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사르르 녹는 궁극의 스시, 츠키지 스시센(후쿠오카 총본점)

2011.08.25 15:57 / 센티멘탈 여행기/한중일 크루즈

후쿠오카 여행을 계획하면서는 벼르던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일본 냄새 폴폴 나는 스시 전문점 다이에 앉아 도마 위에 올려주는 갓 만든 초밥을 맛보는 것이죠. 회전 초밥집 보다는 조금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일본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들처럼 맥주도 한 잔 곁들이며 초밥의 참맛을 음미하고 싶었습니다.

가이드북을 뒤져 찾아낸 곳은 바로 '츠키지 스시센 후쿠오카 총본점'. 책에는 이렇게 쓰여있네요.

제대로 된 초밥을 먹어보고 싶다면 3,000엔 정도의 예산으로 도전해 볼 수 있다
- 여행박사 북큐슈 (엘까마노)

하지만 저희는 아이와 함께한 가족. 요리사는 스시다이로 향하는 저희에게 룸을 권해주시더군요. ㅠㅠ 마침 오래 걸어 심통이 난 아이는 앞장서서 방으로 향합니다. 다행히 방에 들어서니 은은한 조명이 비추는 아늑한 일본식 좌식 테이블이 마음에 듭니다.
 
정갈한 테이블 세팅.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종업원이 런치 메뉴를 권합니다. 츠키지 스시센에서는 오전 11시 부터 오후 2시 까지 런치세트메뉴를 할인된 가격에 맛볼 수 있습니다. 초밥 8개와 마끼, 샐러드, 자왕무시, 미소시루 그리고 녹차가 함께 나오는 런치 오마카세(추천메뉴) 세트가 1,280엔(약 18,000원). 초밥 세트치곤 부담 없는 가격이죠. 저희는 기본 스시 세트와 성게, 연어 알이 들어간 세트, 그리고 아이를 위해 해산물 튀김을 하나 주문했습니다.  

물론 시원한 생맥주도 빼놓을 수 없죠. 더위에 후끈 달아오른 일본 열도를 걷다 보니 맥주 생각이 어찌나 간절하던지, 다른 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벌컥벌컥 들이킵니다.

잔 멸치가 들어간 소이 소스 샐러드는 짭조름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독특합니다. 함께 나온 녹차는 분말로 만든 말차인데요. 냉차로 만들었는데도 어찌나 향기로운지 찻집에서 맛본 녹차보다 훨씬 좋습니다.  

세트메뉴에 포함되는 미소시루와 자왕무시.

게살과 버섯, 은행, 밤 등이 골고루 들어간 계란찜인 자왕무시는 한입 뜨는 순간 탄성이 나올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감칠맛은 또 어떻고요. 그간 제가 알고 있던 자왕무시에 대한 배신감이 밀려오더군요.

자~ 이제 본 게임으로 들어가 볼까요? 이꾸라(연어알)와 우니(성게)가 추가된 런치 세트입니다. 기본 세트에는 알 종류가 빠지고, 새우와 새조개가 들어갑니다. 운 좋게도 저희가 방문한 날부터 츠키지 스시센에서는 '주문하는 모든 초밥의 사이즈를 UP~!'해주는 특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덕분에 일반 초밥의 1.5배 정도 되는 특별한 초밥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살포시 흘러내린 저 연어알의 주홍빛 투명한 자태, 그리고 듬뿍 말아 올린 탱글탱글 신선한 성게알~ 더 시간을 지체하는 건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곁들여 먹을 간장을 고릅니다. 두 가지 맛이 있는데요. 하나는 단맛, 다른 하나는 짠맛. 전 단맛으로 선택했습니다.

초밥의 풍미를 더하는 간장은 비린내를 제거하고, 생선 본래의 맛을 살리면서 살균작용도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간장은 밥이 아닌 생선 가장자리에 살짝 찍어야 한다는 것~ 아시죠?

