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쯤, 아이와 스페인] 미드 24시를 방불케 한, 멘붕의 귀국

26박 28일간의 스페인 여행을 마치고, 가족과 함께 무사귀환 했습니다. 

요즘 하루하루 안정된 일상과 집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


여행 후 첫 포스팅은 언제나처럼 일정 전반에 대한 스케치 포스팅을 해볼까 하다가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있었던 마지막 날의 이야기를 먼저 해보려고 합니다. 


아... 다시 생각해도 아찔하네요. ㅠㅠ

방금 브라질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이 5:1로 네덜란드에 진 것도 황당하지만, 이건 그보다 더한 멘붕이었다고 감히 자신(?)합니다...



6월 11일 새벽 2시, 짐을 꾸리기까지...

▲ 지난 포스팅 끝에 올린 사진. 이때까지만 해도 12시간 후 닥칠 시련을 알지 못했다.

새벽 두 시, 바르셀로나. 부부가 나란히 앉아 수수께끼를 풀고 있다.

Q. 28인치 커리어 둘, 카시트와 잡동사니 든 TV박스 하나, 배낭 둘, 더플백 하나, 유모차,
    여기에 천방지축 아이 둘과 면세품 봉투가 추가될 예정이다.
    자! 어떻게 집에 가야 할 것인가?


사실 짐을 싸는 것부터가 시련의 시작이었다. 카시트 때문이었다. 살 때부터 박스가 없었던 카시트를 포장하기 위해 종일 까르푸 등 주변의 대형 마트를 전전했다. 하지만 박스를 구할 수 없었다. 박스와 노끈, 가위와 심지어 테이프까지 친절하게 비치해 놓은 우리네 대형 마트들이 어찌나 그립던지... 빈 박스를 거둬가는 직원을 따라가 부탁해 봤으나 '박스가 있지만, 줄 수 없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전부 압축기로 눌러버리는 모양새가 폐지 처리를 하는 것 같았다. 이때부터 우리의 '박스 일병 구하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잠시... 스페인에서 왜 카시트를 샀느냐고 의문을 품는 분들을 위해 부연 설명을 하자면, 우리 아이들은 만 5세, 2세로 차를 탈 때는 모두 카시트에 앉아야만 하는 나이다. 카시트는 스페인에서도 렌터카 옵션으로 빌릴 수 있지만, 하루에 만 원 이상이 부과되니 10일 이상 장기 대여 할 경우에는 현지에서 10만 원 이하의 것으로 사는 것이 낫다. 우리는 큰 아이 것은 한국에서 가져가고, 둘째 것은 어차피 부스터 시트로 갈아탈 때가 되어서 이번에 사서 쓰고 가져올 생각이었다.)


우선, 가능한 방법을 생각해 봤다.


1. '공항 유료 포장대'를 떠올렸다. 일단 공항까지 가는 게 문제다. 

2. '우체국이나 DHL' 같은 곳의 택배 포장 박스는? 우체국이나 DHL부터 찾아야 한다. 이미 오후라 문을 열었다는 보장이 없다.
3. 재활용 쓰레기통. 노숙자처럼 뒤져야 한다...;
4. 카시트를 버리고 온다. 


나름 여러 가지 안을 내봤으나, 결과적으로는 3안이 채택(?) 됐다. 

다행히 천운으로 스티브가 멀지 않은 곳에, 쓰레기통에 들어가지 않을 크기라 밖에 놓아둔 TV박스 하나를 찾아냈다.
박스에는 스티로폼 등 구성품도 빠짐없이 들어 있어서 셰리주 등을 포장할 때도 요긴하게 쓸 수 있었다. 


다음은 박스 테이프 구하기. 간단히 주변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에 가면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 데도 없었다. 리쿼샵이나 타바코 샵처럼 문구만 따로 파는 상점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갔던 데만 없었던 건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다녀본 서너 개의 마트에는 모두 없었다. 결국, 만약을 대비해 물건을 감아 묶어 둘 투명 랩을 하나 사고, 아이들의 스티커 책까지 총동원해 박스를 포장했다. 


여기까지가 6월 11일 새벽 2시 상황.



10:30 (발권마감 4시간 30분 전), 응답하라! 콜택시!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 아이들을 씻기고, 옷을 입히고, 입맛 까다로운 아이들을 위해 주먹밥을 싸고, 숙소를 나섰다. 우리가 묵었던 아파트는 바르셀로나의 오래된 건물 3층으로 숙소 자체는 리모델링 해서 깨끗하고 현대적이지만, 시설은 옛것 그대로였다.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있었지만, 마치 방문을 열듯 손잡이를 당겨 직접 문을 열고 타야 했던 엘리베이터였다. 게다가 초경량 유모차를 한 대 실으면 어른이 탈 공간이 없을 정도로 아주아주 작았다.  



