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필리핀 섬 그린 데이 2012. 8. 10. 16:40
며칠 전 '너무 바빠서 이번 여름휴가는 가지 못할 것 같다'던 친구가 급하게 연락을 해왔다. 잠깐 짬을 내기는 했는데, 길게는 못 가고, 3~4일 정도 마사지나 받으며 푹 쉬다 올 수 없는 휴양지를 추천해 달라는 것이었다. 일정이 짧으니 멀리는 못가겠고... 오래 생각할 것 없이 서울에서 직항으로 4시간 거리에 있는 '세부'를 추천했다. 숙소는 세부시티에 있는 '래디슨 블루'호텔에 묵으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아이들과의 가족 여행이라면 샹그릴라 리조트 등 해변을 낀 고급 리조트가 좋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래도 프라이빗 비치가 있으면 숙박비가 좀 비싸기도 하고, 식사라도 한번 하러 시내로 나오려면 매번 택시로 2~30분이 걸리니 불편하기도 하다. 굳이 바닷가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마사지와 맛집이..
센티멘탈 여행기/필리핀 섬 그린 데이 2012. 7. 3. 07:30
보홀에 있을때는 내내 흐리다가 세부에 오니 점점 맑아지는 날씨. 급기야는 일정 마지막날에는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맑고 건조하며 때로는 시원하기까지 한 전형적인 건기의 날씨를 보여주는 오늘. Day 6. 세부에서 인천으로, 24/27 ℃, 대체로 맑음 암막커튼을 걷으니 어제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부두 풍경이 펼쳐진다. 일정 내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영을 한 진아는 여행 막바지가 되자 체력이 바닥났는지 아홉 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모처럼만에 늦잠을 잔 가족들과 함께 생각보다 괜찮았던 조식당에서 여유롭게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 시간까지 호텔 내 산책로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겉보기와는 달리 세부 래디슨 블루 호텔 뒷편으로는 제법 널따란 산책로가 있다. 비즈니스 호텔이지만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센티멘탈 여행기/필리핀 섬 그린 데이 2012. 7. 2. 13:23
나흘간의 휴식을 끝내고 보홀에서 세부로 돌아가는 날.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비치체어에 누워 수영하는 진아를 바라보다가 문득 아픈 둘째가 궁금해졌다. 식구들 몰래 객실로 들어가 한국으로 건 전화, 그런데 방금 병원에 다녀오셨다는 어머님의 목소리가 그닥 밝지 않다. 기관지가 나빠져 좀 오래 두고 봐야 할것 같다고... Day 5. 보홀에서 세부로, 26/32 ℃, 가끔 구름 한동안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문을 열고 남국의 푸른 풍경을, 내리쬐는 태양을, 여유로움을 마주할 수 없었다. 6개월도 안된 아픈 젖먹이를 떼놓고 나와 벌을 받는 것인가 싶기도 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문앞에 우두커니 서 있던 나를 깨운건 진아의 목소리였다. "엄마~ 진아 수영하는 것 좀 보세요~" 물을 좋아하지만 필리핀에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