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퍼홀릭, 태국 마트를 털다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태국
- 2011. 6. 24. 08:03
여행의 빠질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는 시장 탐방입니다. 그 종류가 재래시장이건 대형마트건, 장소가 국내건 해외건 상관없습니다. 시장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이색적인 물건들을 보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보기도 하고, 현지인들인 집어드는 물건을 보며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는 위안을 얻기도 하지요.
매장의 구성은 그 지역의 관심사를 보여주죠. 총천연색의 열대 과일이 수북이 쌓여 있는 구어메 마켓의 입구에서는 제철 맞은 망고스틴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1kg에 49밧이니 한화로 약 2천 원쯤 하는 것 같네요. 망고스틴은 껍질 무게가 상당해 사실 1kg이라도 몇 개 담기지 않는답니다. 태국에서도 비싼 과일에 속하죠.
알감자같이 생긴 과일은 롱콩입니다. 손으로 얇은 껍질을 까면 하얀 속살이 나오는데, 맛은 리찌와 비슷합니다.
참고로 열대과일의 왕이라 불리는 두리안은 5~9월, 여왕인 망고스틴은 5~8월, 망고는 3월~6월, 리찌는 11~2월, 람부탄은 5월~10월이 제철이고요. 수박, 바나나, 파인애플, 파파야는 1년 내내 제철입니다. 과일 대부분이 우리의 여름휴가 시즌에 제철인 셈인데요. 우기라 한창 습하고 더울 때지만 맛있는 과일을 맛볼 수 있다면야 감수하고 떠날 만 하죠?
간식거리로 말린 과일도 인기가 좋습니다. 천국의 맛 지옥의 향기, 과일계의 삭힌 홍어(?)라는 별명을 가진 두리안~! 크리미한 식감과 달콤한 맛 때문에 과일의 왕이라 불리지만 냄새가 어찌나 심한지 심지어는 실내에 두리안을 가지고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가 붙은 호텔도 있을 정도입니다. 두리안 칩은 실제 두리안보다 냄새가 적고 두리안 고유의 맛은 살아 있어 선물용으로 좋습니다.
여기서 잠깐 상식! 두리안은 절대로 술 안주로 먹으면 안된다는 거~! 과일 중에서는 특이하게 지방이 많아 칼로리가 높은 두리안은 술과 함께 먹을 경우 상승작용을 해 몸에 열을 낼 수 있답니다. 심한 경우 병원 신세를 질 수 도 있는 무서운 궁합이라니 꼭 주의하시길~!
다양한 종류의 말린 과일들, 마침 제 닉네임인 '그린데이'표라 반가운 마음에 종류별로 사봤습니다. :)
예쁘게 소포장 된 계란도 하나쯤 사보고 싶었는데요. 설마 삶은 계란은 아니겠죠?
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이국적인 태국식 소스들. 사실 제가 마트에 들른 진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요즘은 한국에 수입되는 물건들이 다양해져서 웬만한 재료는 다 구할 수 있다지만 현지에서 사온 재료로 조리한 음식만큼 여행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또 있을까요?
뿌 빠퐁 커리(커리 크랩)에 꼭 들어가야 하는 코코넛 밀크와 팟타이(볶음 국수) 소스, 그리고 고추씨가 그대로 들어있는 칠리소스는 태국 여행 때마다 잊지 않고 사오는 재료입니다.
똠양꿍을 좋아한다면 인스턴트 똠양 페이스트도 잊지 말아야겠죠. MAE PRANOM BRAND는 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인데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다면 트레이드 마크인 단발머리 아줌마를 기억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물만 부어 끓이면 되는 똠양 페이스트도 있고요.
글로벌 브랜드에서 나오는 아러이(맛있는) 수프 시리즈에는 태국 음식점에 가면 꼭 있는 얇디얇은 스테인리스 수저가 하나씩 붙어 있어 탐이 나더군요.
마지막으로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죠. 호텔 냉장고에 칸칸이 쟁여놓고 먹기 위해 맥주도 종류별로 사 봅니다.
정신없이 쇼핑을 하고 나니 어느덧 쌓이는 건 영수증뿐...;
제대로 익은 망고스틴에 병째 마시는 맥주. 달콤한 그 맛을 잊을 수 있을까요? 호텔 침대 끝에 걸터앉아, 혹은 누워, 혼자 떠드는 TV를 바라보며 한껏 여유를 부려봅니다. 일상을 벗어나고자 멀리 떠나왔지만 어떻게 보면 여행도 생활의 한 부분입니다. 낯선 곳이지만 하루쯤 현지인인척 마트 쇼핑을 즐기고, 집에서 처럼 맥주 한잔을 즐기며 여행 생활자가 되어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겠죠. 여행자와 주민의 생활을 동시에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마트 쇼핑, 외국 여행을 하실땐 꼭 한번 체험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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