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요리의 자부심, 베이징 카오야를 찾아서 (따동 카오야 北京大董店)

2010.12.28 07:30 / 센티멘탈 여행기/중국 베이징, 텐진

음식에는 지명이 붙은 먹거리들이 있습니다. 평양냉면, 춘천막국수, 전주비빔밥, 안동찜닭 등은 오랜 세월을 지내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유명해진 음식이죠. 이런 음식은 이름 자체로 역사와 전통은 물론 음식에 대한 지역의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북경으로 떠나기 전 페이스북을 통해 지인들께 '북경에서 꼭 먹어봐야 할 요리'에 대해 물었는데요. 누구나 얘기하는 것이 '베이징 덕'이었습니다. 중국의 수도, 북경을 대표하는 오리 요리라니. 그냥 지나칠 수 없겠죠?

베이징 카오야는 오리에 대롱을 꽂아 살과 껍질을 분리한 후, 소스를 발라 고리에 걸어 장작불에 짙은 갈색이 될 때까지 훈제한 요리를 말합니다. 여기서 껍질의 겉면을 너무 태우지 않는 것이 핵심 기술. 카오야 요리에 사용되는 오리는 엄격한 기준에 의해 선발되는데 오리가 너무 작으면 살이 없고, 너무 크면 고기가 퍽퍽해서 3.5~4㎏ 정도의 오리만이 식탁에 오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저녁 9시경, 예약하지 않고 갔는데 늦은 시각임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입구에는 간단한 다과가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진하게 우린 따끈한 생강차가 꽤 맛이 좋았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맛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곳을 다녀간 유명인사들의 사인과 상패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곳은 베이징 관광국에서 지정한 별 다섯 개짜리 레스토랑이더군요.
 

10분 정도 기다린 끝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기대에 부풀어 메뉴판을 보는데요. 너~무 길어서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더군요. 멋진 사진과 함께 음식의 역사와 얽힌 이야기들을 실어놨는데, 배가 고파서 다 스킵하고 본론으로...
 
베이징 덕 한 마리는 198위안(약 3만 5천 원)정도 합니다. 여기에 야채와 소스가 8원(약 천오백 원). 반 마리(99위안)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오리 한 마리는 보통 3~4인이 요리 한두 개와 먹기에 적당한 양이라 혼자였던 저는 반 마리만 주문했습니다. 

주문한 맥주를 한잔하며 잠시 기다렸더니 요리사가 직접 베이징 덕을 가지고 나와 테이블 옆에서 썰어줍니다.

먼저 반 마리임을 보여주고, 얇게 포를 뜨기 시작하는데 리듬감 있는 손놀림이 예술이더군요. 잠시 감상하시죠~

[동영상] 
 섬섬세한 칼질 끝에 나온 베이징 덕 반 마리. 바삭한 껍질과 살코기를 부위별로 다르게 칼질하여 골고루 맛볼 수 있게 배려했습니다.

다리와 머리는 다른 접시에 주는데요. 저는 반 마리를 주문한 덕에 머리 반쪽(ㅠㅠ)과 다리 한쪽이 올라왔습니다. 요리사께서 토막 난 머리 위에 다른 살을 조금 떼어 살짝 가려주셨는데요. 이 살이 가장 맛있는 부위라고 하니 안 먹을 수도 없고... 좀 난감한 상황. 

잘 차려진 한 상~! 밀전병과 따로 주문한 야채. 맥주 한 잔도 빠질 수 없겠죠. 야채 접시에는 오이와 절인 무,
 파, 생강, 갈릭버터, 소금, 첨면장 등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제 고기와 대파와 오이 등을 밀전병에 올리고 첨면장을 발라 돌돌 말아 먹으면 되는 거죠~ 바삭하게 부서지는 오리 껍질과 담백한 살코기의 조화, 아삭하게 씹히는 오이와 무우, 밀전병의 쫄깃함이 어우러진 맛은 그간 제가 한국에에서 먹던 베이징 덕과는 전혀 다른 맛이었습니다. 원래 이런 음식이었다니~!!

하지만... 기름을 쪽 뺐다는 따동 카오야의 베이징덕도 먹다 보니 느끼한 건 어쩔 수 없더군요. 요리를 어느 정도 먹어갈  즈음에는 탕을 한 그릇 주는데요. 오리뼈를 고아 만든 뽀얀 사골 국물이 속을 확 풀어줍니다.

후식으로 나오는 과일. 비주얼에 많이 신경 쓴 느낌이죠? 시원하니 맛도 좋았습니다.