또 초밥은 먹는 순서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맛이 엷은 것에서부터 진한 것, 익힌 것, 마끼 순으로 먹는 것이 이상적인데요. 지방이 적고 담백한 광어, 도미 등 흰살생선으로 시작해 참치, 전어, 고등어, 장어 등의 순서로 먹는 것이 좋고요. 한 종류의 초밥을 먹고 난 후에는 반드시 초 생강과 녹차로 입을 개운하게 한 다음 다른 종류를 드셔야 더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제대로 된 초밥이 나오는 것 같아 추가로 오도로, 참치 대뱃살을 시켜봤습니다. 오도로 스시는 1점에 598엔(큰 것은 627엔)으로 약 9천 원에 달하는 비싼 초밥인데요. 한국에서 먹으려면 더 비싼 값을 주고도 제대로 된 오도로를 먹기가 어려워 주문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낱개로 시킬 수 있는 초밥 메뉴 더보기 >>


두툼하게 덮인 오도로에 살살이 마블링 된 저 육감적인 지방층이 보이시나요? 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크리미하게 녹아내리는 식감이 황홀할 지경입니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는 표현인 것 같네요. 후쿠오카 여행은 츠키지 스시센에서 맛본 이 오도로 스시 한 점으로 기억될 것도 같습니다.  
 

아이를 위해 시킨 해물튀김. 보기엔 그저 야채튀김 같아 실망했는데, 잘라보니 게살과 새우살, 오징어, 생선이 듬뿍 들어 있습니다. 크기도 엄청나네요. 

튀김 옆에 눈송이처럼 뭉쳐놓은 무즙을 조금 떼서 튀김간장에 풀어 찍어 먹어봅니다. 갓 튀긴 싱싱한 해산물이 바삭바삭 고소해 맥주를 부릅니다. 세 가지 소금도 함께 나오는데, 찍어 먹는 종류에 따라 튀김의 맛도 달라지니 각각의 맛을 음미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결국 시켜버린 두 번째 맥주잔. ^^ 

어느새 도마는 바닥을 보이는군요.

런치세트가 이 정도인데, 다른 초밥은 얼마나 더 대단할까요. 한편에 진열된 사케병을 보니 저녁 시간에 느긋하게 앉아 술과 초밥을 즐기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원전사태 여파로 일본산 물고기는 먹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식재료는 특히 방사능 테스트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하고, 이곳은 일본인들도 즐겨찾는 스시집이니 지나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것 같습니다.

 

원래 츠키지 스시센은 도쿄의 유명한 어시장인 츠키지 시장에서 이름을 따온 대중적인 스시 체인점인데요. 제가 방문했던 후쿠오카 총 본점은 일본에서도 보기 드물게 생선의 선도가 좋고 초밥의 양도 만족스러운 곳이었습니다. 후쿠오카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이라면 중심가인 텐진에서 가까운 츠키지 스시센 후쿠오카 총 본점의 스시 런치세트를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시원한 생맥주 한 잔 곁들이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여행 Tip]
· 상호: 츠키지 스시센(후쿠오카 총본점) - 築地 すし鮮 福岡總本店, TSUKIJI SUSHI SEN
· 위치: 텐진역에서 나카스 방면으로 도보 5분, JASMAC(쟈스막) 슈코코지 지하 1층
· 주소: 福岡県福岡市中央区春吉3-11-19 ジャスマック酒肴小路 B1
· 전화: 092) 718-3611
· 영업시간: 연중무휴 24시간 영업, 점심메뉴 11시~1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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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컷]

아빠에게 계란찜 받아먹는 진아.

