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4. 11. 30. 22:12
새벽부터 들려오는 닭 울음 소리에 눈을 떴다. 전날 늦게까지 잠들지 못해 깨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문틈으로 스며드는 햇살에 정신만 더 맑아졌다. 문을 활짝 열어젖히니 어느새 해가 중천. 고작 일곱시인데 말이다. 이날 내가 묵은 곳은 '서악서원'. 신라 학자인 설총과 삼국 통일의 중심인물인 김유신 장균 등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곳이다. '서원'이라는 곳은 원래 인재를 키우고 제사를 지내며 유교적 향촌 질서를 잡아나가는 일종의 사립학교같은 곳이다. 요즘은 내부시설 일부를 개조해 샤워시설과 현대식 화장실, 난방시설을 갖추고 일반인에게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하룻밤 묵어갈 수 있게 하고 있다. 두 세사람이 누우면 꽉 차는 좁은 방, 슬리퍼 대신 고무신, 화장실을 가려면 찬바람을 맞아야 하지만 하룻밤 자고나니 이곳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