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1. 10. 11. 12:09
여름이라는 말의 어원은 '열매'에서 왔다고 한다. 열매가 열린다는 뜻의 '열다'에 명사형 어미 '음'을 붙여 '열음'이 되었고, 다시 연음 현상으로 '여름'이 되었다고. 흔히 꽃이 피는 계절은 봄, 열매가 맺는 계절은 가을이라고 하지만 1년 중 가장 많은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계절은 여름이란다. 여름 꽃은 열매를 맺기 위해 짧은 동안 피지만 그 많고 적음으로 수확의 정도를 점쳐볼 수 있으니 아름다움과는 또 다른 기쁨이 있다. 내게 여름은 한해를 준비한 여행, '여름휴가'를 떠나는 계절이기에 '열매'의 계절이다. 여름 여행은 녹음이 우거진 경치, 각종 채소와 과일로 풍성한 식탁, 몇일씩 내리는 장맛비, 그리고 가족이 있기에 더욱 의미있다. 큰 맘 먹고 떠났던 남해 여행, 고기나 구워먹자며 자주 들렀던 난..
센티멘탈 여행기/한국 구석구석 그린 데이 2011. 10. 7. 16:02
녹슬 대로 녹슬어버린 로모 카메라를 더는 수리하지 않기로 결정한 지 몇 개월, (관련 글: '마지막 필름에 담긴 사진들 - 로모를 보내며...) 친구가 집으로 찾아왔다. "생일 선물로 주려고 했는데..." 주섬주섬 가방에서 로모를 꺼내 든 그녀. 어차피 자신은 자주 찍지도 않고, 내가 쓰면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카메라를 건넨다. 자주 찍지 않아도... 추억이 깃든 카메라인데... 대학 시절 부터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사진에 애정을 쏟던 그녀임을 알기에 마음 한구석이 더 짠하고 고맙다. 그렇게 다시 로모 카메라와 인연을 맺은게 벌써 1년. 치솟는 필름 값을 핑계로 1년 동안 찍은 필름은 아끼고 아껴 고작 3~4통뿐이지만, 디지털카메라가 흉내 내지 못하는 독특한 색감의 감성적인 사진들은 ..
센티멘탈 여행기/한 달쯤, 터키 그린 데이 2010. 6. 2. 07:30
DSLR 구입후에는 필름카메라에 손이 잘 가지 않지만 언제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가방 한켠에 습관처럼 로모와 필름 몇롤을 챙겨넣게 된다. 이번 터키 여행엔 로모 LC-A와 함께 만만한 (그러나 환율폭등으로 이젠 고가가 되어버린 ㅠㅠ)후지 리얼라, 특별한 날에만 쓰는 코닥 포트라 160 VC, 작년초 레이캣님의 블로그에서 처음보고 홀딱 반해버린 로모전용 필름을 챙겨갔다. 오래된 로모를 떠나기 직전에 수리한 탓에 미처 테스트도 해보지 못한 것이 문제였을까. 전처럼 몇롤이 모두 먹통으로 나올까 걱정되어 터키여행 내내 좀처럼 꺼내보지 못하다가 사프란볼루의 빛바랜 시골풍경을 보고는 왠지 마음이 동해 10년된 로모카메라에 새 로모필름을 끼워넣었다. 결과물은... 로모필름은 드라마틱한 오스만 전통가옥을 더욱 멋스럽..