아쉬운 한 입. 얼른 애 낳고 맥주로드를 떠나야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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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0 / Comments 12

  • Favicon of http://costrama.com 코스트라마 2011.08.25 22:00 신고

    으허~ 정말 사르사르 녹을 것 같네요~^^ 냠냠 입맛을 다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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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1.08.26 13:56 신고

      같은 참칠텐데 한국에서 파는 오도로는 왜 저 맛이 안나는 걸까요ㅠ
      좀 더 좋은 식당을 찾아가야 했던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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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뷰 2011.08.26 10:20 신고

    후끈한 일본 열도의 더위를 한번에 날려버린 시원한 맥주와
    두틈하고 신선한 스시! 쵝오였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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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hotsuda.com 일레드 2011.08.28 07:23 신고

    ㅎㅎㅎ 남편분도 정말 맥주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같이 좀 참아 주는 건....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오동통 살이 올라 더 예뻐 보이는 진아도 초밥을 잘 먹나? 했었는데, 아직은 좀 그렇죠?
    저도 얼른 출산과 수유를 끝내고 오전에는 커피를 들이 붓고, 오후에는 맥주를 들이 부으리라!!!! 벼르고 있답니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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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1.08.29 08:37 신고

      ㅎㅎㅎ. 제 말이. 같이 좀 참아주면 좋을텐데 말이죠... ㅠ
      진아는 자왕무시와 계란초밥, 해물튀김을 잘 먹더라구요.
      미소시루에 초밥을 말아(?) 먹이는 방법도 나름 괜찮아요.ㅎ

      근데 애 낳고 수유까지 마치려면 1년 반은 기다려야 한다는거? 흑...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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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hellobeautifuldays.com 샘쟁이 2011.08.29 10:38 신고

    그린데이님 정말 고문이시겠어요! 좋아하는 맥주를 눈 앞에 두고도 마시질 못하시니;
    저흰 후쿠오카에선 선술집에 들러 꼬치요리를 먹었어요! 1시간 동안 무려 두군데의 술집을 다녀왔다는 ㅋㅋ
    다음번엔 스시센으로 달려갈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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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1.08.30 10:42 신고

      마셨습니다. 두번째 잔까지. ^^
      물론 모두 마시진 못했고요. 각 잔의 첫 모금을 시원하게 들이켰어요.
      민감하신 분들은 알콜은 아예 안된다고도 하시는데,
      주종 불문하고 안정기 부터는 각각의 전용잔 (소주잔, 맥주잔, 와인잔)으로 한잔 정도는 괜찮다고 들어서
      전 첫째때도 한달에 한두번은 맥주 300cc정도 마셨던것 같아요. (그땐 회식 핑계도 있었고.. ^^)

      샘쟁이님의 후쿠오카 선술집 이야기가 무척 기대됩니다. 얼른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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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rosinhav.tistory.com 로지나 2011.08.30 11:06 신고

    하악 .. 때깔 .. 잔인한 오도로의 저 때깔 .. !! '미스터 초밥왕'이란 만화보면 항상 그놈의 참치대뱃살이 .. 머릿속에 종도 울리고 태풍도 치게하고 황금도 떨어지게 만들던데 .. ㅠ_ㅠ 저 역시 일본에서 한 점에 무려 800엔이나 하는 참치대뱃살을 먹고 삼키는게 아까워 한참을 입에 물고 있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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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1.08.31 07:31 신고

      마블링의 극치를 보여주는 오오오도로라지요.
      살살 녹는 그 맛을 음미하려고 한참을 입에 물고 계셨던 로지나님의 심정, 200% 이해합니다.

      그런데 오도로도 아무데서나 시키면 안되는건지, 아님 제대로 해동이 안된걸 먹었던건지 저는 전에 몇번 실패한 경험이 있어요. (오도로는 상온에서 10분 정도 둬서 응고되었던 지방이 녹을때쯤 먹는게 맛나데요. 너무 오래 놔두면 지방층이 다 녹아 없어지니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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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youngminc.com 영민C 2011.09.01 15:46 신고

    오늘 점심에 갑자기 스시가 땡겼었는데... 아쉬움을 그린데이님의 포스팅으로 달래고 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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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그린 데이 2011.09.02 12:46 신고

      어제 뉴스에 보니 일본근해 바다 모래층에 방사능 오염도가 꽤 높아서
      성게 등 바닥에 붙어사는 어패류 섭취를 조심하라고 하던데...
      아쉬움이 달래지셨다면 다행이에요~ 요즘엔 눈으로 먹는것이 더 안전하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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