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렛츠락 페스티벌, 천막 뒤 관람후기
-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 2011. 9. 27. 15:03
지난 주말, 한강 변에서는 한바탕 신 나는 락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름 하여 '대한민국 라이브뮤직 렛츠락 페스티벌~!' (이하 '렛츠락') 렛츠락은 2007년 '도심 속 락 페스티벌'이라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매년 가을 올림픽공원, 용산 전쟁기념관 등 오픈된 공간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형 락 페스티벌이다.
올해는 난지한강시민공원 잔디마당에서 9/24~25(토,일) 양일간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열렸는데, 노브레인, 국카스텐, YB, 김창완밴드 등 국내에서 락 좀 한다는 밴드는 모두 나온 듯 라인업이 무척 화려했다. 참가 밴드도 무려 40여 개 팀.
맘 같아선 당장 2일권을 끊어 텐트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올해는 참고 넘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일요일 아침, 한강 변으로 자전거를 타러 갔다 온 스티브가 말한다. "좋은 자리 찾았어!"
손에는 라인업이 빼곡히 적힌 리플렛도 하나 들려 있었다. 타임테이블을 보니 오늘(9/25)의 하이라이트는 올레뮤직인디어워드가 시작하는 6시 부터인것 같았다. 해 질 무렵 출발해서 우리가 원하는 톡식, 국카스텐, 노브레인, 검정치마의 공연을 보고오면 어떻겠냐는 것. 어제 오늘 감기탓에 심상치 않은 컨디션이었지만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단.
강변북로에서부터 들려오던 낯익은 음악. 공연장에 가까이 갈수록 심장이 두근두근~ 이건... 국카스텐 오빠들의 '거울'이 아닌가!
라이브로 들으니 더욱 매력적인 가슴을 파고드는 목소리, 신들린 연주~ 역시 국카스텐~!
[동영상] 국카스텐 - '거울'
[동영상] 검정치마 - 좋아해줘
로지나님의 포스팅(나는 날씨 얘기 하나만으로 충분하고)으로 처음 알게 되어 유튜브로 이들의 곡을 모조리 찾아 듣고 곧 팬이 되어버린 '검정치마'. 밴드 이름만 듣고는 바로 김현철의 '까만색 치마를 입고'를 떠올렸던 나는 이미 중년? ㅠㅠ 어쨌든 검정치마라는 다소 촌발날리는 밴드명과 비주얼과는 달리 이들은 2004년에 뉴욕에서 3인조 펑크 록 밴드로 결정된 뉴요커들이다. 사춘기 소년 같은 미성숙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독특한 음악색이 있는, 1집 앨범만으로 이미 1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한, 상당수의 음반이 1천 장도 채 팔리지 않는 인디음악 시장 상황에서 대중적으로도 나름 성공한 밴드다.
휴일에 태어나서 '조휴일'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 보컬은 첫 곡을 부르다가 기타 줄을 끊어먹었지만, 그래서 대규모 락 페스티벌을 홍대 앞 공연장으로 만들어 놓았지만, 덕분에 듣게 된 애드립 '여름 안에서'도 나름 좋았다. 기타 줄을 갈고 나온 그의 연주가 왠지 불안하고, 목소리도 좀 묻히는것 같아 실망스러웠으나 분위기 때문인지 용서 가능한 수준. 다음에 소규모 공연장에서 한번 제대로 들어봐야겠다.
비록 천막들 사이로 보이는 공연장 풍경이었지만, 음향 빵빵하고 나름 화면도 보이는 자리였다. 락을 좋아하는 8개월 임산부에게 이보다 좋은 자리가 어딨을까.
늦은 시각까지 이어지던 남은 공연도 보고싶었지만, 점점 서늘해지는 밤공기에 서둘러 짐을 챙겨 돌아왔다는~ 다음 날 아침... 모녀는 심해진 감기 탓에 몸을 가누지 못했지만... 그래도 올해 렛츠락은 한 번 뿐인걸.
아침 일찍부터 자리 봐두고, 간식 챙겨서 함께 놀러가준 스티브님. 감사해요~ ^^ (이건 뭐 스티브님 헌정 포스팅인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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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그런데 선정 기준이 정말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