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빵집을 찾아서, 홍대 앞 브레드공오 (Bread 05)

이 동네로 이사온 후 생긴 습관 하나. 아침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올때면 어느어느 카페가 일찍 문을 여는지, 카페 주인들은 무엇을 하는지 훔쳐보는 버릇이 생겼다. 운전중이라 빠르게 눈으로 훑을 수 밖에 없지만 부지런히 청소를 하고, 행주를 빨아 햇빛에 말리고, 아무도 없는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그날의 첫 커피를 마시는 그들의 모습은 내 나름의 좋은 카페와 나쁜(?) 카페를 구분짓는 기준이 되고 있다. 점심무렵이 되어야 비로서 잠에서 깨어나는 홍대 앞에서 아침 일찍 문 여는 카페를 찾기란 쉽지는 않지만...

맛있는 빵집, 브레드공오 (Bread 05)

내가 이 동네로 이사올 무렵, 아이의 어린이 집 건너편에는 8시에 문을 여는 작은 빵집이 하나 생겼다. 빵집이지만 커피도 꽤 맛있다. 부지런한 가게가 맛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집. 알고보니 여의도에서 12년 동안 '브랑제리 르와르'를 운영하던 오너셰프가 새로 오픈한 가게란다. 바게트나 치아바타, 포카치아 같은 담백한 빵을 주로 파는데, 언젠가부터 블로거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더니 이젠 오후에 가면 원하는 빵을 맛보지 못할 정도로 인기 있는 빵집이 되었다.

쌀쌀한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하던 어제 아침, 역시나 아이를 데려다주고 돌아가는 길에 따끈한 카페라떼 한 잔이 생각나 Bread 05를 찾았다. 이제 막 빵이 나오고 있는 중인지 기분좋은 고소함이 풍기는 내부.


오너셰프답게 주방이 넓다. 벽돌로 만든 오븐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아늑한 공간에는 작지만 갓 나온 빵을 맛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요즘 홍대 앞에선 이스트가 아니라 요구르트나 쌀 등 천연 효모를 장시간 발효시킨 천연발효 빵이 대세다. Bread 05 말고도 October, Kyo, 폴앤폴리나 등이 천연발효 빵으로 유명해진 빵집인데, 빵에 사용한 효모의 재료에 따라 향과 맛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내가 드라이 이스트로 대충 구워낸 빵과는 차원이 다른 풍미~


막걸리를 닷새 숙성시켜 만든 효모로 구운 '츠노'. 씹을 수록 맛이 나는 이 짭짤하고 고소한 빵은 자연스럽게 커피를 부른다.


역시 막걸리 주종으로 만든 앙금빵은 아기 엉덩이처럼 통통한 빵 속에 부드러운 팥소가 듬뿍 들어있다. 맛있지만 아쉬운 크기.


아무도 없는 조용한 매장에서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사진을 찍어봤다. 사실 이 집에서 제일 유명한 빵은 치즈 프랑스와 앙버터(앙금+버터)인데, 아침이라 진열된 빵은 이정도.


큰 빵은 조각으로 나눠 팔기도 한다.


치즈 향이 좋은 갓 나온 고르곤졸라도 한 조각 주문하고


아침을 대신할 몇 가지 빵을 사서 집으로~


Bread 05는 런치 스시 세트로 유명한 스시 시로(스시 Shi-ro)와 서로 이웃이다.


그 새를 참지 못하고 차에 시동을 걸며 따끈한 라떼 한 모금~ 입가에 묻어나는 고운 우유 거품이 딱 내 스타일이다. 올 가을은 매일 아침 Bread 05로 출근하지 싶다.


풍성한 아침 식탁. 이런 멋진 빵집이 동네 빵집이라 행복하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고르곤졸라. 부드럽게 찢어지는 속살과 바삭한 껍질의 조화가 좋다.


매대에 와우 북 페스티벌 홍보자료가 있길래 집어왔다. 이제 얼마 안남았구나...


[Tip] 브래드공오 (Bread 05)

·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8-25 지하 1층 왼쪽
· 전화번호: 070-7656-9905
· 영업시간: 08:00~22:00 (월요일 휴무)

· 주 메뉴: 아메리카노 3,500원(Take-out 1,900원), 카페라떼 4,000원 (2,500원)
                앙버터 3,500원, 치즈프랑스 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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