좁은 엘리베이터 타는 것을 놀이로 생각하는 두 아이를 달래며 네 번의 오르내림 끝에 짐을 모두 1층으로 내릴 수 있었다. 



한바탕 땀을 뺀 후, 아침을 먹으러 아파트 앞 카페로 갔다. 
지극히 평범한 스페인의 아침 식탁이지만 이제는 평범하지 않을 일상을 추억하며... 마지막 카페 콘 레체와 토스타다 등을 만끽했다. 

아마 이때가 하루 중 유일하게 긴장을 풀었던 1시간이었던 듯. ㅎㅎ



숙소 앞은 이런 풍경. 평화롭지만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곳이다. 

스티브는 카페에서 택시를 부르겠다며 전날 미리 알아 둔 바르셀로나 콜택시 회사로 전화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수화기 너머로는 뜻 모를 스페인어 자동 응답만이 들려온 후 자동으로 전화가 끊겼다.

'뭐지? 이 회사 오늘 쉬는 날인가?' 다시 전화를 걸어봐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마침, 숙소 관리인인 까를로스가 우리 앞을 지나갔다.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가까운 곳에 택시가 많이 다니는 큰 길이 있다'며 친절하게 방향을 알려줬다.



12:00 (3시간 전), 택시를 찾아서



그래서 우리는 택시를 찾아 걸었다. 나는 TV박스를 실은 유모차를 밀고, 스티브는 커리어 두 개와 아빠를 돕겠다는(?) 아이들까지 제어하며 한 정거장 정도를 걸었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걷는 내내 택시를 단 한 대도 보지 못했다. 택시가 많이 다닌다는 사거리 큰길에서 20분 정도 기다렸는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때 폭죽 소리, 나팔소리가 들려왔다. 스티브는 '축제가 열려서 도로가 통제된 것 아닐까? 택시가 이 길로 못 들어 오는 것 같아'라며 두 정거장 정도 더 떨어진 산츠(Sants)역까지 가보자고 했다. 


귀국 비행기는 오후 3시 45분에 바르셀로나 공항 1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카타르 항공이었다. 카운터 마감은 3시. 두 시간 전인 1시 반까지 가서 대기하는 것이 보통 스케줄이다. 산츠역에서 공항까지는 택시로 30분 남짓 걸린다. 이때 시각이 12시 30분 즈음.



산츠역은 바르셀로나의 서울역 같은 곳이다. 각 지역으로 가는 철도뿐 아니라 공항철도도 다닌다. 우리는 짐이 많고 아이도 있어 택시를 탈 예정이었지만, 만약의 경우 기차로도 공항에 갈 수도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시간이 있었기에 짐은 무거웠지만 가는 길에 사려고 했던 신발을 파는 곳이 있어 잠깐 들러보기도 했다.



역시나... 산츠역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수많은 택시. 어찌나 반갑던지 걸음이 빨라졌다.

우리 짐을 모두 실을 수 있는 대형 밴도 여럿 보였다.



그런데... 플랫폼에 서서 한참을 기다려도 택시가 오지 않았다. 가만 보니 택시 안에 택시기사들이 없다. 나란히 줄 맞춰 세워진 택시들은 모두 주차중인 건가? 믿기지 않는 풍경에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스티브와 눈을 마주쳤다. '혹시.. 파업???' 진짜 파업인 걸까? 스티브는 급히 역으로 뛰어들어가 정문 쪽 상황을 살폈다. 역시 움직이는 택시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묻고 싶었으나 멘붕에 빠진 여행자들이 모두 데스크로 몰려들어 이미 긴 줄을 만들었다. 시간은 벌써 1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더는 여유가 없었다. 빨리 공항에 가야 했다. 마지막 수단으로 생각해 둔 공항철도가 가까이 있으니, 그나마 얼마나 다행이었던가~! 


천진한 아이들, 산츠역 택시 승강장에서 풍선을 불며.