실내 분위기는 여느 중국 식당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고급스럽고 조용합니다. 밤늦은 시각이어서 빈 테이블이 보이는데 평소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군요. 여기는 중국 전통 인테리어로 꾸민 본점인데요, 분점은 전혀 다른 분위기로 더 럭셔리하고 현대적이라고 합니다. 다음에는 분점에 한번 가봐야겠어요.

베이징을 대표하는 요리 베이징 덕. 중국 물가에 비하면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역시 유명세 만큼이나 맛도 좋았습니다. 따동 카오야는 북경에도 세 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북경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꼭 한 번 들러 맛보시기를 강추합니다. 베이징에서 맛보는 베이징 카오야~!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꺼에요. ^^ 

[Tip]
大董烤鸭 따동카오야 - 오전 11시~오후 10시 (연중무휴)

■ 金宝汇点 (찐바오후이디엔)
东城区 金宝汇街 88号 金宝汇购物中心 5层
(
동청취 찐바오후이지에 88하오 찐바오후이고우종신 5청)
Tel. 010-8522-1111,  010-8522-1234

■ 团结湖店 (투안지에후디엔)
朝阳区 团结湖北口 3号楼 (长虹桥东南顺)
챠오양취 투안지에후베이코우 3하오루 (창홍챠오동난순)
Tel. 010-6582-2892,  010-6582-4003 

■南新仓点 (난신창디엔)
东城区 东四十条 22号 南新仓商务大夏
동청취 동쓰스탸오 22하오 난신창샹우따샤

Tel. 010-5169-0328,  010-5169-0329
* 분위기가 가장 좋은 곳. 지하철 2호선 동쓰스탸오东四十条역에서 하차 도보 1분




[B컷]

청도맥주 Draft. 알콜 도수가 2.5%라 전혀취하지 않는다.

남겨 온 카오야. 밀전병과 고기가 함께 들어있는데, 아까운 마음에 호텔까지 싸들고 왔다가 결국 버렸다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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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0 / Comments 10

  • Favicon of http://krlai.com 시앙라이 2010.12.28 08:19 신고

    오우~다빠오(포장)까지 하는 센스..근데 여행중에는 먹기 힘들죠~
    정말 맛나게 보이는걸요 +.+ 즐거운 하루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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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데이 2010.12.29 18:31 신고

      베이징 여행에서 먹었던 음식중 가장 맛났던것 같아요. 베이징 카오야 먹으러 북경에 다시 가고싶을정도~. ㅎㅎ 바쁜 연말, 잘 보내고 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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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 2010.12.28 11:07 신고

    사진도 현실감 있고, 글맛도 차지고. 그린데이님 여행책 한번 꼭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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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데이 2010.12.29 18:35 신고

      ^^; 감사합니다. 내공을 쌓아서 한 번 도전해 볼까요? 재밌게 봐주시는 라이님 덕에 요즘 참 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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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시민 2010.12.28 14:32 신고

    ㅋㅋㅋㅋㅋㅋ
    결국 버렸다...^^

    제가 음식점에 대해 잘 모르긴 하는데...
    그나마 서울 안에 있던 몇몇 베이징 덕 집들이 다들 없어지거나 축소되어서...
    그나마 호텔 같은 곳 제외하고는 마오 청담동 지점에 가시면 먹을만한 베이징덕과 국물을 드실 수 있을꺼에요.
    전 서너달에 한번씩 베이징 덕 먹으로 꼭 그집엘 간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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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데이 2010.12.29 18:38 신고

      청담동 마오. 기억해야 겠어요.
      소시민님 은근 맛집 많이 아시는듯. 저 페북에 소개해 주신 닭강정집도 가보려고 벼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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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blog.hscity.net 화사함 2010.12.28 15:48 신고

    와우 노릇노릇 구워진게 아주 침샘을 자극하네요~!^^ 정말 고급식당의 느낌이 나는걸요~!! 가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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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데이 2010.12.29 18:43 신고

      여기는 본점인데요. 소개해드린 곳중 마지막 분점 인테리어가 정말 럭셔리 하더라구요. 설마 맛은 같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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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raycat.net Raycat 2010.12.28 21:24 신고

    아흐 완전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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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데이 2010.12.29 18:47 신고

      레이캣님은 야식도 많이 하시는데... 날씬함의 비결은 뭔가요? ㅎㅎ
      라스베이거스로 떠나실 날이 일주일 남짓 남았네요. 많이 보고 오셔서 소식 전해주세요. 잘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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