 얹은 쿰피르를 들고 보스포러스 해협을 바라보며 해변 벤치에 앉아 먹는 그 맛이란~ ^^ 주변을 둘러보니 임산부부터 어린 학생들까지 쿰피르를 먹는 여자들이 정말 많더군요. 보수적인 터키에서 여자들을 제일 많이 본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쿰피르는 아마도 학창시절 추억을 떠오리게하는 우리네 떡볶이 같은 음식일꺼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오르타쾨이를 한 바퀴 둘러봤습니다. 오르타쾨이는 이스탄불의 삼청동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옛 정취와 현대식 문화가 절묘하게 뒤섞인 곳으로 골목골목 볼거리가 많더군요. 특히 주말에는 벼룩시장이 열려 현지인들로 북적이는데, 주로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장신구 류가 많고, 수채화로 직접 그린 엽서라든지 골동품 같은 것도 팔고 있었습니다. 혹시 이스탄불을 여행할 계획이시라면 주말에 하루쯤 시간을 내 오르타쾨이의 골목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쿰피르로 점심을 먹고, 벼룩시장을 둘러본 후 노천카페에 앉아 진한 터키식 커피와 나르길레(물담배)로 터키문화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쿰피르는 커다란 감자를 2시간 이상 오븐에 구워 속을 으깬 후 치즈로 버무려 올리브나 옥수수 같은 토핑을 얹어 먹는 일종의 패스트 푸드입니다. 오르타쾨이 광장 근처에는 그 명성만큼이나 쿰피르를 파는 노점과 레스토랑들이 많은데요. 줄지어 있는 노점 중 가장 사람들이 북적이는 가게에서 쿰피르를 하나 시켜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