13:00 (발권마감 2시간 전), 엉뚱한 기차를 타다



급했다. 부칠 짐은 많았고, 항공권은 리컨펌을 안 해둔 상태였다. 다행히 플랫폼에 들어서는 순간 공항철도가 도착했다. 나는 두 아이와 유모차를 올리고, 스티브는 80kg이 넘는 짐들을 들어 올렸다. 쩔쩔매는 우리를 본 사람들이 도와준 덕에 무사히 기차를 탔다.



안도의 한숨... 정신을 차린 나는 운동화를 벗고 새로 장만한 시원한 샌들로 갈아 신었다.


평화로워 보이는 사진 속 풍경, 그러나 자세히 차창 밖 풍경을 보면 열차는 이미 도심이 아닌 외곽을 달리고 있다.


아이들은 평화롭게 간식을 먹고, 스티브 역시 한 숨 돌리는 분위기...

꼼꼼한 스티브는 구글맵으로 현재 위치를 확인하며 어디에서 내려야 할 지를 파악했다. 네 정거장 만에 도착한다는 공항역인데, 우리는 급행을 탄 것 같다며 벌써 공항 근처라고, 예상보다 일찍 도착할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그런데... 이게 대체 몇 번째 '그런데'인가.

지도에서 좌회전해야 할 열차가 계속 직진으로 달리고 있었다. 예상 궤도를 벗어나 해안으로 달리는 기차.


당황한 스티브는 건너편 자리의 남자에게 물었다.
"이 기차가 공항으로 가는 거 맞나요?"

"아니오."
"공항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다음 역에서 내려 이 기차를 탄 산츠역으로 돌아가서 다시 공항 철도를 타세요"

"......"


머리를 감싸 쥐고 멘붕에 빠진 스티브. 

"다음 역까지는 얼마나 걸릴까요?"
"한 시간 10분이요."


... 다음 역은 '타라고나'였다.

지중해의 발코니라도 불리는 아름다운 타라고나. 바르셀로나 근교에 있어 현지인이나 관광객들이 당일치기 여행으로 다녀오는 곳.

거리는 84Km, 서울에서 천안까지 정도 거리. 우리가 탄 열차는 급행으로 중간 기착은 하지 않았다.


스티브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나도 머릿속이 멍해지며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갑자기 긴장했는지 손이 덜덜 떨리며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사춘기 아이들이 긴장될 때 가끔 '토할 것 같다'고 표현하던데, 정말 그랬다. 토할 것 같았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 1시간 10분 후면 2시 10분. 다시 산츠역으로 돌아가면 3시가 넘어버린다. 발권 카운터 마감 시간까지 가기는 이미 글렀다.


이때부터 사진이 없다.
흐르는 시간이 야속했지만, 도착지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도착해서도 희망이 없다는 사실이 견디기 힘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창밖으로 한없이 푸른 지중해 바다와 유유자적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 순간에도 아이들은 내게 풍선을 불어달라거나 마이쭈를 달라는 등 요구사항이 끊이지 않았다.

현실이라 믿을 수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뒷자리에서 줄곧 노트북을 보고 있던 한 중년 여인이 스티브를 불렀다.

"몇 시 비행기에요? 몇 시까지 공항에 가면 되나요?"

"늦어도 3시까지는 공항 카운터에 가야하는데... 방법이 있을까요? 혹시 타라고나 역에는 택시가 있을까요? 오늘 택시 파업인 것 같던데, 맞나요?"

폭풍 질문을 쏟아내는 그에게 그녀는 택시가 파업 중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그러나 만약 택시 파업이 아니라면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타라고나에서 택시를 타면 아마 1시간 정도면 공항에 도착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각선 뒤에 있던 연인들도 상황을 보고 있었는지, 각종 앱과 구글맵으로 정보를 검색해 '이 기차는 타라고나행 직행 열차이지만, 종착역 10분 쯤 전에 한번 서는 곳이 있고, 현재는 조금 더 빨리 가고 있다'며, '제시간에 공항에 가는 것이 가능할 것 같다'고 용기를 북돋아 줬다. 실시간으로 앱을 체크하며 '거의 다 왔으니 준비해라.' '문 앞에서 짐을 내려주겠다. 너희는 내려서 받기만 해라'라고 하는 등 정말 한마음으로 도왔다.


내리기 직전에 노트북 여인이 물었다.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느냐며. 아니라면 쪽지를 하나 써줄 테니 택시기사에게 보여주라고 했다. 나는 스페인어를 전혀 모르지만, 쪽지에는 터미널 1, 3시까지... 빨리...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기차에서 내렸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마지막 짐을 내리며 연인들이 소리친 말은 아직도 귓가에 선사다.

"Good Luck to You~!"



