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에서 즐기는 원조 하카다 라멘, 이치란(一蘭)
- 센티멘탈 여행기/한중일 크루즈
- 2011. 9. 2. 13:13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음식엔 뭐가 있을까요? 명란 라멘인 카라시 멘타이코, 곱창 전골인 모츠나베, 포장마차 음식의 대명사 우동 등 일본에서도 후쿠오카에는 유독 유명한 음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후쿠오카라는 지명을 들었을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돈고츠 라멘인 '하카다 라멘'이죠. '후쿠오카 = 하카다'라는 이름을 따 지역을 대표하는 하카다 라멘은 삿포로의 미소 라멘, 도쿄의 쇼유 라멘과 함께 일본의 3대 라멘으로 손꼽힌다고 하는데요. 후쿠오카 여행중이라면 한번 먹어보지 않을 수 없겠죠?
하카다 라멘은 날이 어둑어둑 해질때쯤 나카스 지역 강가에 늘어선 포장마차 야타이에서 먹어야 제 맛이라고 하는데요. 안타깝게도 저녁에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둔 맛집을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이곳은 한때 우리나라 TV에 '혼자서도 갈 수 있는 라멘집', 일명 '독서실 라멘'으로 소개되어 이슈가 되었던 이치란(一蘭) 입니다. 어두침침한 조명에 도서관에나 있을법한 칸막이 책상, 책상 위에 표시된 번호, 조용한 실내 분위기, 가방을 멘 학생의 집중하는 모습까지 언뜻 보면 진짜 독서실 같은 분위긴데요. 자세히 보면 다들 라멘 한 그릇씩을 앞에 두고 면학(勉麵)이 아닌 면면(勉麵)에 전념하는 모습입니다.
이치란에서는 음식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는 방식이 조금 독특합니다. 먼저 식권 자판기에서 라멘 식권을 삽니다. 종류는 돈고츠 라멘 하나고요. 삶은계란이나 차슈 등의 고명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라멘만 시켜도 기본적으로 차슈와 파가 조금씩 얹어 나오니 보통은 라멘(왼쪽 사진 첫번째 버튼) 식권만 사도 됩니다. 다음엔 빈자리를 찾아야 하는데요. 현황판을 보고 불이 들어와 있는 공석(空)을 확인한 후 가게에 들어가야 합니다.
분위기 참 묘하죠. 사방이 막힌 독서실에 놓인 라멘이라니... 고독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일본인 뿐 아니라 일본을 여행하고 온 한국인들이 강력히 추천하는 이치란의 라멘. 후쿠오카를 찾는 여행자라면 더더욱 꼭 맛봐야 할 지역의 명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쿠오카에는 하카다역 앞 센터빌딩 지하, 캐널시티 지하, 텐진 등 여러곳에 지점이 있으니 여행중 가벼운 점심식사로 한끼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제가 다녀온 곳은 하카다 역 앞에 있는 센터빌딩 점이었는데요. 자세한 지점 위치는 홈페이지 참조하시는 것이 정확할듯 합니다. ^^ http://www.ichiran.co.jp/pc/hp/tenpo/tenpo1.html
[여행 Tip] 이치란 (하카다역 센터빌딩점)
· 위치: 하카다역 건너편 센터빌딩 (후쿠오카 은행 있는 건물) 지하 2층
· 주소: 〒812-0011 福岡市博多区博多駅前2-2-1, 福岡センタービルB2F
· 전화번호: 092-473-0810
· 주소: 〒812-0011 福岡市博多区博多駅前2-2-1, 福岡センタービルB2F
· 전화번호: 092-473-0810
[B컷]
#1. 잠든 아이
하카다 역 앞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 더위에 지쳐 잠든 아이. 서서 졸고 있는 걸 안았더니 바로 깊이 잠들어 버렸다.
아빠는 이렇게 한 팔로 아이를 안고 독서실 같은 이치란에 앉아서 라면을 먹었다지...
#2. 추억 속 독서실
사방이 네모난 칸막이로 막힌, 오직 열공을 위한 공간 독서실...
그런데 독서실에서 공부만 했던 사람이 있을까?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심야 라디오 프로에 사연도 쓰고, 심지어는 엎드려 잠을 자도 누구 하나 뭐라 하는 이 없는 해방의 공간. 어두침침한 독서실에서 잠깐씩 자는 쪽잠은 어찌나 달콤했던지... 홀로 외로이 고독한 라멘을 씹으며 오랜만에 학창시절 향수에 젖어본다. (남편은 옆칸에서 자는 아이를 안고 있는데 말이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