14:00 (발권마감 1시간 전), 84km를 35분 만에 주파하다


스페인 의인들의 도움을 받아 우리는 2시 조금 전에 작은 기차역에 내릴 수 있었다.

혹시 이곳 택시도 파업 중이라면...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되었지만, 일단 최선을 다해보기로 했다.


역을 빠져나오니 마치 기다렸다는 듯 단 한 대의 택시가 서 있었다. 그것도 내가 본 중 가장 큰 택시가... ㅠㅠ

택시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이토록 누군가가 반갑기는 처음이었다.

기사와 눈을 마주친 우리는 급하게 짐부터 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행선지도 말하지 않고 다짜고짜 짐을 실었던 것 같다.

아이 둘과 엄청나게 큰 짐들을 실어 대는 말도 안 통하는 동양 애들이 황당했을 법도 한데, 연륜있는 할아버지 기사는 묵묵히 짐을 싣고는 운전석에 앉아 물었다.


"에어포트?"

그제야 스티브는 주머니에 넣어둔 쪽지를 기사에게 보여줬다.

기사는 미소를 씌며 시계를 가리켰다. "2:45, 슈마허, 오케이?"


그리고... 밟기 시작했다. 120, 130, 140, 추월할 때는 시속 150km 가까이도 속도를 냈다.

터프한 스페인 도로에 이미 익숙해진 우리지만, 평균 140으로 달리는 차에서는 이래저래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기사는 가끔씩 우리를 쳐다보며 어깨를 툭툭 치고는, '걱정하지 말라'는 눈빛을 보내곤 했다.



14:45 (발권마감 15분 전), You're Safe. Don't Worry.



2시 35분. 택시에서 내린 시각이다. 84km의 거리를 35분 만에 주파한 것이다. 기사가 보여준 거리당 요금은 105유로였지만, 스티브는 가진 돈을 모두 털어 120유로를 드렸다. 비상금으로 남겨둔 것이 그것뿐이라, 더 드리지 못한 것이 죄송할 뿐이었다.


그렇게... 공항의 항공사 카운터에 도착한 시각은 2시 45분.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었는지 수속을 마치자마자 마감이 되고, 다음 비행기 수속이 시작됐다. 헐레벌떡 카운터에 도착한 우리를 보고 직원이 한 첫 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You're Safe. Don't Worry!"



탑승.



그리고 환승 (도하 공항).



환승 게이트에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3시간. 바르셀로나에서 못한 면세품 쇼핑과 으리으리하다는 도하공항 산책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스티브는 종일 너무 고생했더니 옷에서 땀 냄새가 나는 것 같다며 낙타가 그려진 티셔츠를 하나 사 입을까 우스갯소리를 했다. 유모차를 카트처럼 뽑아 쓸 수 있는 화려한 도하공항에서 아이들과 함께 인형 구경을 가려던 중,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든 내가 스티브에게 제안했다. "게이트 어딘지 한번 확인 하고 가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게이트는 생각보다 멀었다. 1km는 족히 걸었던 것 같다. 반가운 Seoul이라는 단어. 정말 집으로 가나보다.


어... 그런데 왜 지금 'Boarding'이지???



시차를 잊고 있었다. 시차. 벌써 탑승이 시작됐다....;

10분 정도의 여유는 있는 것 같아 한 달 전에 도하 공항에서 아이들에게 약속했던 '낙타 인형'을 사주기 위해 스티브는 뛰고, 또 뛰었다. 



6시간의 비행+ 3시간 대기 + 다시 9시간의 비행 = 총 18시간의 시간여행 끝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아... 드디어 집에 왔구나....



리무진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짐 가방을 보니 'Heavy'태그가 붙어 있다. 'Fragile(깨지기 쉬워요)' 태그는 봤어도, 무겁다는 표시는 내 짧지 않은 여행 역사상 처음이다.


스티브는 이런 걸 두 개나 들고, 거기에 다른 짐까지 얹어 먼 길을 걷고, 기차와 택시를 타고 내린 거구나...

무탈하게 올 수 있었던 것이 정말 기적 같았던 집으로 오는 길....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아직 가슴이 두근거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함이 더 많은 순간순간이었다.


스티브와 도움을 주신 많은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받은 만큼 베풀며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덧) 이날 우리가 겪은 택시 파업에 대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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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유럽 도시들, 택시 시위와 철도 파업으로 큰 불편(종합)/ 연합뉴스
스페인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뿐 아니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도시 택시가 파업 중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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